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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법' 국회 처리... 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 안돼

한전 '10명중 8명 개별지원금 신청' ... 1월 4일, '공사 저지 신년회'

등록|2013.12.30 17:19 수정|2013.12.30 17:19
밀양 송전탑 갈등이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 10명 중 8명의 세대별 개별지원금 신청이 있었고 5곳의 철탑 조립을 완료했다"면서 공사를 계속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공사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음독자살했던 고 유한숙(74) 할아버지의 유족들은 장례를 연기한 채 시민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송주법' 통과

▲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경과지 주민 71% 세대별 개별지원금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없고 기준 없는 개별보상지급으로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 윤성효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의 재산보상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송·변전설비주변지역의보상및지원에관한법률'(송주법, 일명 '밀양송전탑지원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박영선 의원)에서 통과됐다.

30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는 전체 회의를 열어 '송주법'을 상정해 가결했다. 이 법률 개정안은 송전탑 건설예정지의 재산 보상 범위 확대와 마을지원금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전과 송전탑 찬성 주민들은 이 법률개정을 요구해 왔지만,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반대해 왔다.

이 법률개정안은 해당 상임위인 국회 산업통상자위원회에서도 논란 끝에 통과되었고, 법제사법위에서도 두 차례 논란이 되다가 처리가 미루어졌다. 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이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이 내용에 반대 입장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세대별 10명 중 8명은 개별지원금 신청"

한전은 밀양 송전선로 경과지 세대별 주민 10명 중 8명이 개별지원금 신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30일 한전은 "송전선로 경과지의 지역특별지원비 세대별 지원금 지급대상자 2196세대 중 약 80%인 1739세대로부터 개별지원금 지급을 위한 계좌이체 약정서가 제출되었다"고 밝혔다.

한전은 12월 31일까지 세대별 개별지원금 신청을 하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한전은 "이날까지 세대별 지원금을 요청하면 한전에서 직접 지급하기로 했다"며 "요청기한 이후에는 마을공동사업비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개별보상지급은 법적 근거가 없고 기준도 없어 마을공동체를 파괴하고, 개별보상금 회수 압박으로 공기업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며 지난 27일 감사원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지난 10월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던 한전은 30일 현재 22곳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현재까지 5곳에서 철탑 조립을 마무리 지었으며, 5곳에서는 기초공사를 완료했다.

한전은 밀양 4개면에 총 52기의 철탑을 세울 예정이다. 한전은 "앞으로 공사 개소를 더욱 확대하고, 공사 속도 또한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해 1월 4일, '송전탑 공사 저지 신년회'

송전탑 반대 투쟁도 계속된다.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는 새해 1월 4일 밀양에서 '밀양 송전탑 공사 저지 신년회'를 연다. 각 지역,부문별 대표자와 집행책임자 등이 밀양에 모여 신년인사를 하면서 송전탑 저지 투쟁의 결의를 모으기로 한 것이다.

전국대책회의는 "2차 밀양희망버스를 포함한 앞으로 전국적인 연대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피우는 새해를 맞이하며 밀양 주민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은 신년회식을 하고, 이날 오후 2시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인도에 있는 고 유한숙 할아버지 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계획이다. 이어 이날 저녁 영남루 계단 앞에서는 추모문화제를 연다.

2차 밀양 희망버스는 새해 1월 25~26일 사이 1박2일 일정으로 열린다. 송전탑 반대 농성에 참여했다가 음독자살했던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49재는 새해 1월 23일이다.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는 "송전탑공사를 중단하고, 정부와 한전은 고 유한숙 어르신께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평밭마을, 위양리, 여수마을, 동화전마을 등 10여곳에서 농성 등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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