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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다 어른이 더 사랑할 동화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프레스콜

등록|2014.01.25 20:07 수정|2014.01.25 20:07

▲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동화 '백설공주'의 조연 난장이가 주인공이 되었다. 난장이 '반달이'역의 강연정(왼쪽)과 백설공주 역의 최보연. ⓒ 문성식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의 프레스콜이 24일 오후 4시, 서울 혜화동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그림형제의 동화 <백설공주> 내용에서 난장이 막내 '반달이'가 공주를 사랑한다는 내용으로 각색해 지난 12년간 소극장 연극 공연으로 꾸준히 사랑 받아왔으며, 2013년 12월 뮤지컬로 재탄생해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1월 23일까지 공연을 마쳤다.

전막 시연과 배우들의 포토타임으로 진행된 프레스콜을 선보인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이하 '백사난')는 어린이극으로 출발했지만 어른들을 위한 연극으로 더욱 호평을 받았다.

공연 90분이 일반 뮤지컬에 비해 다소 짧은 감이 있으나, 많은 수의 관객이 어린이들일 것임을 생각하면 적당한 시간이다. 짧은 시간 때문에 등장인물 소개나 사건 진행은 노래와 나레이션 등으로 급격히 진행되지만, 동화적 상상력을 가진 이들, 특히 아이들이라면 그런 것쯤은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 주인공 '반달이'를 상징하는 뒷배경 그림과 판타지적인 무대와 의상, 소도구의 활용이 돋보인다. ⓒ 문성식


공연이 시작되면 판타지적인 무대와 노래, 줄거리에 서서히 빠져들게 된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안개숲에 백설공주가 새엄마 왕비를 피해 도망온다. 일곱 난장이들의 자기소개 시간, 말을 못하는 막내난장이 반달이는 심혈을 기울인 몸동작으로 한참이 걸려 자신의 이름을 표현한다.

고전동화의 주인공들이 조연으로 밀려나고 조연이었던 난장이가 주인공이 된다는 시선이 신선하다. 공주를 보자마자 해맑은 웃음으로 첫눈에 사랑에 빠진 반달이는 이후 공주가 왕비의 계략으로 위기에 빠질 때마다 그녀를 구해낸다. 하지만 공주는 자신이 주술로 깊은 잠에 빠졌을 때 키스로 자신을 구해준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하고, 반달이는 슬픔에 빠진다.

뮤지컬 '백사난'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도구의 활용이 돋보인다. 막내 난장이 반달이가 의식을 잃었을 때, 그가 살아날 힘을 주는 숲속의 정령들을 배우들이 어두운 조명 아래 양손에 인형 모형을 들고 표현하고, 배우들이 나무 모양으로 서서 빨강, 녹색 공을 들고 왕비의 독사과 나무를 표현하는 등, 때마다 적절한 배경을 배우들이 직접 표현해 더욱 무대 응용력을 보여준다.

▲ 백설공주의 새엄마 왕비가 거대한 인형으로 표현되어 난장이들과 대비가 되며, 독이 든 사과나무를 배우들이 직접 공을 들고 표현하여 인상적이다. ⓒ 문성식


난장이들의 순수한 세계와 대비되는 새엄마 왕비의 사악함, 반달이가 인간 세계에 갔을 때 느껴지는 인간들의 삭막한 모습은 배우들이 커다랗고 위협적인 모습의 인형 모형을 어깨와 머리위로 둘러메고 각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표현했는데, 재치 있는 적절한 도구의 사용이 인상을 주었다.

또한 배우들은 난장이역, 왕비, 공주, 왕자 역할과 반달이의 마음 중 기쁨, 슬픔, 등 여러 가지 마음을 서로 번갈아가며 노래하는데, 적은 인원이 여러 역할을 하는 활용도 면에서나 또한 주인공의 감정 상태를 여러 개로 나누어 표현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상상력이 넘치는 서사 구조와 무대 미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 비해 음악은 아쉬웠다. 때론 감미롭고, 때론 박진감이 넘치는 음악이 전체적으로 좋지만, 극의 판타지를 최대한 살리려 한 미디 오케스트레이션이 너무 풍성해서 어떤 장면에서는 음량이 너무 크고 색채감이 뿌옇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장면별로 즐거움, 공포, 슬픔 등의 느낌을 음악이 의도한 바대로 잘 살리고 있으나, 뮤지컬이 끝나고 흥얼거릴만한 귓가에 남는 멜로디가 없다는 점도 있었다.

▲ 반달이가 위기에 빠진 백설공주를 매번 구해주지만, 백설공주는 결국 키스로 마법에 걸린 자신을 구해준 왕자와 결혼한다. ⓒ 문성식


박툴 극작/작사/연출, 조선형 작곡, 제갈윤 음악, 류장헌 안무, 강연정, 최보영, 윤석현, 이나영, 나유진, 오정훈, 윤나리, 이경진, 이예린, 정휘 출연의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월 24일부터 2월 19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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