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2013년 검색어, 노무현이 박근혜를 앞섰다?

사업자 위한 검색광고 관리시스템 보니, 일반 공개 '네이버 트랜드'와 다른 결과

등록|2013.12.30 18:42 수정|2013.12.30 18:45

▲ 김인성씨가 저술한 <두 얼굴의 네이버>표지 ⓒ 에코 포인트

이제 곧 2013년이 저물고 새해가 시작된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사회의 모습이나 주요 흐름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신문 등 언론매체에 자주 오르내린 이슈들이나 SNS의 타임라인 등을 살펴볼 수도 있다. 그리고 검색 키워드의 조회수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

현재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5100만의 인구 가운데 3700만 이상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 중이다. 그들의 평소 궁금증과 관심을 보여주는 것들 가운데 검색을 통한 조회수 만큼 직접적인 것이 또 있을까. 비록 설문조사나 통계자료는 아니지만, 특정 이슈에 대한 검색 횟수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국내 검색엔진의 70% 정도를 점유한다고 알려진 네이버에서 올 한해 주목받은 사회적인 이슈들이 얼마만큼 검색됐는지 알아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네이버 트랜드 연감'은 해당 포털에서 특정 기간 동안 검색된 이슈들을 통해 사회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2009년도를 마지막으로, 연결된 링크를 찾을 수 없는 상태다. 이유가 무엇일까.

<두 얼굴의 네이버 : 네이버는 어떻게 우리를 지배해 왔는가>의 저자 김인성씨에 따르면, 그가 네이버 검색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만화를 그린 후 해당 링크가 삭제됐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2011년, 노무현 대통령에 관련된 이슈들과 기타 야권에 밀접한 내용들이 검색순위 등에서 삭제된 흔적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네이버에서는 '네이버 트랜드'라는 서비스를 통해 특정 기간 동안의 검색추이를 확인하는 정도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정확한 검색 횟수는 알 수가 없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던 중 '네이버 검색광고 관리시스템'을 이용하는 지인의 도움으로 몇 가지 키워드들이 어느 정도로 조회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검색광고란, 네티즌들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했을 때 광고가 함께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기저귀를 검색하면 검색창 아래 수많은 상품 광고들이 정보와 함께 출력되는 식이다. '네이버 검색광고 관리시스템'은 사업주가 원하는 특정한 검색 키워드로 광고를 등록할 때, 어떤 검색어가 인기 있는지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회수를 데이터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민영화처럼 광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검색어들도 조회수를 알 수 있을까. 부분적으로는 가능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학생들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대자보나 민영화 이슈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PC와 모바일 검색 기준으로 '대자보'는 31만 건 이상, '민영화'는 360만 건 이상의 월간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아래 표에 나타난 월간 조회수는 매월 이런 단어가 조회된다는 뜻이 아니며, 보통 2012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의 검색수가 누적된 것이 1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매달 꾸준히 검색되는 단어는 2차적으로 별도의 월별 조회수 데이터가 상세하게 제공되지만 '대자보'와 '민영화'는 그렇지 못했다.

▲ 대자보와 민영화 키워드의 2013년도 월간 조회수 ⓒ 네이버 검색광고 관리시스템


하지만 해당 키워드가 언제부터 중점적으로 검색되기 시작했는지의 검색추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네이버 트랜드'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확인 결과 '대자보'와 '민영화' 키워드는 올해 12월부터 급속도로 검색량이 증가했다는 것이 그래프로 나타났다. 고려대 대자보가 등장하고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나간 직후, 그리고 철도노조의 파업과 더불어 의료 민영화까지 논란을 일으킨 시점과도 일치한다.

반면 '국정원'이나 '대선개입', '안녕들 하십니까'로 검색을 시도할 경우 판매금지 키워드로 나타나며 조회되지 않았다. '국정원' 같은 단어야 광고와는 관련이 없으니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키워드가 검색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 최근 개봉한 영화 <변호인>의 흥행 덕분인지 올 한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색수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를 쓰고 있는 현재 노무현으로 검색된 조회수는 97만 건 이상으로, 전날 저녁 확인했을 때보다 3만 여건이 증가한 상태다. 이는 박근혜로 검색된 67만여 건 보다도 훨씬 높은 조회수다.

하지만 해당 키워드의 월별 조회수를 확인해 보면 이와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났으며, 현재 공개되고 있는 '네이버 트랜드' 역시 박근혜의 검색수가 노무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어떤 정보가 맞는 것인지 의아한 부분이다.

▲ 네이버 검색광고 관리시스템을 통해 알아본 대통령 조회수. 노무현에 대한 조회수가 박근혜, 이명박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 네이버 검색광고 관리시스템


과거 검색결과 조작 논란이 있긴 했으나, 한 해 동안 검색 흐름을 편리하게 보여주던 기존의 '네이버 트랜드 연감' 이 다시 서비스 된다면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을까?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