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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에 쓰는 사모곡... "엄마 너무 보고 싶어요"

네덜란드 입양아 최경희(마스 타마라)씨, 친모 찾기 위해 22일 한국 방문

등록|2013.11.06 11:12 수정|2013.11.07 15:32

▲ 최경희씨의 출생사진 ⓒ 둥지


"하늘이 높고 단풍이 산을 수놓은 아름다운 계절 가을입니다. 가을에 태어난 저는 이번 가을에 28번째 생일을 맞습니다. 저는 그동안 저를 낳아주신 엄마 없이 27번의 생일을 맞았습니다. 지난 28년 동안 엄마는 저를 한 번쯤은 생각하셨을까요?"

지난 주 기자에게 전달된 메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친엄마를 찾아 네덜란드에서 28년 만에 모국 땅을 방문한다는 사연이였다. 네덜란드 이름은 마스 타마라, 한국 이름은 최경희씨라고 밝힌 28살의 숙녀의 이야기를 편지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최씨는 1986년 11월 19일 오전 5시 10분에 고려내과의원( 당시 주소 충남 서산군 태안읍 동문리 287-1호 소재)에서 태어났다. 입양 기록에 따르면, '생모는 최모씨(1965년생)로 직업이 없었고 보통 키에 상냥한 인상'이었다고 한다.

생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위해 간 서울에서 최씨의 아빠를 만났고, 임신 사실을 알기 전에 이미 아빠와 헤어졌다. 가족들에게조차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최씨의 엄마는 갓 태어난 최씨를 혼자 키울 수 없다며, 출산 후 병원에 맡기고 퇴원했고 고려내과의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입양을 의뢰했다고 한다.

최씨는 태어난 지 3개월이 되었을 때, 네덜란드로 입양이 되어, 네덜란드 부모님과 언니, 남동생과 시골에서 잘 자랐고,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의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한국계 기업에서 전공을 바탕으로 일 하고 있다고 한다.

▲ 최경희씨의 생후 3개월 입양당시 모습 ⓒ 신문웅


최씨는 "네덜란드가 더 익숙하고 친근하지만, 제가 태어난 나라 한국에 관심이 늘 있었다"면서 "사춘기인 고등학교 때에는 더더욱 한국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 이후 한국에 종종 방문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중에서,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한국어를 공부한 2년은 저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좀더 알 수 있는 기회였고, 이런 경험을 통하여 제가 누구인지 저의 정체성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제 자신을 알아갈 때쯤, 엄마를 찾기로 결심했고, 현재 네덜란드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저의 한국 부모에 대해 알게 된다면, 저의 삶이 더 완전해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의 가족을 찾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흘렀고 여러 방법으로 찾아보았으나, 결과는 항상 헛수고로 돌아갔다"고 했다.

▲ 최경희씨의 현재 모습. ⓒ 신문웅


최씨는 "저희 엄마가 어디에선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내가 얼마나 엄마를 만나고 싶어 했고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말해주고 싶다"며 "저희 엄마를 알고 계시거나,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실 분은 저에게 연락 주시길 바란다, 사소한 정보라도 제 엄마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최씨는 네덜란드에서 오는 22일께 친부모를 찾기 위해 입국해 12월 2일까지 10일 정도의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며 마지막으로 친부모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최씨와 관련된 정보를 아는 분들은 해외 입양인들을 위한 지원단체로 2007년 1월 설립된 사단법인 둥지(전화 02-535-3217, 팩스 02- 2043-6378, 서울시 송파구 잠실본동 196번지 올림피아 빌딩 308호, www.nestkorea.or.kr)로 연락 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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