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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홍문종 "지방선거 '룰' 아직 결정 안해"

'몸값발언' 논란도 와전됐다고 진화... "지방선거 이기려면 무슨 노력이라도 해야"

등록|2014.01.06 17:40 수정|2014.01.06 17:40

▲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전날 언급한 시의원과 구의원의 통합 등 지방선거 제도 개선안과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해명하고 있다. ⓒ 남소연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특별·광역시 기초의회(구의회) 폐지방안 등 당의 지자체 제도 개선안에 대해 6일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당내 반발 여론을 진화하기 위한 '입장 번복'이었다.

그는 전날(5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의회 폐지 문제는 현재 당론으로 모아지고 있다"면서 "(군 단위 기초의회 유지시) 중대선거구 문제 때문에 만들어지는 민심왜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선거구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정개특위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했는데 이구동성으로 정당공천제 폐지는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공천제를 폐기만 하면 새 정치가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관련 기사: "개헌특위 등 구성하자" vs. "지방선거 '룰' 근본 검토")

이것이 시작이었다. 홍 사무총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광역·기초단체장 연임 횟수 축소, 광역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등을 골자로 한 당 당헌당규개정특위 '방침'까지 세세히 공개됐다.

당장 당내 반발 여론이 거세게 불었다. 의원총회 등 공식 여론수렴 절차도 밟지 않은 상황에서 '지자체 제도 개선안'을 공식화 시킨다는 반발이었다. 유수택 최고위원은 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으로서 (기초선거) 공천제를 반대한다"면서 제동을 걸었다. 이 때문에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자체 제도 개선안'을 보고만 받고 추가 논의는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홍 사무총장은 "일부 언론에 의하면 아직 당내 여론수렴 과정에 있는데도 어떤 특정사안에 대해 당이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며 "오늘(6일) 아침에 최고위원, 중진의원들이 전화도 주시고 해서, 새누리당은 아직 지방선거 관해서 (기초선거) 공천제를 비롯해 어떤 것도 결정된 것 없다는 말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총을 거치고 최고위를 거쳐야만 정식 당론으로 채택되는 것이고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당론을 갖고 야당과 협상을 마쳐야 '국회안'으로 결정되는 것이라 (지자체 제도 개선안은) 갈 길이 멀다"면서 "확실히 결정된 (지자체 제도 개선)안은 없다는 말을 꼭 드려야 할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시간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홍 사무총장은 '여론수렴 소요시간'에 대한 질문에 "새누리당 안에서도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 있기 때문에 하나로 만드는 데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잘 모르겠다"면서 "빨리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1월 말까지 90% 정도는 우리 당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몸값 발언 와전됐지만... 지방선거에서 당내 자원 총동원해야"

이와 함께 논란을 부른 '몸값' 발언에 대해서도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한 오찬 간담회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서울시장 불출마와 관련, "자기 몸값을 올리려는 것으로 본다"면서 "차기 대권을 도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려면 서울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사무총장은 공식 기자간담회에서도 정몽준 의원(서울시장 후보)과 남경필 의원(경기지사 후보)을 후보군으로 꼽은 바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불출마에 따른 당내 경기지사 경선 구도에 대해서도 당내 계파 갈등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그는 "김 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김 지사가 당으로 돌아왔을 때 갈등이 생길 것 같은 사람은 지방선거에 나가라고 할 테고, 자기 세력 확장에 도움된다 싶으면 돌아오라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황우여 당대표 인천시장 차출설에 대해서도 "이기는 선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당 분위기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언은 해당 당사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정몽준 의원은 이날 오후 시민사회단체 합동신년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방선거에 (나가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너무 말씀을 가볍게 하신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사무총장은 자신의 '몸값 발언'을 와전된 것이라면서 발을 뺐다. 그러나 그는 "당원들은 이인제 의원이나 이완구 의원도 나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제가 보기에는 이번 선거가 어렵다, 매스컴의 여론조사를 봐도 쉽게 이길 수 있는 지역이 없어서 당내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다시금 '중진 차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이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할 것인가"란 질문에도 "설(연휴기간)이 분수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설이 지나면 전반적인 당의 위치,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나올 것이다, 그러면 그 분들도 적극적으로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득작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인가"는 질문에는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해서 무슨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는 의미다"고 재차 답했다. "전날 거론한 황우여, 남경필, 정몽준 의원을 뜻하는 것인가"란 재질문에는 "어떤 분들 이름을 거론해서 (출마)해야 한다기 보다는 경쟁력 있는 당의 분들을 다 모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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