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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착취 당하는 노동

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든 생각

등록|2013.11.15 22:11 수정|2013.11.15 22:11

지난 여름 풀뽑기 작업그들은 시키면 그만이다. 모든 일은 내 몫이다. 나혼자 다 알아서 일해야 한다. 대체인력 일자리가 그런가 보다. ⓒ 변창기


학교 일용직
그래 나의 일자리는
머리 쓰는 게 필요 없지
무거운 짐보따리 어디로 옮겨 달라면
옮겨 놓으면 되는 것이고
못하나 박아 달라면 가서 원하는 자리
원하는 만큼 박아주면 그만이지

학교 대체인력
그래 나의 일자리는
지혜가 필요 없지
행정실 직원이 시키는 일
교직원이 시키는 일
교장, 교감이 시키는 일만 잘해주면 그만이지

처음엔 정규직을 썼던 일자리
직급은 가장 낮지만
복지고 수당이고 혜택이고
다 받아 챙길수 있었던 일자리
학교 시설관리직 주무관 일자리

어느날부터 바뀌었어
더이상 정규직 안뽑고
비정규직으로 돌린거야

"교육청에서 정규직 발령 보류 되었으니 학교장 직권으로 임시직을 채용해 사용하라."

그렇게 내부조율 설정되었는지
교육관료가 그렇게 말했는지 바뀌었어

교육청에서 언제 정규직 발령낼지 알수 없다는 이유로 일용직 쓰더군
정규직 발령나면 곧바로 대체시켜야 한다고
대체인력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했어

예를 들어 정규직 연봉이 3천만원 이라면
난 정규직 봉급의 절반수준?
오전 8시까지 출근해 오후 5시까지 시키는대로 일해주면
일당으로 5만3160원 쳐주었어
그것 뿐이야

참 희한하더군
일용직 인데도 4대 보혐 적용시키는건 무슨 경우지?
게다가 월차도 주고
일주일(주 5일) 출근하면 주차 1개가 발생해
일요일을 유급처리 하는 건 또 무슨 경울꼬?
일용직 이라면서...

난 대체인력 일용직으로
근로계약서가 체결되어 있었어
여차하면 언제든지 바로 계약해지 가능토록
마치 노비계약서 같이 꾸며져 있는 기분이 들었지

기막힌 노동현실이야
그것도 학교에서
인권교육, 복지교육, 청렴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교육기관에서
말단 노동자 채용해 부리는 방식은
인간차별과 착취 당하는 노동이더라

그것을 알고
그것이 보여도
난 절대로 시정못해
가족의 생계, 생존을 지키기 위해
그런 부정부패, 부정비리, 불법위장노동이 판쳐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야

난 어마어마한 국가 처원의 폭력에 맞설 힘이 없거든
억울해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심정, 속앓이, 가슴앓이만 하고 있을 뿐인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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