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DJ-노무현 이름 들으면 이 갈려... 대선 개입 아니다?"

[현장] 사이버사령부 수사결과 놓고 국방위 격론... "청와대 매일 보고 받아"

등록|2013.12.23 19:35 수정|2013.12.23 19:37

국방부 "정치개입 인정, 대선개입 아니다"백낙종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국군사이버사령부 대선 댓글 개입 의혹 수사 중간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후보 단일화와 관련된 기사가 올라왔다. 여기에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이 '내가 김대중, 노무현 이름만 들어도 이가 갈리는데 문재인이라니'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글을 단 날짜가 2012년 11월 22일, 대선 후보 단일화 논의가 한참 진행되고 있을 때인데, 이건 대선 개입인가? 아닌가?" - 진성준 민주당 의원

국방부 조사본부의 '사이버사령부 정치글 사건' 중간수사결과를 놓고 여야가 다시 맞붙었다. 23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9일 발표된 국방부 조사본부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부실·축소 수사였다"면서 김관진 국방장관과 백낙종 국방부 조사본부장(육군 소장)을 질타했다.

민주당 "총체적 부실수사"... 새누리당 "정쟁 이용 말아야"

국방위 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구속수사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우리 군을 위해 일벌백계가 필요했다, 총체적 부실수사였고 축소수사였다"며 "특검 수사가 필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 역시 "심리전단장이 모든 책임을 졌는데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이나 옥도경 현 사령관은 아무런 책임이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김재윤 의원은 "상명하복의 군대에서 사이버심리전 단장이 어떻게 상관의 지시 없이 자기 마음대로 댓글을 달도록 할 수 있느냐"면서 "몸통은 놔두고 깃털만 뽑은 수사 결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더 이상 이 사건이 정쟁에 이용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이 문제가 계속 대두되는 게 안타깝다"면서 "조사본부는 빨리 수사를 마무리해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더 이상 이 문제로 국방부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있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성찬 의원도 "언론의 무분별한, 왜곡, 과장, 자의적 판단을 국민이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국방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것을 주문했다.

같은 당 한기호 의원은 "안보에는 여야가 없지만 (야당이) 정쟁에 군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국방부 발표를 믿지 않고 의혹을 부풀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중간 수사결과에 대해 설명하면서 "조직적 선거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사이버사령부의 국가정보원과의 연계설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광진 "청와대, 매일 사이버사 작전 보고 받았다"

한편 국회 국방위 소속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이버사령부의 정치·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현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직접 일일 상황보고를 받고 이 내용을 청와대에도 보고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밝힌 제보 내용에 따르면 연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 산하 사이버심리전단(530단)이 작성한 작전대응 결과 일일동향보고를 매일 새벽 530단 상황실에서 보고받고 수정 과정에도 직접 관여했다. 또 주요 작전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청와대와 국방부 장관 등 일부에게 배부하기도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당시 지시 및 보고라인은 청와대 홍보수석과 국방부 정책실장, 사이버사령관을 통해 이뤄졌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즉 청와대 홍보수석이 국방부 정책실장에게 지시를 내리면 정책실장이 사이버사령관에게 구두 지시를 내리거나 530단에 대한 쪽지·구두 지시를 거쳐 작전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사이버사령부 불법 정치개입에 대해서는 그동안 청와대 개입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보고 라인에 대한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