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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추모식 '가짜 수화' 통역사 "환각증세 있었다"

"정신분열증으로 치료받았다" 해명 나서... 미국 "남아공 정부 책임"

등록|2013.12.13 09:07 수정|2013.12.13 09:07

▲ 만델라 추모식에서 가짜 수화로 논란을 일으킨 통역사의 해명을 보도하는 CNN방송 갈무리. ⓒ CNN


지난 10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에서 '가짜' 수화로 파문을 일으킨 수화 통역사가 자신이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으며 당시 환각 증세를 겪었다고 해명에 나섰다.

AP·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만델라 영결식에서 수화 통역을 맡았던 탐상아 잔키스는 "정신분열증(schizophrenia)으로 수년 전 입원 치료를 받았고 약도 복용했다"며 "너무 유감스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추모식에서 연단에 올라 수화 통역을 할 당시 "환청이 들리더니 정신이 나갔었다"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며, 나는 혼자였고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잔키스는 "나의 경력을 보면 내가 최고의 실력을 갖춘 수화 통역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전혀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절대 연단에서 내려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잔키스는 만델라의 추모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인사의 추도사를 수화로 통역했으나 이를 지켜보던 남아공농아연맹의 브루노 드루첸 대표가 "실수도 아니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가짜 수화"라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잔키스는 과거 남아공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 행사의 통역을 맡았을 때도 같은 이유로 지적을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커지자 남아공 정부는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백악관 부대변인 "부끄러운 일... 만델라 격식 떨어뜨렸다"

추모식에서 수화 통역사가 연사의 바로 뒤에 서 있었기에 만약 테러범이었다면 큰 사고가 터졌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테러에 민감한 미국은 남아공 정부에 불만을 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가짜 통역은) 부끄러운 일이고 만델라의 격식을 떨어뜨렸다"며 "통역을 맡았던 남자의 행동과 정체는 남아공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남아공 여성아동장애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잔키스가 공인받은(accredited) 수화 통역사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하지만 정확한 행정 절차를 위해 그의 자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잘못된 수화 통역으로 불편을 겪었을 수많은 청각 장애인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로 남아공이 난처해질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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