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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법인카드 사적으로 썼으면 장관 후보 사퇴"

[인사청문회] "법인카드 유용 의혹... 아들·배우자 생일에 약 300만 원"

등록|2013.11.12 14:02 수정|2013.11.12 19:54
[기사대체 : 12일 오후 7시 50분]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기침하고 있다. ⓒ 남소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쓴 것이 밝혀지면 장관을 그만 두겠냐, 약속할 건가"라고 묻는 이목희 민주당 의원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토·일·공휴일에도 사용해, 사적으로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목희 의원은 특히 "문 후보자는 매년 아들과 부인의 생일마다 호텔과 일식집 등에서 10~50만 원을 썼다"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라, 출장명령서도 없이 공무를 봤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추궁했다.

이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문 후보자는 2008년~2013년 아들과 부인의 생일·어린이날에 유명호텔 등에서 약 300만 원을 사용했다. 이 의원은 또 "문 후보자는 법인카드로 지난 5년간 토·일요일과 공휴일, 휴가를 포함해 664만 원을 사용했다"며 "KDI가 소재한 동대문구, 성북구 등을 제외한 관외지역 사용도 6400여만 원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가 국가재정법에 근거해 발표한 '2013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법정공휴일 및 토·일요일,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에서는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출장명령서, 휴일근무명령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할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애초 "지침에 따라 관련 서류를 썼다, 회사 돈을 유용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던 문 후보는 이 의원이 카드내역을 공개하고 추궁하자 "시간을 주시면 더 파악해서 보고를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인사청문회를 하루 연장해 법인카드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뒤 13일 오후 1시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한 달에 50만 원으로 생활? "주로 현금 사용, 재래시장 자주 갔다"

이 의원은 후보자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지나치게 적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후보자와 문 후보 배우자는 신용카드로 2008년 약 4100만 원을 썼는데, 2011년에는 780만 원으로 뚝 떨어진다"며 "한 달에 50만 원 정도만 썼다는 얘긴데 이걸로 어떻게 생활비를 조달하나"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대 문 후보자는 "제 처가 주로 재래시장을 이용해서 (신용)카드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거의 현금을 사용했다"며 "가족 생일 관련해서 쓴 것은 기억이 안 나는데… 다시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최동익 민주당 의원이 "후보자가 사는 서초구 반포 근처에는 재래시장이 없다"고 지적했고, 문 후보가 "시장이 서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최 의원이 재차 "재래시장은 걸어서 갈 수 있는 시장을 말한다"고 반박했다.

오전 인사청문회는 문 후보의 자료제출 미비로 파행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후보자가 KDI 재직시절 사용한 연구용역카드 등 신상 검증에 제일 중요한 자료들을 제출하지 않았다, 후보자 검증이 야당의 의무인데 자료가 없으니 청문회를 진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 또한 자료 제출을 요구, 문 후보가 "제출하겠다"고 물러서면서 청문회는 가까스로 정상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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