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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물'처럼 순리대로!

[중국어에 문화 링크 걸기 44] 水

등록|2013.11.25 19:55 수정|2013.11.25 19:55

물 수(水)는 가운데 물살이 흘러가는 긴 곡선과 그 주변의 물방울 혹은 웅덩이 같은 네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 漢典


갑골문에 보이는 물 수(水, shuǐ)는 가운데 물살이 흘러가는 것을 나타내는 긴 곡선과 그 주변의 물방울 같기도 하고 웅덩이 같기도 한 네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평평하게 흐르는 물을 나타내는 가로 형태인데 뼈의 결 때문에 조각하기 쉬운 세로 형태가 된 것이다.

오행(五行)의 하나인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누구와도 다투지 않고, 늘 낮은 자리를 찾아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하는 겸손한 이미지로 많은 철학, 문학작품에 형상화되어 왔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노자(老子)>일 것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서로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거의 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순자(荀子)>에도 물에 대한 멋진 비유가 있는데 이는 당태종 이세민이 후에 고종이 되는 태자 이치(李治)를 교육하며 인용한 후 널리 회자되었다. 곧 임금은 배이고 물은 백성인데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君者, 舟也; 庶人者, 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는 것이다.

하나의 왕조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순항할 때 물은 배 아래에 몸을 낮추고 그 배를 떠받들지만 그 배가 방향을 잃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몸을 일으켜 배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배를 띄운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 같은 비유가 널리 유행하여 신하들이 황제에게 돌로 된 석주(石舟)를 선물하며 이 배는 어떤 물로도 침몰시킬 수 없다고, 즉 황제의 권력이 누구보다 막강하다고 아부 선물을 할 정도였다.

이백은 최고의 음주시 <장진주(將進酒)>에서 "그대 못 보았는가/ 황하의 물이 천상에서 내려와/ 겁 없이 흐르다 바다에 들어가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함을(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奔流到海不復回)"에서, 한번 흐르면 다시 되돌아 올 수 없는 시간을 아래에서 위로 되돌아갈 수 없는 황하의 물에 비유하고 있다.

물은 형태에 따라 동그랗게도 되고 네모나게도 자신의 모습을 달리한다. 뜨거우면 증발하기도 하고 얼어붙기도 한다. 가로막으면 돌아가고 그래도 안 되면 기다림으로 벽을 채워 넘는다. 어떤 환경, 처지에도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는 위대함이 깃들어 있다.

약해보이지만 한 방울, 한 방울 모여 거대한 바다를 이루기도 하고 댓돌처럼 단단한 것도 뚫는 수적석천(水滴石穿)의 힘을 지녔다. 위대한 '물'처럼 순리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최고의 선임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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