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유출사건 수습능력 없는 현오석 등 사퇴시켜라"

[현장] 경실련 사퇴촉구 기자회견..."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치해야"

등록|2014.01.27 13:22 수정|2014.01.27 13:22

▲ 경실련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 수장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동환


"전 대출이 안 필요한 사람인데 매일 밤 12시 9분만 되면 '김팀장'에게 돈 빌려가라는 문자가 옵니다. 제가 이걸 동의한 겁니까?"(경실련 회원 정재욱씨)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건 피해로 뿔난 시민단체 회원들이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경제수장들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번 사건으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 사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정부 경제 수장들 사퇴시키고 국민 신뢰 회복해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국민적 공분으로 번진 것은 지난 22일이었다. 현오석 부총리가 유출에 대한 금융당국 책임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다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냐"고 말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다. 그는 "금융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말로도 구설수에 올랐다.

같은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유출 사건 재발방지 종합대책도 집중 포화를 맞았다. 상식적으로 유출된 정보가 제 3자에게 넘겨졌을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임에도 정부가 '원본 유출 없었다'면서 안이한 현실 인식을 보였기 때문. 되풀이되는 사고 방지책은 없이 금융회사의 책임만 강화하는데 그친 '땜빵' 정책이라는 점도 질타의 대상이었다.

경실련은 기자회견에서 "경제·금융 수장들이 저급한 현실 인식과 연이은 책임 회피성 발언 등으로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면서 "해결책을 내놓지도 못할 정도로 사태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이어 "이들은 경제·금융 수장을 계속 맡기에는 판단력과 문제해결능력 모두 낙제점인 만큼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금융계열사 내에서 고객정보를 '돌려쓰는' 기존 관행에 대해서도 법률 개정 등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박지호 경실련 간사는 "이번에 카드 신용등급을 포함해 12개의 정보가 털렸다"면서 "계열사끼리 고객 정보를 금융 마케팅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명확한 제도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적인 개인정보 보호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금융정보 제공의 효율성만을 강조한 현 금융감독체계가 이번 사태를 조장한 원인"이라면서 전면적인 감독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다 보니 저축은행 후순위채 발행, 동양그룹 사기성 CP발행 등 대형사건이 연이어 터지는데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이다.

고 사무총장은 "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지 못한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치는 반쪽 짜리 대책일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경제 수장들을 사퇴시키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