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씨 로또에라도 당첨시킬까요? 하하"
[2013 특별상②] '기영씨의 생활고' 김부일·이우영 시민기자
<오마이뉴스>는 '2013 특별상' 수상자로 박도 기자와 이우영-김부일 기자를 선정했습니다. '특별상'은 한 해 동안 좋은 기사와 기획 등으로 활약한 시민기자들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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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시상식은 2014년 2월 14일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만원을 드립니다. 이 자리에서는 '2013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2014 2월22일상', '2013 올해의 기사상',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 드립니다. [편집자말]
▲ 기영씨 출연진의 축하 소감. ⓒ 이우영
초등학교 2학년 때 좋아했던 그가 지금 내 앞에 서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추억 속 그가 예상치 못한 모습의 성인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면 조금은 어안이 벙벙하겠죠? 다행히(?) 그때 그 첫사랑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제 맘속에는 어릴 적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검정고무신>의 기영이를 만난 건 고등학생 때였습니다. 배고프고 가난했던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추억으로 담아낸 만화였죠. 감수성이 예민했던 탓일까요. 만화 속 주인공인 기영이가 측은하게 여겨지면서도 귀여웠습니다. 그런 기억을 갖고 <다짜고짜 경제시리즈-기영씨의 생활고>(아래 기영씨의 생활고) 원고를 보게 되었는데, 마치 어른이 되어 변해버린 첫사랑을 만난 느낌이었죠. 그러나 그 느낌도 잠시, 반가움과 익숙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기영씨의 생활고' 연재 보기
기영이, 아니 기영씨가 <오마이뉴스>에 처음 얼굴을 드러낸 건 2012년 12월 6일입니다. 그때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매주 한 번씩 연재되고 있습니다. 만화 작업이 쉽지 않았을 텐데 스토리 작가 김부일 기자와 만화가 이우영 기자는 매주 거르지 않고 만화를 보내주었죠. 두 기자는 기영씨의 입을 통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경제'를 때론 슬프고, 때론 안타깝고, 때론 재밌게 풀어냈습니다. 지난 12월 5일엔 게재했던 내용들을 모아 <다짜고짜 만화경제학>이라는 책으로도 출간했습니다.
두 작가가 합심해서 만들어낸 이 작품은 <오마이뉴스> 지면을 알차게 채워줬음은 물론,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2013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두 기자를 지난 20일과 23일 전화와 이메일로 인터뷰하며 수상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이우영 시민기자(아래 이) :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오마이뉴스> 사랑합니다~."
김부일 시민기자(아래 김) : "처음 소식 들었을 때 얼떨떨하기도 했지만, 잠시 지나고 보니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별로 한 일도 없는 거 같은데."
▲ 김부일 시민기자. ⓒ
그는 그만큼 솔직한 자기표현에 목말라 했던 것 같습니다. 김부일·이우영 기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김 : "저는 수학만화와 경제만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김부일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여 <만화 틴틴 경제>를 만들었고, 경제 만화와 <틴틴 수학만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더불어 간단한 디자인 일과 일러스트 등도 합니다."
이 : "만화가입니다. 저는 1992년 대원출판사 <소년챔프> 신인작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 만화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해 7월 <검정고무신>이라는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해서 이후 2006년까지 십여 년 연재를 하는 동안 애니메이션화 되기도 하였고, 1995년에는 '대한민국 만화대상' 신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는 강화도 시골에 거주하면서 셋째 딸(9개월)을 보살피면서(집사람이 유치원교사 일을 하고 있어서요) 몇 군데서 연재를 하고 있고 학습만화도 그리고 있습니다."
"지인에게 10만인클럽에 가입하라고 했지요"
'시민기자 전국투어' 행사를 강화도에 있는 '오마이스쿨'에서 했기 때문에, 그때 강화도에 살고 있다는 이우영 기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셋째 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되어 참여하지 못했지요. 아쉬움이 컸지만, 다정다감한 아버지임을 느낄 수 있었죠. 그들에게 <오마이뉴스>에 만화를 연재한 계기를 물었습니다.
김 : "전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구호가 맘에 들어 10만인클럽(<오마이뉴스> 후원회)에 가입한 지는 몇 년 됐습니다. 그리고 뭔가 공적인 일에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어요. 전 주로 경제 만화를 했기 때문에 나름 경제 얘기를 잘 풀어 연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경제를 모두가 어려워 하니까! 물론 그렇다고 제가 경제를 잘 안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잊지 않으려고, 기록해두려고 작업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국부론, 자본론, 일반이론, 그밖에 오마이스쿨 강좌 등을 나름 열심히 읽고 들은 걸요! 연재를 시작하고 많은 분들의 반응이 재미있었어요. 처음 연재를 시작하며 몇몇 지인에게 다들 좀 보고,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에도 가입 좀 하라고 했지요. 그런데 꾸준히 보는 사람은 별로 없더군요. 모두가 바쁘니까요. 하지만 좋은 일 하는 거라며 다들 응원하더군요."
