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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억류 케네스 배 기자회견 "인권유린 없어... 석방 원해"

평양에서 내·외신 상대로... "나의 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등록|2014.01.21 08:21 수정|2014.01.21 08:22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케네스 배. ⓒ <조선중앙통신> 동영상 보도 갈무리


북한에 1년 이상 억류 상태로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가 20일 평양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 범죄자 배준호 기자들과 회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기자회견이 본인의 요청에 따라 20일 평양친선병원에서 진행되었다"며 "배준호는 몇 가지 사실을 밝히고 정확하게 바로잡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케네스 배 "공화국 정부에 대한 악선전 나돌고 있어"

이 매체에 의하면 배씨는 "지난 15개월 동안 스웨덴 대사관 성원들과의 면담, 가족들과의 전화통화, 서신 거래 등을 통해서 미국 정부와 가족들에게 내가 저지른 범죄행위와 공화국 정부에서 취해준 인도주의적 조치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려주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나에 대한 보도에서 왜곡된 자료들과 공화국 정부에 대한 악선전이 포함되어 있는 선전물이 함께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배씨는 이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자신의 누이가 언론에 자신이 죄가 없는데도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고 밝혀 북한 당국의 격분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일들 때문에 나의 처지가 굉장히 난감해져 그 결과로 지난 5개월 동안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이제 곧 교화소로 다시 보내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며 "그뿐 아니라 나의 사면문제 해결이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배씨는 "내가 이 자리에서 명백히 밝히고자 하는 것은 지난 15개월 동안 나에 대한 그 어떤 인권유린 행위나 부당한 가혹행위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공화국 정부는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 인도주의적인 견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처사를 다 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와 언론들, 가족들에게 더 이상 공화국에 대한 그 어떤 악선전과 사실과 맞지 않는 자료들을 나와 관련시키면서 내가 처한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말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배씨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신변 문제와 관련하여 "하루빨리 공화국 정부로부터 사면을 받고 사랑하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며 "그것을 위해서 미국 정부와 언론들, 가족들이 더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다 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대화 재개하고 싶은 북한 지도부 의향 반영"

이와 관련 앞서, <신화통신>은 평양발 보도에서"배씨가 '미국 정부가 조선정부와 밀접하게 협력해서 조기에 석방되기를 희망한다'라며 '나의 죄를 깊이 인식하고 있고 앞으로 조선과 서방 간의 우의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기를 희망하며 조선이 그런 기회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배씨의 이번 기자회견은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등 대외 정책에서 잇단 유화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석방 여부 등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배준호씨와 북조선 측은 본인의 의향에 따른 기자회견이라고 했으나 미·북 관계 소식통은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고 싶은 북조선 지도부의 의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AP통신>도 "김진무 국방연구소 북한 문제 전문가는 '우리는 배씨의 성명을 단순히 그의 입장으로 보지 않는다'며 '북한이 배씨의 이러한 성명을 발표하게 한 것은 미국과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배씨의 성명은 미국이 그의 석방을 위해 북한에 적극적인 설득을 하라고 호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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