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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상담은 인생 상담이에요!

여수시 보건소 금연상담실을 찾아서

등록|2014.01.07 15:29 수정|2014.01.07 15:29

▲ 여수시 보건소 금연상담실 모습. 가운데 가운을 입고 있는 상담사가 조국진 상담사다. 아내가 급박한 상황에 처했는데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고 도움을 준 고마운 분이다. ⓒ 오문수


"담배요? 친구라니까요 친구. 안 피면 내가 미치니까. 돌아버리니까 피웁니다. 안 피우면 내가 죽을 것 같아요. 3일, 때로는 5일간 안 피운적도 있어요. 저는 용접을 합니다. 직장에서는 일에 몰두하거나 동료가 있어 참을 수 있지만 집에 돌아가면 담배를 피우게 돼요. 외로워서!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하늘나라로 가버렸어요. 그 사람 생각이 나면 담배를 피워요."

금연클리닉을 찾은 어느 상담자가 여수시 보건소 금연상담실 김은실 상담사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며느리가 자신과 함께 사는 걸 싫어해 혼자 살고 있다는 김아무개(56세)씨는 술과 담배로 얼굴이 검게 변했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금연상담실을 찾은 이유를 묻자 "백해무익하잖아요. 하지만 담배가 옆에 있으면 저절로 손이 가요"라고 말하는 김씨의 말을 들으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2010년 8월부터 2년 동안 담배를 끊었던 김씨는 아내로부터 "당신 참 기특하다. 어떻게 그렇게 좋아하는 담배를 끊을 수 있느냐?"는 칭찬을 들었었다. 2년간 금연에 성공하고 나니 "가래도 안 나오고 냄새도 안 나서 좋았다"는 그는 "어찌됐든 지나간 것은 지나간 일이니까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겠다"고 상담실을 찾아왔다. 듣고 있던 김은실 상담사가 말을 거든다

"예!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참는 것입니다."

▲ 김은실 금연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김씨. 앞에는 흡연으로 인해 망가진 폐와 이빨 사진이 보인다. ⓒ 오문수


"안 피우려고 하지만 외롭고 답답할 때 담배를 찾죠.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24시간 술과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어요."

아픈 곳을 건드리고 싶지 않아 듣기만 했지만 부인을 잃은 아픔을 잊기 위해 담배를 다시 시작한 게 분명하다.

담배 폐해가 얼마나 되는 지 알아보기 위해 측정기를 이용해 일산화탄소량을 측정하던 김은실 상담사가 측정기 눈금 보는 법을 설명해줬다. 측정기는 최저 0부터 최고 20까지 눈금이 표시되어있다. 담배를 하루에 반 갑 피우면 7~10, 한 갑이면 11~15, 한 갑반이나 두 갑이면 16~20, 두 갑 이상이면 20이상이다. 11이상이면 빨간불이 켜져 위험하다는 의미다.

곁에 있던 조국진 상담사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작년(2013년) 금연상담소를 찾은 여수시민은 2900명(연인원)으로 19세 이상 성인의 24.5%가 흡연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까지 포함한 여수시 흡연인구 중 남자는 46.5%, 여자는 2.3%이다. 성인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남편과 사별한 충격을 잊기 위해서가 대부분이라는 전언이다.

금연클리닉에서는 혈압, 체중, 호기일산화탄소, 니코틴의존도 측정과 금연일을 정해 상담과 금연보조제를 지급하고 6개월 정도 추후 관리한다. 본인의 의지가 강한 성인의 금연 성공률은 약 30%이지만 고등학생의 경우는 약 12~13%에 불과하다.

금연상담실에서 제공하는 금연보조제(패치)를 붙인 후에도 흡연 욕구가 생기면 물, 껌, 사탕, 과자 등을 들면 좋다. 금연기간에 금단현상이 발생하면 물과 과일이나 채소를 들면 도움에 된다. 여기서 금연이 주는 이득을 살펴보자.

▲ 담배에 의해 체내에 축적된 일산화탄량을 보여주는 도표와 병에 담겨진 타르의 모습 ⓒ 오문수


▲금연 20분 –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회복 ▲금연 8시간 – 일산화탄소량이 정상으로 회복 ▲금연 2~3주 – 폐기능의 30%이상이 복구 ▲금연 6개월~1년  - 비흡연자에게 3차 흡연을 주지 않음 ▲금연 3~5년 – 암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감소 ▲금연 10년 이상 – 담배를 한번도 피우지 않는 사람과 비슷해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2010년)에 의하면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10조에 달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금연에 동참하자. 본인과 건강한 사회를 위해…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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