이 : "김부일 작가님이 <오마이뉴스>에 관심이 많으셨기 때문에 우리 만화를 연재할 곳을 <오마이뉴스>로 결정했습니다. 아주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주변 분들은 대체적으로 만화가 어렵다, 신경 써서 봐야한다는 등의 반응이라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좀 더 흥미롭게 잘 읽힐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둘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합니다. 김부일·이우영 기자는 같은 학교, 같은 과 동문이라고 합니다. 당시 이우영(91학번) 기자는 만화 분야에서 일찍 등단해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고, 군 제대 후 학교에 들어간 김부일(92학번) 기자는 언론사에 취직했다고 합니다. 그 후 김부일 기자는 경제만화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다가 이우영 기자의 요청으로 '기영씨의 생활고'가 탄생됐다고 하네요.
만화는 <오마이뉴스>에서 귀한 존재입니다. 주로 정치, 경제, 사회 뉴스만 텍스트로 읽히니 가끔 만화로 전달되는 경제 이야기가 신선했죠. '기영씨의 생활고'를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지 물어보았습니다. 또 <오마이뉴스>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뒤늦게마나 보게 된 <오마이뉴스>는 참 신선했습니다"
▲ 이우영 시민기자와 기영씨. ⓒ
주제넘은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 문제는 어느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어린 아들과 아이들을 생각하면 더욱 더!"
이 : "솔직히 말씀드려서 만화연재 전에는 찾아보진 못했습니다. 연재 후에야 즐겨보게 되어서 죄송스럽게 생각되네요. 뒤늦게마나 보게 된 <오마이뉴스>는 참 신선했습니다.
시민기자님들의 생생하게 살아 있는 뉴스들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되었고요. 열심히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1년간 <오마이뉴스>에 '기영씨의 생활고'를 연재한 그들에게 기억에 남는 독자가 누구인지 물어봤습니다.
김 : "글쎄요~ 꾸준히 봐주시고, 수업료라고 꼬박꼬박 독자 원고료를 주시는 분이요! 그래서 더 잘 하려고 애쓰게 돼요. 역시 돈의 힘인가?! 하하!"
이 : "댓글을 달아 관심을 표현해주시는 독자님들이 고맙고 감사합니다."
2014년에는 기영씨가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해집니다. 더불어 두 시민기자의 내년 계획도 궁금하네요.
김 : "먼저 6부는 돈 이야기, 7부는 자본가들이 어떤 식으로 돈을 버는지 등을 다루고, 8부 공황과 외부 불경제(핵 발전소 문제 등) 문제에 이어, 9부에서는 그래서 대책이 뭔지 희망은 있는지 등을 다룰 겁니다. 마지막으로 기영씨는 로또에라도 당첨시킬까요? 하하! 농담이고요. 그냥 근근이 먹고살면서 사람들과 연대를 모색하며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걸로 갈까 해요. 아닐 수도 있지만….
개인 작업은 틴틴 수학만화를 좀 더 재밌게 만들어보려고 애쓸 거고요, 재미난 경제 꽁트 만화도 좀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외에 먹고살 여러 일도 해야지요. 먹고사는 게 만만치 않잖아요?!"
이 : "개인적으로 구상하고 있는(어린이 만화, 웹툰) 만화들을 열심히 작업해볼 생각입니다. 현재는 시간의 제약이 많아서 못하고 있지만 육아도움을 받게 되면 시간이 좀 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거든요. '기영씨의 생활고' 전개는 김부일 작가님의 뜻에 달렸는데요, 너무 비관적인 내용보다는 해결 방안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도 하실 계획이라고 하시니까 잘 풀리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기영이를 로또에 당첨시킨다고요? 정말 재밌는 생각이네요. 농담이라고 하셨는데,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2014년에 로또에 담청된 기영이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에 바라는 점을 물었습니다.
김 : "바라는 점이라면 <오마이뉴스>가 잘 되길 바라는 거!"
이 :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은 이 때에 <오마이뉴스>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초심 잃지 마시고 언론의 참 기능은 이런 것이라는 걸 세상에 보여주시기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마이뉴스>를 사랑하는 시민기자들이 있기에, <오마이뉴스>는 늘 행복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도 모두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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