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건설기계지부, 단위노조 첫 공직선거 후보 선출
장현수 사무국장 85% 찬성률로 울산광역의원 후보 선출
▲ 울산건설기계지부가 지난 2009년 11월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건설현장 부조리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현수막 시위를 하고 있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지난 8일~9일 단위노조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공직선거 후보 선출을 했다 ⓒ 박석철
지난 2009년 6월, 공사비를 부풀려 거액을 착복한 건설업체 현장 소장 등이 구속되더니 3개월 뒤인 9월 30일에는 이렇게 부풀린 비자금으로 수억원의 뇌물을 받아 중지된 공사를 재개토록 한 혐의로 전 울산시의회 의장이 구속된 후 실형을 살았다.
지방의회 최고 수장을 지냈던 정치인이 비리로 구속되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줬지만 이같은 건설현장의 폭로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급기야 2012년 10월 19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의 울산시 국정감사에서는 울산산업단지에 특정기업의 특혜로 폐기물이 불법매립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트럭에 산업단지 흙을 울산시청으로 싣고 오기도 했다.
울산의 공사현장에서 숨겨진 각종 부조리가 드러나는 데는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의 제보가 있었다. 레미콘 덤프트럭 등 5대 기종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자신이 일하는 공사현장에서 보고 듣고 행한 일들을 제보해 온 것이 그 바탕이다.
특히 울산건설기계지부의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장은 각종 제보를 종합해 언론에 공개하는가 하면 건설현장의 구조적 모순을 폭로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기업체는 물론 정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이같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이제 지방의회에 진출해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는데 직접 뛰어들기로 하고 6월 지방선거 광역의원 후보를 자체 선출했다.
울산건설기계지부가 지난 8일~9일 전체조합원 ARS전화응답설문투표(여론조사기관 RND의뢰)로 6.4지방선거 통합진보당 삼산·야음·장생포동 광역시의원후보 선출 전화응답투표를 한 결과 전체 조합원중 전화번호오류자를 제외한 817명의 조합원 중 69%가 응답에 응했고 그중 88%가 장현수 사무국장의 후보에 찬성했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10일 "예상 외의 높은 응답률과 찬성율에 조합원들이 매우 고무되어 있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단위노조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공직후보선출 선거를 진행한 것도 새롭지만 노동자 진보정치의 희망을 발견했다는 주변의 평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과 울산건설기계노조에 따르면 900여 명의 조합원 중 통합진보당 당원은 120여 명이다. 이번에 선출된 울산건설기계지부 후보는 2월 중 통합진보당 울산시당 당원선출절차에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지역구와 관련해서는 통합진보당과 사전 협의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건설기계직장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원들이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노동자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설현장의 대표후보로서, 비정규직 특수고용직노동자들의 대표후보로서 노동자 후보로서의 대표성을 갖추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박근혜 정부의 민영화와 노동운동탄압을 저지하는 투쟁의 전면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부분에서 여러 가지 정책적 과제들을 준비한 것도 상당하다"며 "이후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울산시민들에게도 적극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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