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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장터가 좋아 전국 최고의 멸치잡이 섬 동거차도(東巨次島)

[한국의 섬 22] 거센 물결, 반드시 거쳐가야해 '거차도'

등록|2014.01.11 19:53 수정|2014.01.11 19:53

1구 동육 마을 멸치잡이 배가 멸치를 잡으려 나가고 있다. ⓒ 이재언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동거차도는 오지의 섬이다. 동거차도는 넓이 2.23㎢에 해안선 길이는 12km에 이른다. 생활권인 목포와는 68km 떨어진 지점에 자리잡고 있으며 파도가 험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섬 이름은 백제시대에 제주도를 왕래하면서 이 섬을 경유하게 되어 거차도라 하였다고 한다. 또 물결이 거칠어 '거친 곳의 섬'이란 뜻으로 거차도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사실은 물살이 거친 곳이다.  우리나라 해상교통의 요지로 이곳 해상을 지나는 선박들이 거쳐가는 곳이다. 동쪽에 있어 동거차도, 서쪽에 있다 하여 서거차도라고 부른다. 과거 일본 승려 엔닌의 일기에 구초도(丘草島)란 기록이 나온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거추리도(巨趨里島)'라고 했다. 해안에 갈매기떼가 끊이지 않아 조류 연구가들의 연구지이기도 한 동거차도에 처음 들어온 시기는 1600년대로 초에는 순창 김씨 김순동이, 중엽에는 영암에서 김해 김씨 김봉랑이, 말엽에는 관매도에 정착한 함재춘의 후손들이 이주하였다고 한다.

선착장은 아주 깊숙한 만 안에 형성되어있다. 천혜의 피항지로 손색이 없는 선착장이라고 할 수 있다. 선착장 입구 쪽에 오른쪽에 방파제가 있고 그곳에 방파제와 연결되는 도로로 나무로 된 데크시설을 해두었다.  동거차도는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행정마을인 동륙리와 동막리로 나누어졌는데 동쪽인 이곳은 동육리이고 서쪽 마을은 동막으로 두 개의 마을로 이루어진 섬이다.

선착장에서 바깥 방파제까지 이어지는 제법 긴 거리의 데크시설. 이 시설이 없으면 방파제까지 가는 데는 위험한 코스다. 방파제로 가는 별다른 길이 없어 바로 급경사의 바위 위를 걸어야 한다.

동육마을 멸치 육지로 내리기 작업잡아온 멸치를 바지로 내려 다시 모노레일로 옮겨 싣는다. ⓒ 이재언


마을 입구에서 동북쪽으로 난 해안길에는 반대편과는 달리 창고 같은 시설물이 많다. 특히 도로 상에는 철길 비슷한 시설물이 있다. 그 시설은 바로 바다로 이어진다. 일종의 모노레일이다. 바다에서 멸치를 많이 잡아 싣고 와서 프라스틱 바구니에 담아 수레에 싣고 이 모노레일을 이용하여 물량장에 있는 공장까지 운반하여 그 멸치를 삶는다.

동거차도의 주 어종은 멸치가 특산물이며 즉석에서 삶고 가공하여 햇볕에 말린 멸치가 좋은 품질로 유명하다. 동거차도 주변은 어류 자원이 풍부하여 한 겨울을 제외하고는 많은 양의 멸치를 비롯한 각종 물고기를 잡는 곳이다. 동거차도의 멸치와 멸치 액젓은 좋은 품질로 유명하다. 멸치가 나는 한여름에는 얼마나 바쁜지 눈코뜰 사이없이 일을 한다 항상 일군이 부족하여 목포에서 일군을 조달하지만 부족한 실정이다. 동거차도에서 가장 볼거리이며 관광 상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활발한 어업 활동의 현장이었다. 멸치 이외에 주민 대부분이 주낙질과 돌미역, 톳 채취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근해에서는 갈치·멸치·고등어·도미·방어·붕장어·전어 등이 잡히며,  이 섬은 크고 무인도가 많아 '갱번에서 해마다 해조류를 공동으로 채취하는 마을 공동행사가 있다. 자연산 해조류를 공동채취하고 공동건조하여 판매대금을 공동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동육 마을에서 육지로 멸치 옮기기 물이 빠져서 모노레일로 멸치를 옮긴다. ⓒ 이재언


