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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김진태 의혹 해명은 '보도' 윤석열 징계는 '외면'

등록|2013.11.14 13:48 수정|2013.11.14 13:48

▲ 13일 KBS<뉴스9> 보도화면 ⓒ KBS뉴스9


검찰총장 청문회…'특검-삼성 떡값' 공방-KBS<뉴스9>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삼성 떡값' 의혹 부인-MBC<뉴스데스크>
김진태 '삼성 떡값' 논란…"10원 한 장 안 받아"-SBS<8시뉴스>

13일 국회에서 열린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방송3사 기사제목이다. 이날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삼성 관리 의혹 검사(2000~2002)'란 문건을 공개하면서 김 후보자를 비롯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이 1년에 2~3회 각 5백만 원, 많게는 2천만 원까지 '삼성 떡값'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삼성의 관리 대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고 단돈 10원도 받은 적이 없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 근거가 있다면 감찰 요구도 받아들이겠다"며 떡값 받은 사실을 부인했다.

방송3사도 이를 보도했다. KBS <뉴스9>는 9번째 기사 <검찰총장 청문회…'특검-삼성 떡값' 공방>에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대기업한테 이른바 떡값을 받았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이 팽팽했다"면서 "김 후보자는 단돈 10원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20번째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삼성 떡값' 의혹 부인>에서 "'삼성 떡값' 리스트에 이름이 있다는 민주당의 의혹제기에 대해 김후보자는 사실이라면 감찰을 받겠다며 반박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맞섰다"고 보도했다.

삼성떡값 의혹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검찰이 윤석열 전 팀장은 중징계를 내리고, 조영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은 무혐의 처분한 것이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감찰본부가 지난 8일 감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과 이진한 2차장은 '비위사실 없음'이라고 기재하고, 윤석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의혹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과 박형철 부팀장(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만 공란으로 둔 문건을 배포했음을 공식 인정했다.

'수사팀 찍어내기'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방송3사는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오히려 윤석열 전 팀장이 더 문제가 있다는 김 후보자 발언만 전했다. KBS <뉴스9>는 같은 기사에서 "윤석열 전 수사팀장 논란과 관련해선 내부기강을 확립하겠다고 했다"면서 김 후보의 "대단히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저도 검찰에 오래 있었지만 보여줘서는 안될 부분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는 발언을 그대로 보도했다.

▲ 13일 JTBC<뉴스9> ⓒ JTBC뉴스9


<뉴스데스크>도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의 항명 논란은 검찰의 내부기강문제로, 대단히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말로 간단하게 넘어갔다. SBS<8시뉴스>는  윤석열 전 팀장 관련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JTBC <뉴스9>는 윤석열 전 팀장 관련 기사를 첫 번째로 내보냈다. <"조영곤·이진한 무혐의, 윤석열 공란.." 징계 지침설 논란> 제목 기사에서 손석희 앵커는 2004년 8월 대검 감찰위원회가 출범한 사실을 전하면서 국회 취재 기자를 직접 연결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전 팀장 중징계 논란을 상세히 전했다.

취재 기자는 "대검 감찰본부가 지난 월요일, 그러니까 그제 감찰결과를 발표했는데, 그에 앞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에 대해 미리 무혐의라고 의견을 적어 감찰위원회에 제출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9>는 손봉호 감찰위원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손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조영곤-이진한 '무혐의' 이미 적혀있었나?'라는 손석희 앵커 질문에 "제가 기억하는 한 모두가 공란으로 남아 있었다"면서 "어떤 의견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례는 항상 감찰본부의 의견이 나와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아무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우리 위원 중의 한 분도 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느냐 물어봤을 정도다"고 밝혔다.

이어 '조영곤-이진한 징계는 따로 논의 안 했나?'는 질문에는 "따로 징계를 논의했다. 그쪽에 감찰본부의 의견으로는 혐의를 찾을 수 없었다는 식으로 되어있어 우리가 더 이상 추궁할 수 없었다'면서 "다만 국회에서 윤석열 팀장이 말한 '야당 도울 일 있느냐'라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다. 조사해 보니 그것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송3사 메인뉴스를 보면 '조영곤 무혐의, 윤석열 공란'은 별 것 아니다. 아니, 윤석열 전 팀장만 검찰조직에 '누'를 끼친 검사로 낙인 찍힌다. 하지만 JTBC <뉴스9>를 보면 검찰이 윤 전 팀장을 무리하게 찍어내려고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영방송이 어느 방송인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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