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장성택 관련 보도 제목, 섬뜩하다
'피바람', '전기로에 넣어버려' 등 여과 없이 그대로 전달
▲ 10일 KBS <뉴스9> ⓒ 뉴스9
10일도 방송3사(KBS·MBC·SBS)는 북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실각을 집중 보도했다. 장성택이 북한 2인자로 있다가 실각했고, 북한이 장성택을 끌어내는 장면을 생생하게 공개한 것이 워낙 이례적인 일이라 충격을 더했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이 뽑은 제목은 너무 심하다.
KBS <뉴스9>는 <북 당국, 주민 동원 여론몰이…장성택 맹비난> <'반당·반혁명' 혐의 장성택 처벌은?> <"장성택 체포 장면 '인민재판식' 사전 기획> <장성택 인맥 대대적 숙청될 듯> 따위로 뽑았다.
그래도 <뉴스9>는 MBC와 SBS보다는 낫다. MBC <뉴스데스크>는 <'장성택 처형' 여론몰이> 제목 기사에서 "북한이 장성택 체포 장면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데 이어 북한 매체들은 주민 반응을 전하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면서 "장성택을 쓰레기, 짐승으로 지칭하고 전기로속에 처넣고 불태우겠다,숨통을 끊고 싶다 등 주민들은 장성택의 죽음을 원하는 듯한 분노 상태라는 식의 내용을 선전했다"고 보도했다.
▲ MBC<뉴스데스크> ⓒ 뉴스데스크
이어 <'장성택계 수만 명' 피바람 불듯> 기사는 "장성택은 1970년대 김정일 후계체제 때부터 실세로 활동한 핵심권력으로 갖고 있는 중요 직위만 8개에 달했다"면서 "이에 따라 노동당,인민보안부,체육계,해외파,군부 등에 장성택 추종세력들은 수만명으로 추정된다"도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미 북한으로 소환된 정현진 쿠바대사와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가 숙청 1순위로 꼽히고 있고 장성택의 측근으로 알려진 지재룡 현 중국대사의 거취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로드철 내각부총리, 리종무 체육상 등 경제계와 체육계 인사들도 숙청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기사 내용에도 밝혀듯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추정일 뿐이다.
▲ SBS<8시뉴스> ⓒ 8시뉴스
SBS <8시뉴스>도 <"전기로에 집어 넣어"…北 장성택 비판 여론몰이> 제목 기사에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이 오늘(10일)부터 일제히 장성택을 비난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시작했다"면서 북한 주민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류병국/북한 주민 : (장성택) 종파들이 나대고 있는데, 수령님 우리한테 보내주십시오. 전기로에 다 집어 넣겠다는 것입니다
이어 <3대에 걸친 '피의 숙청'…北 주민 공포의 나날> 기사도 김일성과 김정일 숙청을 예로 든 후, "지도체제를 확고히 한다는 취지지만, 피의 숙청이 계속되면서 정권 교체기마다 북한 주민들은 공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데스크>는 <장성택 '처형 가능성'…매체 동원 뭇매> 제목 기사에서 "오늘 북한 노동신문을 보면 장성택에 대해서 그야말로 섬뜩할 정도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가 "섬뜩할 정도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고 하면서 자신들도 섬뜩한 제목 뽑기를 한 것이다. 물론 방송들이 <로동신문> 등 북한 매체를 그대로 전한 것이지만, 섬뜩한 제목 뽑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북한 반응을 전할 수 있다. 북한 매체가 전하는 내용 그대로 제목 뽑기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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