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해산심판' 단식 15일, 결국 쓰러진 김미희 '병원행'
[현장] 진보당 단식 농성장 들른 문재인 "막막하네요..."
[기사 보강 : 오후 3시 30분]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에 맞선, 진보당 의원들의 단식이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결국 김미희 의원이 쓰러졌다. 평소 앓아왔던 위염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다. 단식을 하는 탓에 위염 약을 먹지 못하고, 이로 인해 위염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김 의원은 20일 오전 10시,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누워있었다. 들것에 실린 김 의원의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다.
김 의원이 실려 가는 것을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던 오병윤 원내대표와 김재연 의원은 말없이 눈물을 훔쳤다.
5명이 나란히 앉아있던 자리 중 하나가 비었어도, 농성은 계속됐다. 영하를 오가는 초겨울 추위에 맞서 매트를 깔고,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었어도 스며드는 추위는 막을 수 없었다. 김재연 의원은 깡마른 손을 연신 부볐다.
본회의 참석을 위해 입장하다 소식을 전해들은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언제까지 고생을 합니까... 막막하네요"라며 진보당 의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도 "(김미희 의원이) 쓰러지셔서 어떻게 하냐, 이제 그만두셔야 하는 거 아니냐"며 진보당 의원들의 손을 잡았다. 통합진보당에서 함께 했던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은 "어떡하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흘깃 농성장을 쳐다볼 뿐 다가와 말을 거는 이는 없었다.
김미희 실려갈 때, 새누리당 "이석기 징계하라" 촉구
김 의원이 실려간 그 때. 새누리당에서는 이석기 진보당 의원의 징계안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중진회의에서 "이석기 의원 징계안 처리와 관련해, 새누리당 윤리특위 위원들은 대정부 질문이 끝나는 다음 주에 절차에 들어가자고 요청했다"며 "민주당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징계안 처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에게 함께 협력해 논의하자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 음모의 핵심 증거인 RO 모임 '5.12 강연' 녹취록이 272군데나 수정돼 다시 법원에 제출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녹취록과 녹음파일 내용이 달라 국정원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 핵심 증거가 흔들림에 따라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제명안만을 처리하기 위한 윤리특위 소집에 반대뜻을 밝히고 있다. 법원의 판단을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윤리특위 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지난 15일 "이석기 의원의 제명안 심사만을 위한 전체회의 소집에 반대한다"며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이석기 의원 제명안을 단독강행하는 것은 결론을 내놓고 절차를 맞추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법원에서 (이석기 의원과 관련해) 증거능력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선 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이석기 의원 제명안 사유와 재판사항이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보당은 내란 음모 사건이 왜곡·날조 됐음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오병윤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법무부가 진보당의 '진보적 민주주의' 강령을 북한 추종 근거로 든 데 대해 "뉴딜시대 미국 루스벨트(FDR) 대통령도 쓰던 말"이라며 "미국도 북한을 추종했다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내란 음모 사건에 대해서 "듣도 보도 못한 'RO'(에 대해) 정부는 명칭, 결성 시기, 조직 구성 어떤 것도 못 밝혔다,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석기 의원의 5.12 강연, 녹취가 잘못돼 272곳이나 수정해 다시 법원에 제출했다, 악의적 왜곡과 날조"라며 이 의원에 대한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의원을 기소한 검찰과 같은 논리로 진보당의 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강행한 정부 모두 요지부동인 상태다. 정부가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철회하지 않을 시, 진보당은 단식 농성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오병윤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겠다"...단식 농성 지속 방침 밝혀
오 원내대표는 20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모진 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남성 의원들은 그나마 괜찮지만, 김미희 의원이 저렇게 쓰러지고 남은 김재연 의원이 걱정"이라고 한숨 지었다.
그는 "정부 여당은 야권연대를 깨기 위해 종북 프레임을 걸면서 민주당에게 '진보당과 가까이 하지 말라' 경고를 하는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계획적 작품인데, 거기에 민주당은 '우리는 통합진보당과 가깝지 않다고 선언을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결국 야권의 외연이 좁아지고 수구 세력의 영구 집권으로 가는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실제,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과 민주당을 한 데 묶어 '종북 프레임'을 강하게 걸고 있다. 하루 전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야권연대의 야합을 통해 무분별한 단일화가 이뤄져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통합진보당이 국회에 들어왔다"며 "민주당은 종북 숙주 역할을 끝낼 때가 됐다"고 소리 높였다. 통합진보당을 '종북'으로, 민주당을 '종북 숙주'로 규정한 것이다.
오 원내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겠다"며 단식 농성을 계속할 것임을 피력했다.