동거차도는 서거차도보다 면적은 75ha 가량 더 크지만, 논 5ha, 밭 24ha 가량 되는 서거차도에 비해서 논이 한 뼘도 없고 밭만 19ha 있을 뿐이다. 그리고 배를 대는 선석도 나빠서 크기로는 동생격인 서거차에 눌려 살았고 먹고 살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서거차도 보다 경제력이 월등한 섬이 되었다. 이곳의 낭장망어업은 주변의 어장터가 좋아 1937년 전국 최고의 어획고를 올린 곳으로 옛날에는 이곳에 어획물이 풍부해 파시가 섰다고 한다.
 

동육 마을 멸치 삶기방금 잡아온 멸치를 삶고 있는 주민 ⓒ 이재언


동육 마을 입구 쪽. 마을은 방사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쉼터가 있다. 여기서 동막마을 가는 길은 선착장 한 쪽 마을 입구에 길이 나 있다. 시멘트포장도로다. 오르막으로 북쪽으로 이어지다가 서쪽으로 꺾인다. 고개 너머 북풍받이 서쪽 동네를 서거차도와 같이 막구미라 불렀으나 서거차 막구미와 구별하기 위해 이곳 막구미는 동거차 막구미인 '동막(東幕)'이라고 불렀다.

마찬가지로 동쪽 갯동네는 '육굴'이라 했다가 동육(東陸)이 되고 동막에 독립 이장을 두면서 동육은 1구가 되고 동막은 2구가 되었다. 최고높이는 동두산(138m)이며,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다.  동막은 동육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마을이 집중되어 있어 여느 섬마을과는 달리 마을과 밭이 구별된다. 밭도 10ha에 불과하다. 그런 만큼 골목길도 아주 단순하다.

이곳에는 어선 9척이 있어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그러나 앞바다 풍경은 좋은 편이다. 몇 개의 무인도에다 해가 지는 석양까지. 멀리 죽도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의 모습이 일품이다.

동육 마을 앞 해변가 u자식으로 된 천혜의 자연 포구 ⓒ 이재언


이곳은 반원형의 선착장을 갖고 있다. 바깥쪽 방파제에 배들이 집중적으로 정박해있다. 그것도 나란히. 파도의 영향인지 방파제 밖은 삼발이로 가득하다. 별도의 물양장이라고 할 것은 없고 마을 아래쪽 호안을 낀 도로 자체가 제법 넓은 곳이다. 그것에서 그물 정리 등의 작업을 한다. 더러 그물을 널어놓아 도로를 막기도 한다.

선착장 안에는 밧줄에 묶인 채 시멘트닻이 몇 개 드러나 있다. 이곳은 동육에 비해 그다지 갯벌이 없다. 그만큼 물이 많이 빠지지 않았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해안도로와 수면과의 차는 50m도 채 안될 것 같다.

동막마을 난장망 그물을 손보고 있는 주민 ⓒ 이재언


동거차도에는 동육리에 35가구 112명, 동막리에 32가구 70명 정도로 모두 87가구에 182명이 살고 있다. 77년에는 동육이 98가구 491명 동막이 50가구 259명 등 모두 760명에 이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온통 돌담으로 이루어진 마을 담벼락. 골목은 그리 길지 않고 또 대부분이 끊긴다. 동육마을로 가는 오르막 끝에는 시멘트 포장길인데 이 도로를 타고 계속 가면 대형 저수지가 있다. 이곳이 안부지점으로 정수장이 있다. 이 아래에서 동막마을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섬치고는 꽤 높은 산이 있는데도 바위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비가 내리면 스며들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가버린다. 현재 식수는 이틀에 한 번씩 배급해주고 생활용수는 빗물을 받아 사용한다.  동거차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내 섬들은 바위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 고질적인 물부족에 시달린다.

동거차도는 섬치고는 꽤 높은 산이 있는데도 바위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비가 내리면 땅에 스며들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가버린다. 이러한 이유로 집집마다 대형 물탱크를 구비하여 빗물을 받아서 물을 비축해두었다가 갈수기에 비축한 물을 사용하게 된다. 현재 정수장에서 식수를 이틀에 한 번씩 배급해주고 생활용수는 빗물을 받아 사용한다. 정수장을 지나면 내리막길. 오른쪽에 샛길이 있는데 도로가 포장되기 전에 마을사람들이 다니던 옛길이다.

