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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불교인권상 받았다

조계사 대웅전서 '불교인권위원회 창립23주년 및 19회 불교인권상' 시상식 열려

등록|2013.11.21 10:14 수정|2013.11.22 09:49

불교인권상이날 불교인권상을 받은 밀양송전탑반재 대책위 주민 송영숙?정영화 씨가 대책위를 대신해 불교인권상과 부상으로 300만원을 받았다. ⓒ 김철관


올해의 불교인권상에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가 선정됐다.

2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불교인권위원회 창립 25주년 기념법회 및 19회 불교인권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불교인권상에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가 선정됐고 밀양에서 올라온 송영숙·정영화씨가 대책위를 대신해 불교인권상과 부상으로 준 300만 원을 받았다.

이날 불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장 법매 스님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를 불교인권상으로 선정한 이유를 ▲주민 환경 생활 수호에 맞서 8여 년에 걸친 지속적인 투쟁의 노고에 감사와 미약한 힘이나마 보탬이 되려고 함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원전확산 저지의 노력이 후손들의 행복으로 길이길이 이어졌으면 하는 염원을 담았음 ▲고령에도 불구하고 몸소 사회정의를 실천함으로서 시민운동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음을 가슴깊이 새겼음 ▲정부의 한전 시책을 이해하나 주민과의 협의가 더욱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함과 동시에 앞으로 정부의 의미있는 협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함 등이라고 밝혔다.

소감불교인권상을 받은 소감을 밝히고 있는 송영화 밀양 주민이다. ⓒ 김철관


이날 수상소감을 밝힌 송영화씨는 "지금도 경찰병력 3000여명이 밀양에 주둔하며,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탄압하고 있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를 찍은 밀양 사람들이 많은데, 후회한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박근혜를 찍은 손가락을 꺾어버리고 싶다고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씨는 "경찰병력이 무려 3천명이나 들어와 고작 200명의 노인이 올라가려는 길을 막아서고, 사지를 들어 내동댕이치고, 욕설을 하고, 배로 밀어내고,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게 막아서고, 차마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을 당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상을 타러 올라와 있지만, 마음은 밀양 송전탑 농성장에서 넋을 놓고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을 어르신들에게 가 있다"고 말했다.

불교인권상불교인권상을 받기 위해 올라온 밀양주민들이 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 있다. ⓒ 김철관


그는 "생명을 지키고, 우리 삶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이 싸움을 위해 이치우 어르신이 자신의 몸을 소신공양했다, 수많은 어르신이 온몸으로 지금까지 8년을 싸웠다"고 피력했다. 

특히 그는 "이 싸움을 하면서 송전선로를 따라가다가 그 끝에는 핵발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미래 세대에 대한 엄청난 착취이자 그 자체로 생명 세계에 대한 말할 수 없는 폭력인 이 핵발전소가, 후쿠시마 사태로 인해 우리에게 실제적인 공포로 닥쳐온 이 핵발전소가, 밀양 송전탑과 곧장 연결되는 일임을 배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가 일어나 싸우기 시작한 이 인연이 이 땅의 엄청난 폭력과 핵발전소를 사라지게 하는 새로운 인연의 출발이 되기를 소원한다"면서 "이 뜻 깊은 상을 밀양의 어르신들에게 주신 그 뜻을 잃지 않고 힘이 다하는 시간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불교인권상스님들이 불교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 김철관


기념사진이날 불교인권상 시상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대웅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김철관


이날 격려사를 한 유가협 배은심(고 이한열 열사 모친) 회장은 "현재 인권이 후퇴하고 있고, 국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면서 "인간은 평등한데 미운사람이 있고 예쁜 사람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 염려스럽고 걱정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불교인권위원회 창립 제23주년 기념법회도 있었다. 법회에서 인사말을 한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인 지원스님은 "불과 23년 전, 암울했던 군사독재시절 힘없는 백성을 지키기 위해 불교인권위원회를 탄생시켰다"면서 "밀양송전탑건설반대운동은 역사의 진실로서 후손들에게 옳은 일로 길이길이 전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치사를 대신한 총무원 교육부장인 정도 스님은 "오늘로 23년을 이어오는 불교인권위원회와 열아홉 번째 불교인권상을 수상하는 것은 아직도 우리사회가 무지와 미혹에 빠져있으며, 소외되고 아픈 이웃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면서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에서 생존권과 후손들의 행복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커다란 염려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산 큰스님법산 큰스님이 불교인권위원회 창립 배경과 법문을 하고 있다. ⓒ 김철관


이어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령의 어르신들이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부처님께서는 나라가 부흥하려면 노약자를 보호하고 균등분배가 이루어져야 하며, 사회적 갈등을 대화와 화합으로 조율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격려사를 한 권오현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불교인권위원회가 창립할 당시는 군사독재시절이었고, 인권탄압이 심할 때였다"면서 "종교에서도 인권위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불교인권위원회는 인권침해의 대명사로 불린 비전향 장기수 석방운동 및 송환운동에 앞장섰다"면서 "지금도 인권은 인간생명과 존엄에 대한 권리"라고 말했다.

불교인권위원회 불교인권상 심사위원장인 법산 큰스님은 불교인권위원회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진민주양은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인 진관스님이 작사한 노랫말을 축가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불교인권상불교인권상 시상식 알림 글이다. ⓒ 김철관


다음은 역대 불교인권상 수상자이다.

▷ 1992년 제 1회 박정기(박종철 열사 부친)
▷ 1993년 제 2회 윤석양 이병(군 양심선언자)
▷ 1994년 제 3회 정해숙(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
▷ 1995년 제 4회 미군범죄근절을위한운동본부
▷ 1996년 제 5회 김창환(전국지하철협회 의장)
▷ 1997, 1998, 1999년, 내부 사정으로 인하여 시상식 없었음
▷ 2000년 제 6회 라창순(범민련 고문), 이성호(부산연합의장)
▷ 2001년 제 7회 박정숙, 김선분(통일인사 공동수상)
▷ 2002년 제 8회 차수련(보건의료노조위원장)
▷ 2003년 제 9회 단병호(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무암마르 알 카다피
▷ 2004년 제10회 정수일(전 단국대학교 교수, 무하마드 깐슈)
허원근(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군의문사)
▷ 2005년 제11회 김지태(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대책위원회 위원장)
▷ 2006년 제12회 신보라(한국불교대학생연합회 회장)
▷ 2007년 제13회 박석운(한국진보연대 대표)
▷ 2008년 제14회 각현스님(연꽃마을 이사장)
▷ 2009년 제15회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최상재(전국언론노종조합위원장)
▷ 2010년 제16회 반도체노동자들의 인권지킴이 '반올림'
▷ 2011년 제17회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미셸 카투이라(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
▷ 2012년 제18회 일본산 묘법사(반전평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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