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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화 사회, 적절한 노인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

여수시니어클럽을 찾아서... "밝아진 노인 표정 보며 보람 느껴"

등록|2014.01.16 17:03 수정|2014.01.16 17:03

▲ 대한노인회 여수시지회 건물 앞에 60세 이상 일자리가 필요한 건강한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해 드립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보인다. ⓒ 오문수


2018년에는 대한민국 인구 중 14%가, 2040년에는 32.3%가 65세에 도달해 대한민국 인구의 3분의1이 65세가 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고령화 사회다. 고령화 사회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

방금 퇴직한 노인들은 일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한데도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일할 수 없다는 상실감이 크다. 퇴직해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매일매일 들어가는 생활비와 노화로 인해 생기는 노인성 질환에 대처할 돈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자식이 부양비를 부담할 수 없는 경우 이 모든 경비를 국가가 부담해야 할까?

시니어클럽이란 60세 이상 일할 능력과 일하기를 원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사회참여와 더불어 생계, 여가, 자원봉사와 같은 사회참여를 지원하고 그에 따른 일정 부분의 소득을 정부가 지원하기 위해 생겨난 모임이다.

노인일자리사업은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참여 만족도는 물론 사회적 관계와 건강개선을 통해 생활만족도를 제고시키는 다양한 효과를 창출해 내고 있다. 전국에는 현재 110개의 시니어클럽이 존재한다.

작년(2013년) 여수시에는 총 564명의 어르신들이 15개 사업단에 소속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2014년에는 시범사업으로 실시되는 연중일자리사업 100명을 포함해 18개 사업단에 총 639명이 활동할 예정이다.

여수시노인일자리 사업에는 다음과 같은 영역이 있다.

▲시장형 - ①공공부문 – 정부지원금노인일자리사업 ②민간부문 –정부지원금 없이 진행되는 사업 ▲사회공헌형 - ①공익형사업 – 초등학교급식도우미 등 ②복지형사업 –지역아동센터와 독거노인주거환경개선사업 ▲교육형 – 전남동부권 7개시군 노인일자리사업 모니터링 ▲인력파견형 – 지역 일반 업체에 어르신들을 연계해 소득을 보장하는 방법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은 사업운영을 통해 매출을 창출하고 이 매출이 소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유형이다.  그러나 현재는 소규모 자영업 형태의 사업단이기 때문에 생산성과 매출정도가 미미해 예산지원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10년째 여수시에서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하고 있는 여수시니어클럽 임봉춘 관장으로부터 여수시 노인일자리 현황에 대해 들었다. 임봉춘 관장에게 시니어클럽에 관해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 여수시니어클럽 임봉춘관장 ⓒ 오문수


- 여수시니어클럽을 운영하면서 느낀 보람은?
"기존 노인복지시설은 여가 또는 요양 목적인 반면에 시니어클럽은 건강한 어르신들의 일자리라는 점이 다릅니다. 일을 하면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뿐만 아니라 친구도 사귀고 활동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특히 출근한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적은 활동비지만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번다는 점에서 어르신들의 자존감 회복을 주는 기폭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굴이 밝아진 어르신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 여수시니어클럽을 운영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시장형사업은 시장경제를 침범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어르신들의 근로 공간을 제공하고 이윤이 창출되면 월급을 받는 시스템인데 돈 버는 기관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특히 떡방아사업을 하면서 1년이면 3~4차례 어르신들과 함께 24시간을 보낼 때 제가 노인복지 실천가인지, 아니면 노인학대자인지 제 자신조차 의심스러울 때가 있어요. 여수산업단지 명절선물용 떡을 만들어 홍보겸 판매를 해보았으나 긍정평가가 없었다는 점도 안타까웠어요. 

여수시니어클럽 생산품 구매는 나눔의 하나입니다. 여러분들의 구매가 곧 어르신들의 소득보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저희 사무실이 만흥동에 있어 노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져요. 여수시에서 만성리쪽 시내버스를 증차시켜주었으면 좋겠어요."

- 여수시니어클럽을 운영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어르신들의 손발은 생각만큼 민첩하지 못 해요. 명절이면 떡과의 전쟁을 합니다. 떡방아간을 운영하는데 오전에 주문한 떡을 밤 12시에 배달한 일도 있고, 중앙동의 어느 분은 떡을 제 시간에 가져오지 않았다고 아스팔트 바닥에 던져버린 일도 있어요. 그 사장님의 심정을 이해는 하면서도 내가 왜 이런 상스런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이런 일을 해야 하나? 하고 속상한 적도 있어요."

여수시에서는 자체사업 1150자리와 보조사업 1933자리 총 3083자리를 마련해 전남지역에서 가장 많은 노인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2010년과 2012년 시장형사업 우수기관으로 2회 선정됐고 2013년에는 노인일자리사업 종합평가(보건복지부 주관)에서 A그룹평가를 받았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노인들의 평균수명은 연장되고 경제적 욕구는 늘었지만 고령이라는 이유로 일자리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이 일자리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은 나날이 진보하는 정보화에 대한 지식과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 들면 물러나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도 노인들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다. 노인들의 자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조성해야할 때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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