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모금, 이렇게 해결했어요
[IT, 청소년과 손잡다③] 온라인 통해 모금에 성공한 비영리단체들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사회는 큰 영향을 받았지만, 사회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 영역의 IT역량은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IT 주 사용세대인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 등의 부정적인 측면으로만 부각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IT기술을 잘 활용하고 있는 청소년 관련 단체들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하고 IT를 잘 활용하기 위한 노하우를 모색합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와 비영리 IT지원센터 '2013 사춘기 프로젝트' 팀과 함께 합니다. [편집자말]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모금 소식을 알린 후부터 아이들 프로그램 진행비에 들어가는 기부금이 늘어났어요. 모금 외에도 개인적으로 돕고 싶다는 연락이 오는 걸 보며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은평구 꿈이있는푸른학교 이용희 실무교사)
비영리 단체들에게 '모금'은 가장 풀기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모금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단체의 활동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기부 포털이나 SNS를 이용한 홍보를 통해 모금을 성공적으로 하는 비영리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SNS 통해 꾸준히 소통하며 단체 알립니다"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희망동네')는 2004년에 만들어진 동작구 주민들의 '풀뿌리 NGO단체'이다(관련기사 : 협동조합 만들고 싶다고요? 이 얘기 들어보시죠). 희망동네의 유호근(38) 사무국장은 "페이스북 활동이 모금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한다.
2010년 12월 설립한 협동조합 1호점 '마을카페 사이시옷'부터 2호점 '별난공작소'(2011년 3월), 3호점 '우리동네마을상담센터'(2012년 6월)를 설립할 때는 전체 1억 정도를 모았었다. 그런데 올해 4호점 '우리모여청소년센터' 출자 때는 페이스북으로 광고를 냈더니 5일 만에 2400만 원이 모였다.
"중요한 건 꾸준히 알리고 소통하는 것 같아요. 어쩌다 한 번 '우리 모금합니다, 돈을 주세요'라고 공지하면, 저라도 안 할 것 같거든요. 한 사람당 협동조합 출자금을 300만 원으로 정했었는데, 짧은 시간에 그 돈을 출자하는 일이 어렵기도 하고요. 평소에 우리가 하는 일들을 꾸준히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참여와 변화가 오는 것 같습니다."
단체 공지사항은 예전부터 사용해 왔던 포털 카페를 사용하고, 일상적 소식들은 페이스북의 희망동네 페이지나 회원들의 개인 계정을 통해 전달한다. 유 사무국장은 "각 장점에 맞춰서 두 가지 통로를 활용하고 있다"며 "카페 활동과 함께 페이스북도 활용하며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가 생기고 더 많은 성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적절히 결합된 소통이 진정한 관계"라며 오프라인에서의 소통도 강조했다. "온라인이라는 도구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사람간의 관계입니다. 그 관계가 오프라인 상에서 쌓여있을 때 온라인은 폭발적인 도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은평구 꿈이있는푸른학교 "홈페이지와 '해피빈' 통해 모금 늘렸죠"
서울 은평구 꿈이있는푸른학교의 이용희(32) 실무교사는 "온라인 홍보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다"고 말한다. 꿈이있는푸른학교는 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급식·교육·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이다. 고등학교 때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한 인연으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실무교사를 하게 된 이씨는, 디자인을 배운 경력을 활용해 작년 3월에 센터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기부 포털 '해피빈'에 '모금함' 페이지를 만들고 각종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모금을 진행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가지고 이 교사가 '모금함'에 들어가는 이미지와 글을 직접 디자인해 올린다. 이것을 보고 누리꾼들이 기부를 하는 것이다. 모금 프로젝트 하나당 많게는 450만 원까지도 모인다. 그는 "아이들의 웃음과 긍정적 이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불쌍한 이미지가 아니라 꿈을 심어줄 수 있는 희망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 큰 관심의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 기부 포털인 '해피빈'의 꿈이있는푸른학교 모금 페이지 갈무리 화면 일부.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이용희 실무교사가 직접 글을 작성하고 이미지를 디자인해 페이지에 올린다. 이 모금의 경우, 5,371명이 총 1,889,900원을 기부했다. ⓒ 해피빈 갈무리화면
온라인 상의 기부로만 끝나지 않고 '도움을 주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씨는 "춤을 추는 친구의 이야기를 올리면 현대무용을 하시는 선생님이 연락을 하기도 하고, 문화예술지원에 관심 있는 학생이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 50만원을 음악하는 친구들에게 써달라며 기부한 적도 있다"며 "온라인 콘텐츠가 모금을 넘어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희망의 고리를 연결해줄 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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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30일 <액션컨퍼런스 IT대운동회>가 하자센터에서 개최됩니다. 청소년과 청소년 비영리 단체에 계신 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신청은 itforyouth.org에서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