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광명역, 수도권 서남부 유통·교통 지도를 바꾼다"
[인터뷰] 양기대 광명시장
▲ 양기대 광명시장 ⓒ 윤한영
"KTX 광명역이 수도권 서남부의 유통과 교통 지도를 바꾸고 있다. 이제 광명시는 더 이상 베드타운이 아니다. 문화와 관광, 유통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양기대 광명시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열정이 서린 얼굴에서는 자긍심이 배어 나왔다.
2013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이끌어낸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광명시가 될 것이다. 광명시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었다. 서울시와 부천시, 시흥시, 안양시에 둘러싸인 면적 38.5㎢에 인구 36만 명인 수도권의 작은 위성도시. 이런 도시에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낸 이가 바로 양기대 광명시장이다.
양 시장은 KTX 광명역 역세권 개발과 가학광산동굴 개발 등으로 광명시가 새로운 관광과 유통 도시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X 광명역은 지난 2004년 4월, 4천억 원을 들여 건설됐지만 역세권이 개발되지 못해 허허벌판으로 남아 있었다. 역세권 58만 평의 부지는 한 겨울 뿐만 아니라 다른 계절에도 찬바람이 감도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양기대 광명시장 취임이후부터다.
지난 13일 오후, 양기대 광명시장을 시장실에서 만났다. 2013년을 마무리하면서 양 시장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와 그가 제시하는 광명시의 미래 비전을 듣기 위해서였다.
다음은 양 시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시장님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이룬 성과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KTX 광명역 역세권 개발이다. 허허벌판이었던 역세권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자부한다. 광명시는 KTX 광명역의 역세권을 통해서 미래의 비전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KTX 광명역이 수도권 서남부의 유통과 교통 지도를 바꾸고 있다. 이제 광명시는 더 이상 베드타운이 아니다. 문화와 관광, 유통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도시의 브랜드와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시장님이 이를 통해서 광명 시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시민의 입장에서 세 가지를 말할 수 있다. 하나는 역세권 활성화다. 두 번째는 일자리 창출, 세 번째는 시 세수 확보로 시민들에게 복지 등의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 KTX 광명역 ⓒ 윤한영
- 역세권 활성화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안다. 코스트코가 지난 2012년 12월에 문을 열었고, 세계적인 가구회사로 꼽히는 이케아가 2014년 11월에 오픈할 예정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역세권 활성화에 관련된 사업이 있다면?
"국제디자인클러스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세계 10대 디자인 회사로 꼽히는 (주) 이노디자인 그룹이 12월 말에 KTX 광명역세권에 1만여 평의 부지를 매입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 이노 디자인 그룹 본사와 연구소가 이곳으로 이전하고, 디자인 창업지원센터, 디자인 아카데미, 디자인 콜센터 등이 들어올 것이다. 국제적인 디자인 관련 외국 기업도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인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광명호텔'이 신축공사 중에 있다."
국제디자인클러스터와 베스트웨스턴 호텔이 완공된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와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이 양 시장의 전망이다. 한 때 허허벌판으로 사계절 내내 찬바람만 불던 광명 역세권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양 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곱게만 보일 리는 없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게 마련. 광명전통시장 상인들이 코스트코의 입점을 반대하면서 시위를 벌이던 기억이 떠올랐던 것. 이에 대해 양 시장은 "상생하면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서 시행하고 있다"고 시원스럽게 답변했다.
"다른 지역의 코스트코는 저녁 10시까지 운영하지만 광명은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그리고 광명전통시장 8개 점포가 코스트코 안에 전시와 홍보를 하는 코너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광명의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물품이 코스트코에 납품되고 있다. 현재 3개 업체가 납품을 하고 있는데, 2차로 납품업체를 더 선정할 예정이다. 코스트코가 중소상인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좋은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코스트코의 입점으로 광명전통시장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다. 상인들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우리 광명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고객쉼터를 만들고, 배송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래시장의 주차장 확보를 위해 예산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우리 전통시장을 중소기업청과 함께 문화·관광시장으로 지정해, 매년 5억 원씩 지원하고 있다."