2구 동막마을 멸치를 잡아와 내리고 있다. ⓒ 이재언


전국 최고의 느림보 여객선 풍부한 물산과는 달리 교통은 최악의 오지이다. 목포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하는 정부 명령항로인 여객선 신해6호가 무려 7시간이나 걸려 종착지 바로 전 32번째로 들리는 곳이 동거차도이다. 주민 대부분은 동거차도와 목포 두 곳에 생활권을 두고 양쪽을 오가며 살고 있는 것이다. 동거차도에는 동육 마을과 동막 마을이 있다. 몇 년전에 두 마을 사이에 포장도로가 생겨서 두 마을간 왕래가 편리해졌다.

동막마을 관광객과 주민 바닷가에서 미역말리는 모습 ⓒ 이재언


아름다운 병풍도

거차도는 천혜의 낚시터인 병풍도와 북섬이 속한 섬이기도 하다. 그래서 병풍도에 대해 빠질 수 없는 섬이기도 하다. 인간의 간섭이 적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환경부로부터 '특정도서'로 지정되어 정부의 관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동거차도 마을의 공동소유로 되어있었으나 지금은 외지인에게 팔렸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는 조도면 병풍도는 진도군 내의 섬에서 최서남단의 섬으로 면적은 0.3㎢, 섬 둘레는 1.60km이다. 하조도에서 쾌속선으로 한 시간 이상을 가야 한다. 인근 사방 7km 이내에는 유인도가 없다. 남북으로 길게 이름 그대로 병풍처럼 생긴 섬으로 중간부분은 허리가 잘록한 형상이다. 섬의 모든 지역이 암석으로 노출되어 있다(기암괴석이 많다). 해안선도 암석으로 단애를 이루고 있다. 이 해식애의 단면에는 바람으로 풍화된 동굴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또 그 아래 만조선에는 바닷물로 깎여진 해식동굴도 발달하였다.

문화재로 지정된 동거차도 구상페페라이트

한편, 동거차도의 동남쪽 끝에 위치한 지점에 문화재로 지정된 '진도 동거차도 구상페페라이트(silicic globular peperite)'라는 암석이 있다. 배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암석이다. 마치 성곽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고 동굴처럼 보이는 곳도 있다. 축소된 고대도시의 폐허처럼 보이기도 한다. 곳곳에는 바닷물인지 빗물인지 고여 있는 모습도 보인다. 예전에 이곳에 빨래를 하러 왔다고 한다. 곳곳에 산길이 있어 동막마을이나 동육마을 어디서든 이곳으로 접근하기 수월하다.

참고로 문화재(천연기념물 제505호)로 지정된 암석은 지각을 뚫고 여러 갈래의 암맥 형태로 상승하던 마그마가 지표 가까이 쌓여있던 화산재와 혼합하여 만들어진 페페라이트(peperite)로 구성되어 있다. 페페라이트는 퇴적작용과 화성활동(특히 마그마의 관입이나 용암의 유출)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에 종종 만들어져 과거 지질작용의 성격과 시기의 해석에 큰 도움을 주는 암석이다. 동거차도의 구상 페페라이트는 페페라이트로서의 일반적인 중요성은 물론 규질 페페라이트의 형성과정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 동거차도 개요
동거차도는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에 딸린 섬으로 면적 2.91㎢, 해안선 길이 12㎞, 인구는 182명이다. 진도에서 남서쪽으로 14.5㎞ 지점에 있다.

지명유래
  백제시대에 제주도를 왕래하면서 이 섬을 경유하게 되어 거차도라 하였다고 한다. 동쪽에 있어 동거차도, 서쪽에 있다 하여 서거차도라고 부른다. 또 물결이 거칠어 '거친 곳의 섬'이란 뜻으로 거차도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 동거차도 가는 길
목포에서 8시 출발 6시간 소요, 진도팽목에서 9시 40분 출항, 3시간 20분 소요
덧붙이는 글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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