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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공작·불법열람 모두 '개인 일탈'... "일탈 정부?"

국정원·국방부에 이어 청와대도 상부 개입 부인... SNS에서 비난 여론 봇물

등록|2013.12.04 19:53 수정|2013.12.04 19:58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등장곡은 자우림의 '일탈'로 부탁해요."(@ror**********')

4일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정부의 연이은 '개인 일탈' 해명을 비난·조롱하는 글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대선·정치 관련 댓글공작 의혹에 휩싸인 국가정보원과 국군에 이어, 청와대까지 '개인적인 일탈행위'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개인정보 불법열람 문제가 벌어졌다고 발뺌했기 때문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개인적인 일탈일 뿐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도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이 일자 "상부의 지시가 아닌 개인적 차원에서 글을 올렸다"는 1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4일, 청와대 역시 조아무개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도 지목된 채아무개군의 인적 사항을 불법 열람한 게 "개인적 일탈행위였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SNS에서는 수백만 개에 달하는 트윗 글을 올리고 개인정보를 불법 열람하는 게 공무원 개인 차원에서만 이뤄질 수 있냐는 지적이 쏟아진다.

'개인 일탈' 해명 두고 SNS서 '촌철살인' 비난 이어져 

▲ 3일 오후 7시 15분 현재 트위터에 '개인적인 일탈' 해명과 관련해 올라온 글들. ⓒ 트위터 화면 캡처


트위터 아이디 'dma*****'는 "공무원들의 일탈로 나라가 흔들흔들하냐"고 꼬집었고, 'ma******'은 "무슨 개인적인 일탈을 이렇게 조직적으로 하니"라고 비난했다. "열심히 일만 하는 공무원은 나쁜 공무원이다, 일탈을 해야지 일탈을"('fors******'), "대통령 실정도 '개인 일탈'이었다고 해명할 거냐"('so******')라고 비꼬는 의견도 나왔다.

유독 박근혜 정부 안에서 '개인 일탈'이 이어지는 게 이상하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제기됐다.

"이 정부 들어서 개인적 일탈이 왜 이렇게 많을까요. 국정원 트윗도 개인 일탈, 군 댓글도 개인 일탈…."('ho*****')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개인의 일탈행위…. 이 정권은 그야말로 "일탈정부"다."('na*****')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등장곡은 자우림의 '일탈'로 부탁해요."('ror**********')

혹시 정부에게도 '2차 성징'이 온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duk*****'는 "왜 이리 개인의 일탈행위가 넘쳐나? 중2병인가? 아님 질풍노도의 사춘기인가? 남들 사춘기 올 때 뭐했나?"라고 말했다.

'일탈'이라는 단어를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트위터 계정인 '현정부 용어사전'(@MB_DIC)은 일탈을 "일하다 탈났다"라는 뜻으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단어의 용례로 "국정원 직원의 댓글작업, 개인적인 일탈행위"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업무시간에 개인적 일탈? 지휘·감독하는 자의 무능도 짚어야"

페이스북에서는 '윗선'에서 한 일의 책임을 개인들이 떠맡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아무개씨는 "조폭 영화에서 똘마니들이 쑤신 놈 대신 감옥 가는 거랑 똑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강욱 변호사는 "개인적 일탈을 업무시간에 떼로 감행하는 자들이나 홀로 감행하는 자들이 널렸다면, 그를 지휘·감독하는 자의 무능과 무기력도 분명코 짚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 변호사는 "이제 진짜 (개인 일탈행위라는 해명을) 그만 좀 써먹어라, 스스로 생각해도 좀 민망하지 않나"라며 "다들 개인적으로 욕정을 분출하느라 일탈행위를 감행한 것도 아닐진대, 계속 이러면 꼬리는 없되 자리가 높은 짐승들만 관가에 가득하겠구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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