▲ 우리나라 7대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광명전통시장 ⓒ 윤한영
지난 8일, 외국인 관광객들 57명이 두 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광명전통시장을 찾았다. 전국 7대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광명전통시장이 문화·관광시장으로 지정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하게 된 것. 이들 관광객들은 광명전통시장을 방문하기에 앞서 광명가학광산 동굴을 먼저 들렀다.
이날, 광명전통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7명이지만, 양 시장은 이들이 앞으로 5만7천 명, 57만 명으로 늘어날 수 있게 다각적인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1일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명전통시장을 찾아 온다.
"가학광산동굴과 전통시장을 관광벨트로 연계,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이다. 볼거리가 전혀 없던 광명시가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낸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양 시장은 이런 변화의 배경에 광명시가 교통요지라는 점이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은 30분 거리이며, 여의도 역시 30분 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수원-광명 고속도로가 개통된다면 광명은 교통요지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전철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시흥이나 안산 등의 시민들의 접근성 또한 높아진다."
양 시장이 신안산선을 강조하는 것은 광명종합버스터미널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 지난 11일, 양 시장은 최대호 안양시장을 방문했다. 양 시장은 최 시장에게 안양시를 경유하는 시외버스 노선을 광명종합버스터미널을 경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안양시를 경유하는 시외버스 노선이 광명종합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할 수 있게 된다면 광명역세권은 보다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게 양 시장의 설명이다.
2013년을 마무리하면서 양 시장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가학광산동굴'일 것이다. 광명시에서 가학광산동굴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12월에 열린 광명시의회에서도 '가학광산동굴'은 피해갈 수 없는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가학광산동굴 개발을 뚝심 있게 밀어붙인 양기대 광명시장. 1972년, 폐광된 뒤 새우젓 보관창고로만 활용되던 가학광산동굴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지난 2012년 7월 1일. 이후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이 동굴을 다녀갔다.
양 시장이 아니었다면 가학광산동굴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가학광산동굴이 논란이 되는 것 역시 양기대 시장의 '성과'로 자리매김되는 것을 꺼려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 양기대 광명시장 ⓒ 윤한영
- 가학광산동굴 개발을 반대하면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안다. 공연 등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다.
"동굴에 대해 잘 모르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 같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정말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가학광산동굴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43억을 들여 사들인 뒤 김 지사께서 시책추진비 70억 원을 지원해주셔서 개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비는 동굴매입비를 제외하고 26억 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350석 규모의 동굴 예술의 전당을 설치해 3D 영화를 상영하고, 여러 가지 공연을 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양 시장은 지난 11월 말,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가학산근린공원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이 통과되었다"며 "본격적으로 공원조성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가학광산동굴이 있는 가학산 일대는 23만 평에 이른다.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G·B 관리계획이 통과되었다는 것은 이 가운데 4만여 평에 편의시설의 설치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학광산동굴에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이 열렸다.
"가학산에 유스호스텔, 수목원, 놀이동산, 수영장, 물놀이 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양 시장의 설명이다. 접근성이 좋은 도시에 놀이공간을 조성하게 된다면 관광객 유입효과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 가학산이 본격적으로 개발된다면 지금까지 베드타운이었던 광명이 관광도시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는 건가?
"그렇다. 이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광명이라는 도시에 '관광'이라는 두 글자를 쓰는 게 어색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가학광산과 역세권의 변화를 보면서 광명이 관광도시로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거다. 올해 처음으로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했는데, 내년에는 역세권의 변화와 동굴의 변화로 더 많은 관광객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시장은 가학산 개발은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기본적인 것들을 해놨기 때문에 앞으로 민자 유치 상황을 보면서 하나씩 해나갈 예정이다. 아무리 동굴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자치단체에서 무리하게 투자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민자, 즉 좋은 투자가 유치될 때 단계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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