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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팥죽 한 그릇... 안 좋은 기억 털어내세요

동짓날, 양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해... 사실상 '새해'

등록|2013.12.21 22:14 수정|2013.12.21 22:15

▲ 삶은 팥에 새알심을 넣어 쑥 동지팥죽이다. ⓒ 조찬현


12월 22일은 1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다. 버금가는 설이라고 해서 동지를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짓날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제격이다. 또한 우리 풍습에 동지팥죽을 먹어야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고 한다. 나이 수만큼 새알심을 넣어먹은 것도 다 그런 연유에서다.

또 한해가 저물어간다. 다들 안녕하지 못한 올 한해는 유난히 어려운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다들 아쉬움이 많았던 한해, 동지팥죽 한 그릇을 놓고 참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중국 주나라, 동짓날을 설날로 삼기도

▲ 찹쌀가루 반죽을 손바닥에서 잘 굴려 만든 새알심이다. ⓒ 조찬현


붉은빛이 액운을 몰아낸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일 년 중, 해가 가장 짧고 음의 기운이 강한 동짓날 귀신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붉은 동지팥죽을 쑤어 담장과 대문, 집안 곳곳에 귀신이 싫어하는 팥죽을 뿌려 귀신을 쫓아내는 풍속을 행해왔던 것이다.

동짓날에 양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한다. 사실상의 새해다. 그래서 중국의 주나라는 11월을 정월로 삼고 동지를 설로 삼았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의 풍속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우리가 팥죽을 즐겨먹는 것은 팥에는 식이섬유인 칼슘, 칼륨, 엽산, 비타민 B1, B2 등의 여러 가지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는 팥에 대해서 "맛이 달고 시며, 성질은 차거나 덥지도 않고 평이하고 독이 없는 성질이다"라고 기록해놨다.

▲ 잡귀와 액을 막아준다는 동지팥죽 한 그릇으로 올 한해 안 좋았던 기억들을 다 떨쳐내자. ⓒ 조찬현


동짓날, 오랜만에 식구들이 한데 어울려 찹쌀가루 반죽을 손바닥에서 잘 굴려 새알심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나저나 이거 나이 수만큼 새알심을 넣다보면 동지팥죽이 곱빼기가 되겠다. 그러고 보니 맛돌이도 이제 제법 많은 세월을 산 모양이다.

밤새 삶아놓은 팥에 새알심을 넣어 쑥 동지팥죽이다. 팥의 달달한 감칠맛과 쫄깃한 새알심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다. 열량이 높은 팥을 듬뿍 넣었으니 겨울철 보양식으로도 아주 그만이다. 잡귀와 액을 막아준다는 동지팥죽 한 그릇으로 올 한해 안 좋았던 기억들을 다 떨쳐내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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