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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일방적 개별보상금 입금, 반환하겠다"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 내용증명 보내 ... 한전, 81% 보상 약정

등록|2014.01.09 14:26 수정|2014.01.09 14:27
밀양 송전탑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과지 주민이 "한국전력공사(한전)에서 일방적으로 개별보상금을 입금시켰다"며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9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밀양 상동면 옥산리에 사는 문아무개씨는 이날 한전에 "일방적으로 입금된 개별보상금을 반환하고자 한다"는 내용으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한전은 지난해 말 문씨한테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선선로' 경과지 주민 개별보상금으로 170만원을 은행 계좌로 입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송전선로 121~122번 철탑과 직선거리로 100~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 정문 앞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 윤성효


문씨는 지난해 11월말경 한전 직원한테 '계좌이체 약정서'에 서명을 해주기는 했지만, "약정서 부기사항에 대해 읽어보려고 했지만, 한전 직원이 '그건 읽어볼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문씨는 내용증명에서 "지난해 11월 중순경 한전 직원으로부터 느닷없이 전화가 왔고, 보상금이 나오는데 주소가 해당 경과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40%를 적용해 보상 지급이 된다며 통보를 하였다"며 "1주일 뒤 다시 같은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만나자고 해서 상동면사무소 앞에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는 당시 한전 직원으로부터 '주소지가 이곳으로 되어 있지 않고, 마을 전체에 1억2000만원이 나왔는데, 91가구로 나누다보면 190만원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다"며 "보상의 성격과 내용에 대한 부분을 자세히 밝히지 않고 계좌이체약정서에 사인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좌이체약정서에 부기된 사항이 잇었는데, 그것을 읽으려 하니 '그건 읽어볼 필요가 없다. 계좌번호를 달라'고 채근했다"며 "저는 국가유공자로 연금이 나오는데, 은행에서 통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전 이름으로 170만원이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문씨는 "이 돈을 주려고 그렇게 만나자 하고, 약정서에 사인을 하라고 했나 싶어서 화가 났다"며 "밤마다 발파하고 낮에는 헬기가 날고, 공포감 때문에 살수가 없다. 170만원 보상금을 받게 되면, 공사에 반대하는 행위도, 이후 발생할 재산과 건강상 손해에 대한 이의제기를 한전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고 밝혔다.

한전이 경과지 주민들로부터 받았던 '계좌이체 약정서'에 보면 "송전선로 공사에 대해 일체 방해하지 않겠다"거나 "지원금을 계좌입금한 이후에 발생하는 손해에 대하여 당사는 일체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한전은 약정서에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그 손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지 적시하지 않고 있다"며 "한전은 이 조항을 향후 발생할 여러 사항에 폭넓게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지난해 말 감사원에 개별보상금 지급과 관련해 주민감사를 청구했던 적이 있다.

문아무개씨의 내용증명 주장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아직 받은 내용증명은 없고, 문씨가 보상금 수령 대상자에 들어갔는지 여부는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전, 송전탑 공사 2곳 확대해 절반 진행

한편 한전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특별지원비 세대별 지원금 지급대상자 2200세대 중 81%인 1783세대로부터 개별지원금 지급을 위한 계좌이체 약정서가 제출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2일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던 한전은 최근 들어 공사를 확대하고 있다. 9일 한전은 2곳을 추가해 26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추가 공사 현장은 밀양 단장면 범도리 94번, 산외면 희곡리 106번 철탑 현장이다.

한전은 밀양 4개면에 총 52개의 철탑을 세우 예정인데, 현재 절반인 26곳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6곳은 철탑 조립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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