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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의 성취 모델, 경기도에 적용시킬 것"

[원혜영 인터뷰 일문일답②] 내가 만약 경기도지사가 된다면

등록|2014.02.03 21:40 수정|2014.02.03 22:11

▲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지방자치를 통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에 공동체로서 좋은 모델을 세우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 원 의원은 식품기업 풀무원 대표, 부천시장,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기업인과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가운데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
"사업이야 성공하지 않으면 망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풀무원 식품을 창업했을 때 자본적 뒷받침이 전혀 없었다. 맨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부천시장도 사실 당선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고민은 '잘할 수 있을까'였다. 경기지사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당시만해도 '부천'이라는 도시는 국민들 사이에서 존재감 없지 않았나. 그래서 부천시장도 나서지 않으려 했다. 지금 와서 보면 시장을 두 번씩 한 것보다 부천을 문화도시로 탈바꿈시켰다는 외부의 평가를 받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국회의원도 4선을 하셨는데.
"국회의원은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집단적 의사결정의 일원으로 참여한다. 내가 아무리 뛰어난다고 해도 동료 의원들이나 여야간 합의, 정치적 타협 등을 거쳐야 한다. 상대적으로 개인의 창조성 등이 큰 역할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 경기도지사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풀무원 창업과 부천시장으로서의 성공은 일관되게 시대정신을 읽고 한 걸음 앞장서서 일했기 때문이다. 부지런함이나 지적 능력보다 시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을 했고 자치 행정을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본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지사도 내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도지사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

- 어떤 면에서.

"나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알고 시대 요구에 맞게 일을 선정한다. 또 관료적이지 않고 CEO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 공동경영 했던, 협치의 원리와 훈련과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잘할 수 있다고 본다."

- 풀무원이라는 회사를 보면 다른 식품기업과의 차별성이 뚜렷한 것 같다.
"국민들은 가장 특색 있고 신뢰도 높은 기업으로 기억하는 것 같다. 식품회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적으로도 그런 이미지일 거다. 재벌도 아닌 단지 식품하나로만 커온 기업이지만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 풀무원같은 기업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 '원혜영 의원'을 떠올리면 '착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다소 추진력이 약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
"(부천시장을 거쳐) 다시 중앙정치로 복귀한 지 만 10년이 됐으니까.그동안 특별히 내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풀무원을 창업했고 부천을 문화도시로 창조하는 등의 성과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아마 나 밖에 없을거다."

- 도지사가 되면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는 일을 꼽는다면.
"내 지론은 '경기도는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수원, 고양 등 광역시급 대도시도 있고, 가평, 양평처럼 전형적인 농촌지역도 있다. 이게 공존하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경기도를 이루는 31개 시군의 특성과 조건을 잘 살려서 이들이 자기식으로 발전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경기도정의 기본 역할을 '서포터즈(조력자)'로 규정해야 한다고 본다.

사업으로 얘기하면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버스다.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 등 요즘 민영화로 나라가 시끄럽다. 엄밀히 말하면 '영리화'라고 한다. 이 흐름은 박근혜 정권에서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민영화는) 우리 사회 주류 보수 기득권 세력의 핵심적이고 일관된 가치고 목표다. 철도 민영화는 공공성의 파괴, 약화로 이어지니까 당연힌 반대한다. 하지만  반대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대척점에 있는 가치를 전면적으로 제기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버스공영화를 주장하고 있다."

"버스공영제 등 사람 중심의 좋은 경기도 만들 것"

▲ 원혜영 민주당 의원 ⓒ 유성호


- 서울의 경우 '준' 공영제라는 말이 나온다. 예전보다 버스 서비스가 나아진 평가도 있고. 경기도는 아직 아닌데, 완전 공영제로 곧바로 가기엔 무리가 아닌가.
"(경기도 역시) 이미 준공영제까지 왔다. 준공영제라는 이름을 안 붙였을 뿐이지.이미 도내 버스회사에 유류비부터 환승비 등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완전 공영화로 한 단계 넘어가야하고 이는 필연적이다. 한 발짝 가면 두 번째 발자국을 가게 된다. 잘못 디딘 발자국이 아니라면.(웃음)"

-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현실적으로 버스 영역은 '사유화' 돼 있다. 잘 됐든 못 됐든 기왕 주어진 조건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영역을 공적 영역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철저한 협의와 동의가 필요하다. 버스회사는 사적 이익추구라는 기업의 절대원칙과 목표를 가지고 있다. 돈 벌이가 안 되는 경우 버린 노선들이 있다. 우선 이들 노선을 살려나갈 것이다. 부분적로,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공영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 버스 공영화를 도맡아 추진하는 기구 등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일단 생각하고 있는 것이 경기대중교통공사다. 철저하게 도민의 입장에서, 철도나 지하철 뿐 아니라 버스 등 공익성에 충실한 대중교통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다. 대중교통은 이제 사회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발전시켜서 서울, 인천 등과 함께 수도권통합대중교통 시스템을 정착시키면 좋을 것이다. 아마 박원순 시장이나 송영길 시장도 이견이 크게 없을 것 같다."

- 서울과 인천 등과 어느정도 이야기가 된 것인가.
"이미 서울이나 인천은 경기도보다 앞서 있다. 준공영제를 이미 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는 준공영제보다 완전공영제에 대해 좀더 고민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서울은 2년 전에 완전공영제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박 시장이나 송 시장 모두 버스공영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실천적으로도 많이 나가있다." 

- 마지막으로 내가 경기도 도지사가 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지방자치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좋은 경기도, 좋은 서울시가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핵심적 가치는 사람 중심, 시민 중심의 자치행정 모델을 부천 시장에서 성취했다. 이를 경기도에서 다시 이루고 싶다. 우리 사회에 공동체로서의 좋은 모델을 세우고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원혜영이 말하는 '좋은 세상'이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야말로 보통명사로 '좋은 세상'에 대해선 다들 동의하지 않나. 그게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합의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버스 공영제로 가는게 나은지, 철도 민영화로 가는 것이 좋은지 등 개별적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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