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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AG 서포터즈, 뼈대 없는 집 짓기?

등록|2013.12.20 16:24 수정|2013.12.20 16:24
최근 많은 대학생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봉사활동, 해외탐방, 서포터즈 등 다양한 대외활동에 도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포터즈 활동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실무적인 경험은 쌓을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 경기대회'에서 '청년 서포터즈'의 역량이 큰 주목을 받았다. 언론에서도 서포터즈가 없었다면 이 대회는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는 의견이 나왔을 정도이다. 하지만 동시에 서포터즈들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현재까지 총 4기수의 서포터즈를 출범시켜 다양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4기의 경우 1000명이 넘는 인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무리하게 많은 인원으로 규모, 예산, 교육 등의 측면에서 서포터즈 관리가 미흡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서포터즈 4기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서포터즈 활동이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을 알리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74%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5기를 연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32%만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서포터즈 활동이 홍보 효과가 있었다는 점은 동의했지만 활동을 연임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서포터즈 4기 설문조사서포터즈 활동이 인천 아시안 게임 홍보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5기 연임 기회가 주어지면 하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 ⓒ 김민


충분한 교육 없이 자율성만 강요해

인천 아시안 게임은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큰 행사인 만큼 서포터즈들의 글로벌 매너와 사전지식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교육은 국가별로 묶어 총 9회 차로 이루어졌으며,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었다. 문제는 마지막 차에 편성된 팀은 활동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서야 교육을 받을 수 있던 것이다. 이에 관계자 B씨는 "교육이 부득이하게 활동 중간에 들어가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인정한다. 3기까지 집중 양성 교육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내년 기수를 양성할 때는 첫 시작부터 단추를 잘 꿸 생각을 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본래 교육의 취지는 팀워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인천 홍보 방법, 국가적 에티켓과 상황별 안전수칙 요령을 배우는 데에 있었다. 하지만 서포터즈의 역할에 대해 잘 모르는 외부업체에서 교육을 담당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온라인으로도 집중 교육 프로그램, 워크샵 대체 PPT 등의 교육 자료가 있었지만 이는 수료 기준으로만 작용할 뿐 실제로 교육 효과는 미미했다.

예로 실내무도 아시아 경기대회 당시 이란 선수들과 서포터즈 사이에 소통 문제가 있었다. 이슬람의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이란 선수들과 문화적 차이를 일으킨 것이다. 이란 선수들은 반가움의 표시로 한 가벼운 터치 및 환영 인사를 불편하게 생각했다.

서포터즈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인천국제교류센터 측은 이런 문제점들에 대해 "서포터즈 활동 취지는 각 서포터즈들의 자율성을 토대로 운영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활동에 대한 교육보다는 인성 교육에 집중했다. 자율성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많은 이탈자를 유발했고 교육의 효율성마저 떨어졌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의 문화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라고 말했다.

허술한 관리체계, 인원은 점점 늘어나

명확하지 않은 수료 기준도 문제가 되었다. 수료 기준은 활동이 끝날 때쯤에서야 명확해졌다. 불분명한 기준은 활동 전체의 체계성을 떨어트리고 활동자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서포터즈 관계자는 본래, 활동 초반에 제시된 수료 기준을 적용하려고 했으나 중간점검에서 수료 기준에 아쉽게 미달하는 인원들이 생겨났다. 이 인원들에게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구제의 기회를 주고자 수료 기준을 변경했다.

사무국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했지만 서포터즈를 위해 변경을 강행했다. 그러나 서포터즈가 생각한 느낌은 달랐다. 4기 서포터즈 C씨는 "수료 기준이 최소한의 노력을 한 팀원을 가려내는 점에서는 적당하다고 생각했지만 공지가 너무 늦었다. 처음부터 수료 기준을 정확하게 하면 좋았을 텐데 공지가 늦다보니 수료만을 위한 수료인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청년 서포터즈는 정해진 커리큘럼 없이 스스로 기획하고 그에 맞춰 진행한다. 서로의 소통과 주임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서포터즈들과 주임 간의 소통 수단은 카카오톡 메신저가 유일했다. 대화방 인원은 20명이 넘는다. 당연히 소통은 비효율적이었다. 서포터즈 4기 팀장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C씨는 "오프라인에서는 팀원들이 잘 따라줘서 문제는 없었다. 온라인으로 관리를 할 경우에는 카카오톡을 주로 이용했는데, 20명의 의견을 모을 수가 없었다. 관리의 한계가 있었다. 너무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4기 서포터즈는 1기~3기 인원보다 무려 5배나 많은 1000명이 동원되었다. 활동 규모가 커진 만큼 철저한 활동 준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실내무도 아시아 경기대회를 한 달 앞두고 나서야 관계부서를 신설했다. 늦은 준비로 인한 관리 체계의 허술함은 아쉬움을 남겼다. 5기 서포터즈는 4기보다 5배 많은 5000명을 목표로 진행된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는 서포터즈의 효율적인 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 무리한 인원을 모집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서포터즈 E씨는 "1000명 관리도 힘들어 문제가 많았다. 확실한 관리 방안 없이는 5000명 모집해 활동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비효율적인 예산사용, 서포터즈 발목 잡아

비효율적인 서포터즈 운영은 규모뿐 만이 아니었다. 배정된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지출했다는 비판이 있다. 지난 7월 31일 '인천시 재정위기 비상대책 범시민 협의회'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일방적인 조직운영에 대하여 비판했다. 인천시의 재정상태가 어려운 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무적으로 계획을 설정한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지난 4기 서포터즈에 배정된 예산은 총 14억이었다. 하지만 14억 중 집행된 예산은 10억 정도였고 나머지는 다시 인천시에 반납되었다. 예산을 충분히 사용하고 남아 인천시에 반납한 것이 아니었다. 인천 서포터즈 조직운영의 비효율적인 재정운영 때문이었다. 서포터즈들은 충분한 예산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홍보활동 진행에 불편함이 많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4기 서포터즈 D씨는 "서포터즈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토대로 활동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배정된 예산이 적다며 계획한 활동 범위를 줄이고 내용들을 변경하라는 수정을 요구 받았다" 고 밝혔다.

활동 예산 부족으로 결국 실내무도 아시아 경기대회 홍보활동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준비된 3만장의 입장권 중 20%인 6000여장만 팔렸다. 미흡한 홍보로 인해 인천 시민의 큰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또한 같은 결과를 갖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이에 관계자 A씨는 "실내무도 아시아 경기대회 같은 경우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을 위한 테스트 게임이었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천 아시안 게임 같은 경우 현재 인천 시민의 80% 이상이 인지하고 있다. 또한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언급되도록 홍보 중이다" 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시는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청년과 시민으로 서포터즈 분야를 나눠 전담인력을 대폭 늘렸고, 전문 강사를 섭외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한 행사 장소 협조를 구하고 있다.

또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제경기지원관실은 서포터즈의 모범적인 사례로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서포터즈'를 꼽았다. "민간주도로 이루어진 시민조직이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자발적인 서포터즈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던 대회였다"라고 평하며, "이번 아시안 게임도 그런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서포터즈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외국 선수단에게 직접 다가가기 때문이다. 4기까지의 활동 모습을 거울삼아 철저한 준비로 인천 아시안게임 서포터즈가 훌륭히 제 역할을 해내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고지혜, 김민, 김선천, 한수경이 공동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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