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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첨 장군 시묘제, 예산서 열려

[현장] 고유의 전통 제례문화, 이어갈 수 있었으면

등록|2013.11.11 09:41 수정|2013.11.11 18:05

▲ 충남 예산에서 은열공 강민첨 장군 시묘제 올리는 모습입니다 ⓒ 강미애


지난 7일 충남 예산군 대술면 이티리 산 34번지에서 은열공 강민첨 장군의 후손들이 모인 가운데 시묘제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재 자료 제319호로 지정된 강민첨 장군 묘소에서는 해마다 음력 10월 5일이면 전국에서 오신 은열공 강씨 종친들이 모여 시제를 지내는데요. 올해도 300여 명의 유림 문종 후손들이 모인 가운데 시묘제를 올렸습니다.

은열공 강민첨 장군의 제례는 충과 예, 효의 정신을 기리는 묘제, 기신제, 탄신제, 춘향례 등 일년에 네 차례 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진주 강씨는 고구려 때 도원수를 지낸 강이식을 시조로 삼고 고려명장 강민첨 장군을 중시조로 인헌공파, 은열공파, 박사공파, 소감공파, 관서공파로 분류됩니다.

강민첨 장군은 고려 광종 왕때 경남 진주시 비봉산 자락에 있는 진주 옥봉남동 622에서 출생하였습니다.  불교가 융성하던  15세기 고려 초에 진주 향교에서 유교의 글을 공부하고, 진주향교 사교당이란 강당을 세워 청년들에게 글을 가르쳤으며, 43세에 과거를 보아 벼슬을 했습니다.

48세에 애수진의 장수가 되었고, 그해 11월 거란족 40만 대군을 물리치고 1016년 12월 거란장수 소배압의 60만 대군도 물리쳤습니다. 현종12년(서기 1021년 11월 12일 59세로 별세했습니다.

그 후에 임금이 '은열'이란 시효를 내리고 국장으로 충청도 예산군 감천동 언덕에 예장했습니다. 고려 11대 문종께서 공이 거란병을 크게 섬멸한 전공을 칭송하여 공신각에 형상을 그려 후세 사람으로 하여금 본받게 했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 일찍부터 문중 어르신분들이 먼저오셔서 시묘제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은열공의 영정이 모셔진 사당 주위 산세는 수려했고, 사당 내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예례복을 입으신 분들이 오늘 시묘제를 올리는 대축관, 집사, 초헌관, 아흔관, 종헌관과 안내를 하는 알짜님입니다. 80세 이상 되시는 종친 어르신들께서 강민첨 장군 시묘제를 드리기 위해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십니다.

오전 10시에 문중 종손들이 배위(절하는 자리)에 서자 집례(사회자)의 홀기를 부르는 순서에 따라 제례 절차가 행해졌습니다.

대축관이 한문으로 축을 낭독하면 경상대학 강동욱 한문학 교수께서 한글로 변역 낭독하여 초헌관이 알짜의 안내에 따라 제를 지냅니다. "절을 두 번 하시요." 대축관이 축을 낭독을 하면 초헌관, 아헌과, 종헌관 순서로  알짜의 안내를 받으며 제례 예식을 행합니다.

제사를 올리기 전에는 먼저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는 손 씻는 예식을 합니다. 축문을 읽고 술잔을 올리고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님들이 순서대로 집례의 홀기에 따라 알짜의 안내를 받으며 제례상 앞에 가서 꿇어 앉아 술과 적을 올리며 절을 두 번하고 물러 납니다.

초헌관은 조상님께 첫 잔을 올리는 사람으로 집안에서 덕망있는 윗어른이 하고, 둘째 잔을 올리는 아헌관 그리고 마지막 잔을 올리는 종헌관 순서로 이어집니다.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시제 절차를 보니, 돌아가신 조상님께 정성을 들여 지내는 우리나라 전통 의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묘제에는 서울에 사는 강국서님께서 초헌관으로 간택되어 조상님께 제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묘제례를 통하여 조상에 대한 제사를 올리는 후손들의 지극한 정성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홀기의 제사 제례문 낭독에 따라 종원님들이 모두 함께 절을 합니다.

강민첨 정군의 공덕을 추모하는 영당과 사당은 현재 경북하동 두방영당이 있으며 매년 동짓달 열이틀 양력 2월 14일에는 하동에서 두방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은일공 강민첨장군께서는 16세에서 43세까지 하동에서 공부하고 활쏘기, 말타기 등 무예를 익혔다고 전해집니다.  경남 진주 은렬사에서는 강민첨 장군의 탄생지로서 해마다 장군의 탄생을 기리는 탄신제를 올린다고 합니다. "충남 공주 의당면 도신리에 강씨 집성촌 부락이 현존한다"고 오늘 참석하신 어르신이 말합니다. 

장군의 묘 아래에는 장군을 보시던 마부와 말의 무덤도 있습니다. 장군의 묘에서 바라본 대술면 이티리 마을은 가을색과 함께 평온합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경남 진주시 설매리의 강씨 집성촌 부락 어른신들을 뵙게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어린 시절, 저희 집을 방문하여 제 조모의 건강과 안녕을 염원하던 분들이 이제 어르신이 되어 강민첨 장군의 시제에 찾아 오심을 뭐라 감사 드려야 할지 송구스러웠습니다. 뜨끈한 소머리 국밥과 돼지고기, 전, 김치로 식사를 하셨습니다.

제주도 전라도, 경상도 전국에서 관광차 여러 대로 오신 문중 어르신들이 되돌아가는 버스가 진입로가 좁은 관계로 휘어청 하여 조금 불안 했습니다. 길이 조금 확장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성씨를 초월해서 이런 고유의 전통 제례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지역 인사분들도 참여하여 예산의 아름다운 전통 문화를 계승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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