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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창규, 광화문 '깜짝 출현'... 이석채는 검찰 소환

[현장] 삼성-KT 유착 우려 속 첫 등장... 경제개혁연대 "삼성과 선 그어야"

등록|2013.12.18 15:50 수정|2013.12.18 15:50

▲ KT 새 회장으로 내정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18일 오후 1시40분쯤 KT 광화문 사옥을 찾아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김시연


KT 신임 전임 회장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린 하루였다. KT 새 회장으로 내정된 황창규(60) 전 삼성전자 사장은 18일 광화문에 나타나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반면 이석채 전 회장은 이날 배임 혐의 수사 관련 19일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았다.

"새벽 1시까지 문 두드려"... 언론사 '황창규 앓이'에 '깜짝 출현'

황창규 전 사장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앞에 나타나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기자들이 향후 계획을 물었으나 황 전 사장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좀 더 정리가 되면 나중에 편하게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반도체업계에서 '황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황 전 사장은 지난 16일 오후 최종 면접을 거쳐 이석채 전 회장에 이어 KT를 이끌 신임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회장 내정 사흘째인 이날 황 전 사장이 광화문 쪽 행사 참석차 들렀다 광화문 사옥 앞에 나타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렸으나 체류 시간은 채 5분도 되지 않았다.

이날 깜짝 출현은 언론사들의 이른바 '황창규앓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기자들이 새벽 1시까지 (황 전 사장) 집 앞을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걸어 이렇게 공개된 자리에 나오게 된 것"이라면서 "다음달 27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에 임명된 뒤 공식적인 기자회견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내정자는 지난 16일 내정 직후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업무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 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ICT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제개혁연대 "KT-삼성전자 유착 우려... 삼성과 선 그어야"

하지만 참여연대, 언론연대, KT 새노조 등 시민사회단체는 일단 '친박 낙하산'이 아닌 데 안도하면서도 통신 분야 경험이 없고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전자 사장 출신 내정된 데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 필수재인 통신 공공성이 후퇴하고 이석채 전 회장 재임 시절 큰 상처를 입은 KT 노동 인권이 더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통신업계 안팎에선 벌써부터 삼성전자와 KT 유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등 단말기 수급 과정에서 SK텔레콤과 '밀월 관계'를 보인 반면, 애플 아이폰을 먼저 도입한 KT와는 각을 세웠다. SK텔레콤이나 애플로선 아무래도 경계할 수밖에 없다. 또 삼성전자가 반대하는 '단말기유통개선법'을 사실상 지지해온 KT 입장 변화도 관심거리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날 논평에서 "우리나라 기간통신사인 KT와 글로벌 단말기 제조사로 발돋움한 삼성전자가 유착된다면 관련 산업분야의 건강한 생태계에 치명적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황 후보자는 삼성전자와 관계에서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T는 오는 1월 27일 오전 10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회장을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황 내정자는 현재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 임시 집무실를 마련하고 업무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오는 19일 이석채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부동산 헐값 매각과 친인척 관련회사 M&A, 비자금 조성 등 배임 혐의로 이 전 회장 주변을 조사해 왔고 회장 사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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