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좀 빠지면 어때? 난 지금 행복한데
휑해진 정수리를 목격하고 깜놀... 하지만 내겐 가족이 있다
"아빠, 아빠 머리 가운데가 텅 비었어 "
여섯 살 난 딸아이가 거실에 널브러져 TV를 보고 있는 내게 하는 말이다. 무슨 이유였을까? 딸아이의 한마디에 뒹굴거리던 무거운 몸을 일으켜 화장실 거울에 머리를 비추어보았다.
시원한 M자형 이마, 그 이마를 겨우 가리는 가느다란 머리카락들. 하지만 정수리는 그냥 보일 리 없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찰칵', '찰칵'. 아이들은 화장실 앞에서 팔을 꼬아가며 진지하게 사진을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셔터소리가 날 때마다 "까르르~" 집안이 떠나가라 웃었다.
'두둥!'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헉!' 절로 탄식이 내 뱉어졌다.
"여보, 이, 이 사진이 정말 내 머리 사진이 맞아?"
아내에게 몇 번이나 확인했다. 아내는 옅은 미소와 함께 "원래부터 머리숱이 없긴 했지만 올 초부터 부쩍 휑해 보였다"는 말을 해주었다. 남들이 가끔씩 머리숱 지적을 할 때마다, 쿨한 척 넘어가곤 했었는데, 실상을 접하고 보니 충격 그 자체였다. 아내는 젊은 나이에 흰 머리가 많은 사람도 있다며 괜찮다 했는데, 어찌 흰머리와 대머리를 비교하겠는가?
'우리 집안에 대머리는 없는데...', '아직 마흔도 안되었는데...', '내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이 정도인가...', '대머리가 되는 건가...'
여러가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급속히 알 수 없는 우울함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불안감에 휩싸여 탈모클리닉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 가격에 또 한 번 놀랐다. 한 번의 시술(?)에 최소 7~8만 원 정도, 그것도 한두 번으로 효과를 보기가 어려운 듯했으며, 정식으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은 인터넷 글에서도 효과를 보았다는 글은 찾을 수가 없었다.
탈모에 관한 모든 치료는 사후약방문인 듯했다(물론 심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 비용도 만만치 않으리라). 한 번 빠진 머리카락을 되살리는 방법은 없으며, 단지 빠지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해야 할 뿐. 비싼 치료와 탈모클리닉은 접어두었다.
원치 않는 시기에 조금 급격하게 다가 온 노화라 생각하고, 대신 탈모를 위한 생활정보들을 스크랩해두고 실천하기로 했다. 저녁에 머리감기, 찬바람으로 말리기, 스트레스 잘 풀기, 물 많이 마시고 검정콩, 견과류 등 탈모예방에 좋은 음식 먹기 등.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올 때 쯤, 탈모방지 샴푸를 검색하고 있는 아내와 뭐가 좋은지 '까르르' 웃으며 뒹굴고 있는 남매를 보았다.
오늘, 내일 대머리가 될 것도 아니고 좀 훤히 보이는 정수리 가지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것 같아 머쓱했다. 머리가 좀 빠져 걱정이긴 하지만, 난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으니... 머리 좀 빠지면 어때?
여섯 살 난 딸아이가 거실에 널브러져 TV를 보고 있는 내게 하는 말이다. 무슨 이유였을까? 딸아이의 한마디에 뒹굴거리던 무거운 몸을 일으켜 화장실 거울에 머리를 비추어보았다.
시원한 M자형 이마, 그 이마를 겨우 가리는 가느다란 머리카락들. 하지만 정수리는 그냥 보일 리 없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찰칵', '찰칵'. 아이들은 화장실 앞에서 팔을 꼬아가며 진지하게 사진을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셔터소리가 날 때마다 "까르르~" 집안이 떠나가라 웃었다.
▲ 처음 내 눈으로 확인한 정수리어떤이에겐 별것 아닐 수 있겠지만, 이 사진을 보고 절로 '헉' 소리가 났다. ⓒ 신춘열
'두둥!'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헉!' 절로 탄식이 내 뱉어졌다.
"여보, 이, 이 사진이 정말 내 머리 사진이 맞아?"
아내에게 몇 번이나 확인했다. 아내는 옅은 미소와 함께 "원래부터 머리숱이 없긴 했지만 올 초부터 부쩍 휑해 보였다"는 말을 해주었다. 남들이 가끔씩 머리숱 지적을 할 때마다, 쿨한 척 넘어가곤 했었는데, 실상을 접하고 보니 충격 그 자체였다. 아내는 젊은 나이에 흰 머리가 많은 사람도 있다며 괜찮다 했는데, 어찌 흰머리와 대머리를 비교하겠는가?
'우리 집안에 대머리는 없는데...', '아직 마흔도 안되었는데...', '내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이 정도인가...', '대머리가 되는 건가...'
여러가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급속히 알 수 없는 우울함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불안감에 휩싸여 탈모클리닉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 가격에 또 한 번 놀랐다. 한 번의 시술(?)에 최소 7~8만 원 정도, 그것도 한두 번으로 효과를 보기가 어려운 듯했으며, 정식으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은 인터넷 글에서도 효과를 보았다는 글은 찾을 수가 없었다.
▲ 잠도 못 깬 아빠 머리 위에서...이러니 머리가 빠지지 않을 수 없다 ⓒ 신춘열
탈모에 관한 모든 치료는 사후약방문인 듯했다(물론 심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 비용도 만만치 않으리라). 한 번 빠진 머리카락을 되살리는 방법은 없으며, 단지 빠지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해야 할 뿐. 비싼 치료와 탈모클리닉은 접어두었다.
원치 않는 시기에 조금 급격하게 다가 온 노화라 생각하고, 대신 탈모를 위한 생활정보들을 스크랩해두고 실천하기로 했다. 저녁에 머리감기, 찬바람으로 말리기, 스트레스 잘 풀기, 물 많이 마시고 검정콩, 견과류 등 탈모예방에 좋은 음식 먹기 등.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올 때 쯤, 탈모방지 샴푸를 검색하고 있는 아내와 뭐가 좋은지 '까르르' 웃으며 뒹굴고 있는 남매를 보았다.
오늘, 내일 대머리가 될 것도 아니고 좀 훤히 보이는 정수리 가지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것 같아 머쓱했다. 머리가 좀 빠져 걱정이긴 하지만, 난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으니... 머리 좀 빠지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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