▲ 단식 15일째 김미희 의원, 병원으로 긴급후송박근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항의하며 단식 15일째를 맞은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 남소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에 맞선, 진보당 의원들의 단식이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결국 김미희 의원이 쓰러졌다. 평소 앓아왔던 위염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다. 단식을 하는 탓에 위염 약을 먹지 못하고, 이로 인해 위염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김 의원은 20일 오전 10시,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누워있었다. 들것에 실린 김 의원의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다.
김 의원이 실려 가는 것을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던 오병윤 원내대표와 김재연 의원은 말없이 눈물을 훔쳤다.
5명이 나란히 앉아있던 자리 중 하나가 비었어도, 농성은 계속됐다. 영하를 오가는 초겨울 추위에 맞서 매트를 깔고,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었어도 스며드는 추위는 막을 수 없었다. 김재연 의원은 깡마른 손을 연신 부볐다.
본회의 참석을 위해 입장하다 소식을 전해들은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언제까지 고생을 합니까... 막막하네요"라며 진보당 의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도 "(김미희 의원이) 쓰러지셔서 어떻게 하냐, 이제 그만두셔야 하는 거 아니냐"며 진보당 의원들의 손을 잡았다. 통합진보당에서 함께 했던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은 "어떡하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흘깃 농성장을 쳐다볼 뿐 다가와 말을 거는 이는 없었다.
김미희 실려갈 때, 새누리당 "이석기 징계하라" 촉구
▲ 김재연의 '눈물'박근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항의하며 단식 15일째를 맞은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자, 김재연 의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김 의원이 실려간 그 때. 새누리당에서는 이석기 진보당 의원의 징계안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중진회의에서 "이석기 의원 징계안 처리와 관련해, 새누리당 윤리특위 위원들은 대정부 질문이 끝나는 다음 주에 절차에 들어가자고 요청했다"며 "민주당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징계안 처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에게 함께 협력해 논의하자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 음모의 핵심 증거인 RO 모임 '5.12 강연' 녹취록이 272군데나 수정돼 다시 법원에 제출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녹취록과 녹음파일 내용이 달라 국정원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 핵심 증거가 흔들림에 따라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제명안만을 처리하기 위한 윤리특위 소집에 반대뜻을 밝히고 있다. 법원의 판단을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윤리특위 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지난 15일 "이석기 의원의 제명안 심사만을 위한 전체회의 소집에 반대한다"며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이석기 의원 제명안을 단독강행하는 것은 결론을 내놓고 절차를 맞추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법원에서 (이석기 의원과 관련해) 증거능력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선 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이석기 의원 제명안 사유와 재판사항이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보당은 내란 음모 사건이 왜곡·날조 됐음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오병윤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법무부가 진보당의 '진보적 민주주의' 강령을 북한 추종 근거로 든 데 대해 "뉴딜시대 미국 루스벨트(FDR) 대통령도 쓰던 말"이라며 "미국도 북한을 추종했다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내란 음모 사건에 대해서 "듣도 보도 못한 'RO'(에 대해) 정부는 명칭, 결성 시기, 조직 구성 어떤 것도 못 밝혔다,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석기 의원의 5.12 강연, 녹취가 잘못돼 272곳이나 수정해 다시 법원에 제출했다, 악의적 왜곡과 날조"라며 이 의원에 대한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의원을 기소한 검찰과 같은 논리로 진보당의 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강행한 정부 모두 요지부동인 상태다. 정부가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철회하지 않을 시, 진보당은 단식 농성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오병윤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겠다"...단식 농성 지속 방침 밝혀
▲ 쓰러진 김미희, 착잡한 이상규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항의하며 단식 15일째를 맞은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쓰러지자 이상규 의원이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 이희훈
오 원내대표는 20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모진 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남성 의원들은 그나마 괜찮지만, 김미희 의원이 저렇게 쓰러지고 남은 김재연 의원이 걱정"이라고 한숨 지었다.
그는 "정부 여당은 야권연대를 깨기 위해 종북 프레임을 걸면서 민주당에게 '진보당과 가까이 하지 말라' 경고를 하는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계획적 작품인데, 거기에 민주당은 '우리는 통합진보당과 가깝지 않다고 선언을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결국 야권의 외연이 좁아지고 수구 세력의 영구 집권으로 가는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실제,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과 민주당을 한 데 묶어 '종북 프레임'을 강하게 걸고 있다. 하루 전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야권연대의 야합을 통해 무분별한 단일화가 이뤄져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통합진보당이 국회에 들어왔다"며 "민주당은 종북 숙주 역할을 끝낼 때가 됐다"고 소리 높였다. 통합진보당을 '종북'으로, 민주당을 '종북 숙주'로 규정한 것이다.
오 원내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겠다"며 단식 농성을 계속할 것임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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