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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대자보, 책으로 엮는다

웹으로 책으로 파일로...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되는 '안녕들' 대자보

등록|2014.01.14 13:26 수정|2014.01.14 13:26
지난해 말 뜨거운 이슈가 됐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모여 오는 2월 중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단행본 '안녕들하십니까(가칭)'의 판매수익금은 투쟁사업장 등 동행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지난해 12월 10일 '안녕들' 대자보를 처음으로 작성해 붙인 주현우(27)씨는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자보를 웹으로 아카이빙(데이터 보관)하는 동시에 책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자보를 단순한 흐름이 아닌 '기록'으로 남기는 것과 접근성을 높여 보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는 것, 이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출판 취지를 설명했다.

주씨는 "페이스북 같은 경우 (전국에 붙은) 대자보를 모아서 보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도서산간 지역이나 인터넷을 하지 않는 나이 드신 분들에게도 책이 전통적인 매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며 "저작권 등 법률적 문제 때문에 날짜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빨리 출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단행본에서는 외부 필진의 글은 최대한 배제하고 대자보 작성자들의 소회 등이 실릴 예정이다. <안녕들하십니까> 출판팀 김영규(28)씨는 "현재 이메일로 들어온 대자보만 약 80장 정도로 점점 더 속도가 붙고 있다"며 "제주도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또 미국 캘리포니아 등 심지어 해외에서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 첫 대자보를 작성했던 주현우씨 등 '안녕들하십니까'는 오는 17일까지 전국 '안녕들' 대자보를 받아 오는 2월 중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책 출판 수익금 전액은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갈 예정"

주씨는 전날인 13일 오후 '안녕들'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는 여기서 "기억은 찰나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각각의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안녕하지 못했는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첫 손글씨 대자보가 붙은 이후 최소 800여 개 이상의 대자보가 부착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출판팀 관계자도 "대학생·노동자·성노동자 등 다양한 분들께서 자신이 왜 안녕하지 못했는지 이유가 실린 대자보를 보내주셨다"며 "저희의 기본방침은 내용 제한 없이 이런 대자보를 최대한 많이 싣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판은 약 2000권을 인쇄할 예정이다.

이들은 웹 아카이빙과 책 출판 외에도 대자보를 피디에프(PDF) 파일로 남기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행본이 나올 시 책에서 나온 수익금 전액은 밀양 투쟁사업장 등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동행기금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대자보를 책에 싣고 싶은 사람은 본인이 쓴 대자보 전문과 저작권 이양 동의서를 작성, 오는 17일까지 '안녕들하십니까' 출판팀으로 보내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10일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에 고려대 경영학과 학생 주현우씨가 "모두 안녕들하십니까"라 묻는 손글씨 대자보가 붙은 뒤, 대학가 등 전국에서 이에 응답하는 대자보가 붙어 화제가 됐다(관련기사:"안녕하냐 물었을 뿐인데... 정보과 형사들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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