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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편파적 기사 스크랩, 도 넘었다

[주장] 9월 지적했지만 12월 또다시... 단순 실수라 볼 수 없어

등록|2013.12.27 12:08 수정|2013.12.27 12:08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에서는 의원들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돕기 위해 각 언론사에서 보도했던 교육 관련 기사들을 매일 매일 스크랩하여 이메일로 보내주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서울시교육청은 유불리에 따라 기사를 싣기도 하고, 싣지 않기도 하고 있다. 

이에 교육의원인 필자는 지난 2013년 9월 2일, 시교육청의 편파적인 기사스크랩과 관련하여 실태조사까지 요구하였다. 더 확실하게 공식적인 입장을 받기 위하여 다음날인 9월 3일에는 아예 자료 요구까지 하였다. 

유불리에 따라 기사 싣기도, 싣지 않기도

제248회 임시회 - 제1차 교육위원회 회의록

○김형태 위원 (생략) 또 하나 그다음에 심각한 사태가 지금 교육청 공보실에서 교육뉴스 스크랩을 해서 저희 의원들한테 보내주고 있지요. 시의회에서도 뉴스 스크랩을 해서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언제부터인가 교육청이 유리한 것은 싣고 불리한 것은 싣지 않는 일이 지금 발생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아실 겁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인데 조선일보 관련 기사는 싣고, 또 오마이뉴스나 일부 진보언론기사는 빼고, 문 교육감에게 비판적인 기사는 빼고, 유리한 기사는 올리고, 심지어 본 위원에 관련된 것은 비판적인 것은 싣고 그렇지 않은 것은 또 빼고, 굉장히 중대한 여론조작 시도다 이렇게 보이거든요. 위원장님 실태조사를 한 번 하게 해 주시고요 엄중 경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위원장 최홍이 이 문제는 기획조정실장 가셔서 보고 좀 하세요. 

당시 자료 요구에는 다음과 같이 7월 22일부터 8월 5일까지의 시의회와 교육청의 스크랩을 구체적으로 비교하였다. 약 2주 정도만 비교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에서 스크랩한 기사의 숫자와 교육청에서 스크랩한 기사의 숫자에서 차이가 많았다.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필자인 김형태 의원 신상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청에 유리한 내용만 배포하였고, 문용린 교육감이나 교육청에 불리한 내용은 배포하지 않았다. 과연 기사를 스크랩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8월 1일에는'전국교육자치포럼'은 <'국제중 비리 척결'에 앞장선 김형태 교육의원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였다. 시의회 스크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꽤 많은 언론사가 이 내용을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의 스크랩에서는 이 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교육청 스크랩 단골 언론사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에도 사진과 함께 보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 스크랩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시교육청은 국제중 지정 취소에 대한 기사들은 스크랩하지 않으면서, 8월 2일 '영훈국제중 학부모 침묵 시위' 등의 교육청의 입장과 같은 견해를 가진 기사에 대해서는 스크랩하여 의원들과 시교육청 내부망에 배포하였다.

교육청 스크랩과 시의회 스크랩 비교표7월 22일부터 8월 5일까지의 시의회와 교육청의 스크랩을 구체적으로 비교하였다. 약 2주정도만 비교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에서 스크랩한 기사의 숫자와 교육청에서 스크랩한 기사의 숫자에서 차이가 많았다. 더 자세히 들여도 보면, 김형태 의원 신상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청에 유리한 내용만 배포하였고, 문용린 교육감이나 교육청에 불리한 내용은 배포하지 않았다. ⓒ 김형태


9월 13일, 시교육청은 ▲ 25개사를 대상으로 언론 스크랩을 하고 있고 ▲ 교육청 유·불리에 따라 선별해서 스크랩하지 않고 있으며 ▲ 전문 프로그램의 기사 검색을 통해 스크랩이 이루어지는데, 일부 빠지는 경우도 있다 ▲ 향후, 교육관련 기사 스크랩을 보다 충실하고, 철저하게 하겠다며 공식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교육청의 답변 자료서울시교육청은 유·불리에 따라 선별해서 스크랩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을 하고 있다. ⓒ 김형태


교육청이 스크랩 대상 언론이라고 밝힌 <연합뉴스>와 <파이낸셜뉴스>에서 보도되었던, 당시 가장 큰 이슈 '국제중 지정 취소'에 대한 기사가 빠진 것은 큰 유감이었지만, 앞으로 충실하고 철저하게 스크랩을 하겠다는 시교육청의 답변에 대한 책임을 기대하며 크게 문제화 하지 않고 넘어가려고 했다.  

교육청은 '단순 실수'라고 했지만...

하지만, 지난 3일 <경향신문>에서 보도되었던 '국정원, 서울교육감 재선거에도 개입했다'라는 기사가 사회면 1면으로 보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 스크랩에서 누락되었다.

당시에 다른 보도들 40여 건 정도는 모두 스크랩이 되었다. 그러나 문용린 교육감에게 불리한 기사인 국정원 개입관련 보도만 누락된 것은 누가 봐도 다분히 의도적인 편집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시교육청의 언론기사 스크랩은 의원들뿐만 아니라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장, 교감, 교사, 교육공무원 등 교육가족 상당수가 보는 교육계 소식지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스크랩하여 공정성과 객관성, 중립성을 취해야 하며, 건전한 비판과 지적에 대해서는 반성, 대안마련,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언제부터인가 문용린 교육감에게 유리한 기사만 싣고, 불리한 기사는 싣지 않는 반쪽짜리 스크랩으로 전락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을 여러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또다시 편파적인 스크랩을 강행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경향신문 기사 누락도 기사 검색 과정에서 빠진 실수라고 말한다. 그러나 누가 이것을 실수로 보겠는가? 의도적인 편집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제발, 학생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정정당당한 문용린 교육감과 공보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형태 시민기자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이와 유사한 글을 서울시의회 공보실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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