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무주·덕유산 의병 판결문 있는 26명, 아직 서훈 못 받아"

이태룡 박사 <국권회복기 무주·덕유산 의병> 펴내

등록|2013.11.18 11:32 수정|2013.11.19 11:00
"무주·덕유산 의병으로 전사·옥사·교수형을 받아 순국한 의병이 16명, 7~15년 징역형과 종신유형이 26명이나 되었다. 판결문이 남아 있는 60명 중에 26명은 아직도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중 15명은 7~15년 징역형을 받은 분이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국권회복(國權恢復)기 무주·덕유산 의병>(신국판 328쪽, 무주문화원 간)을 펴낸 이태룡 박사(전 푸른꿈고등학교 교장)가 책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 박사는 '한말'을 '국권회복기'로 불렀고, 이 시기 무주·덕유산 지역에서 활약했던 의병들의 공적을 찾아내 책으로 정리했다.

특히 이 박사는 일본의 판결문과 일제의 비밀기록이었던 의병투쟁 기록을 하나하나 찾아내 기록했다. 무주·덕유산 자락에서 활약한 대표적인 의장병은 김동신·노병대·문태서·박춘실·신명선·유종환·이장춘·전성범 등인데, 이들이 이끈 의진(義陣)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 의병문학을 연구해오고 있는 이태룡 박사가 최근 무주문화원을 통해 책 <국권회복기 무주·덕유산 의병>을 펴냈다. ⓒ 윤성효


이태룡 박사는 "덕유산 자락에서 활약한 의진은 무주 출신을 비롯하여 당시 경남의 거창·안의, 경북의 대덕·지례, 전북의 금산·용담·장수, 충북의 영동·황간 등지로부터 온 의병들로 구성되었으니, 그들은 덕유산의 수많은 계곡과 능선에서 뜨거운 피를 뿌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 책을 통하여 명백한 오류가 있는 공훈록은 사료를 바탕으로 고쳤고, 무주와 덕유산을 중심으로 의병투쟁을 벌인 의병들의 삶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판결문과 의병투쟁 기록을 찾아 실었다"고 밝혔다.

판결문이 남아 있지만, 아직 우리 정부로부터 서훈을 받지 못한 의병은 다음과 같다.

권덕원(무주, 유형 2년), 김용보(무주, 유형 2년), 이종복(무주, 징역 10년), 이팔문(무주, 유형 3년), 장군선(무주, 징역 15년), 최충길(무주, 태 100도), 한진수(무주, 징역 15년), 고명주(장수, 태 100도), 김재문(용담, 징역 10년), 김준대(용담, 태 100도), 도복렬(장수, 징역 7년), 박문도(장수, 징역 10년), 박성숙(용담, 태 100도), 박순용(진안, 징역 7년), 박학수(용담, 징역 10년), 성문오(용담, 태 100도), 성재홍(용담, 태 100도), 성진갑(용담, 징역 10년), 신갑록(장수, 징역 3년), 심낙광(용담, 징역 10년), 심대유(용담, 징역 10년), 안원필(용담, 태 100도), 유환기(용담, 징역 7년), 장선군(금산, 징역 10년), 장한갑(금산, 징역 10년), 조진봉(용담, 징역 10년)(옛 '용담군'은 지금의 무주·진안·장수로 나뉨. '유형'은 유배형을 말함).

김내생 무주문화원장은 발간사에서 "무주에서 '국권회복을 기치로 의연히 봉기한 선열들의 충절을 책으로 엮어 발간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홍낙표 무주군수는 축사에서 "지난해부터는 '덕유산 의병길 체험순례' 행사를 통해 임들이 남기고 가신 발자취를 더듬으며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며 "'덕유산 의병길 체험순례'가 임들의 호국의지를 되새기는 기회가 된다면 <국권회복기 무주·덕유산 의병>은 장렬했던 의병투쟁의 흔적을 바탕으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좋은 자료이자 임들을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주문화원은 무주·덕유산 의병의 숭고한 의병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 책을 무주의 각 학교와 마을문고는 물론, 전국 시군과 문화원에 보급할 예정이다.

이태룡 박사는 20여 편의 의병 관련 논문과 <한국 근대사와 의병투쟁> 등 17권의 저서를 펴냈고, 의병연구를 위해 지난 8월 무주 소재 푸른꿈고등학교장을 명예퇴직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