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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안녕' 대자보보다 금값 하락이 더 중요한가

KBS·MBC·SBS에 '안녕들 하십니까' 이슈에는 침묵

등록|2013.12.16 09:28 수정|2013.12.16 09:28
"안녕들하십니까."

지난 12일 고려대에 재학 중인 주현우(27)씨가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이라며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를 붙인 뒤 많은 학생들이 릴레이 대자보를 걸었다.

13일 현재 <오마이뉴스>가 업데이트한 대자보는 총 23건이었고,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개설된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에는 개설 3일 만에 17만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가히 폭발적이다.

이 정도면 공중파(KBS·MBC·SBS) 방송도 주목할만하다. 하지만 공중파 뉴스에는 이 현상에 대하 '관심'은 없었다. 방송3사의 메인 뉴스는 온통 북한 장성택 관련 기사였다. 장성택 처형 사건이 워낙 파장이 큰 뉴스이기에 기사 개수가 많은 것을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안녕들 하십니까'가 불러온 사회적 파급도 적지 않기에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

'안녕' 대자보보다 중요한 건 배터리·금값·설산

▲ 15일 KBS<뉴스9> ⓒ 뉴스9


'안녕들 하십니까' 현상 대신 방송 3사가 보도한 것은 겨울철 배터리 관리와 금값 하락 그리고 눈 덮힌 산이었다.

KBS <뉴스9>는 지난 15일 '블랙박스 차 2~3일 세워두면 배터리 방전 위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 12월에 손해보험사의 긴급출동서비스 233만 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배터리 방전 때문이었는데, 블랙박스를 단 차량이 특히 많았다"며 "특히 겨울철에는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블랙박스를 하루만 켜놔도 방전될 수 있다"고 전했다.

▲ 15일 MBC<뉴스데스크> ⓒ 뉴스데스크


"내년 갑오년 말띠해를 맞아 출시된 말발굽 모양의 골드바입니다. 19만 원짜리에서 1000만 원까지 네 종류. 하루 평균 1000만 원씩 팔려 매출은 지난달보다 5배가 늘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금값 떨어지니 돌반지 인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금값이 떨어져 돌반지가 인기라고 보도했다. MBC는 "최근 금시세가 1년 전보다 30%가량 떨어지면서 골드바 등 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돌잔치용 한 돈 3.75g 금반지 가격은 17만 원 정도, 작년에 비해 8만 원 이상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MBC는 온라인 쇼핑몰 동향, 투자상품으로서의 금 등을 조명하며 백화점 귀중품 담당자와 귀금속 매장 매니저 그리고 골드바 매장 직원 인터뷰 등을 내보냈다.

▲ 15일 SBS<8시뉴스> ⓒ 8시뉴스


SBS <8시뉴스>는 '눈 덮인 겨울 산... 국가대표급 설경 감상 코스는?'이라는 기사로 설경 코스를 유형별로 추천했다. SBS는 오대산, 지리산, 계룡산, 월출산 등을 언급했다.

배터리와 금값, 눈 덮힌 산도 중요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대자보'가 이들보다 뉴스가치가 없을까? 방송3사들에게 묻고 싶다. "안녕들 하십니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블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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