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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커보다 라미란, '라디오스타' 살린 그녀

[TV리뷰] '라미란 효과' 톡톡히 본 '라디오스타'가 회복해야 할 그 무엇

등록|2014.02.06 10:40 수정|2014.02.06 10:40

▲ <라디오스타>에 출연하 배우 라미란 ⓒ MBC


"청룡영화제 여우조연상을 탔다고 하길래, 과연 이 친구가 어떤 분이냐. 라미란이라고, 라면도 아니고. 그러면 인터넷을 볼까? 아 얘구나. 이상한 애!"

함께 드라마에 출연했던 동료배우 이병준도 이름을 몰랐다던 이 배우. 옷만 바꿔 입고도 월화와 수목 드라마에 겹치기 했으나 누구도 눈치 못했다던 이 여배우. 그러나 영화 팬들이라면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금자에게 묘한 눈길을 보내며 충성을 다했던 배우 라미란을 기억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라스'덕분에 이름을 더 알릴 일은 없을 것"이라던 라미란은 그러나 <라디오스타> 덕을 톡톡히 볼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5일 방송에서 함께 출연한 4명의 감초배우 중 홍일점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으며, 방송 이튿날까지 검색어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누구 덕을 봤는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처음보다 오히려 배역 신분도 상승했다. 심지어 골드미스로 출연하기도 했다. 19살 때 처음 맡은 배역이 70대 노인이었는데 말이다. 아마 환갑 때도 이 얼굴일거다."

이렇게 솔직한 여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당당히 "대한민국 표준"이라고 말하는 라미란은 "베드신도 심심치 않게 했다. 공사를 하지 않고 베드신을 촬영했다"며 거침이 없었다. 인지도가 크지 않은 게스트에겐 유독 까칠한 김구라도 방송 후반이 되자 라미란에게 존경어린 무언의 눈빛을 보내는 듯 했다. 잠잠했던 '라스'에 간만에 조용하게 강한 게스트가 등장했다랄까.

활력 잃은 '라스'가 기억해야 할 그 이름, 게스트! 

▲ 작년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라미란 ⓒ SBS


언제부턴가 <라디오스타>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중평이다. 시청자들에게 지탄을 받았던 '케이윌 사건'(케이윌이 아끼는 피규어를 김구라가 떨어뜨림) 이후 김구라는 부쩍 몸을 사리고 있고, 윤종신이나 규현의 깐족거림도 예전만 못 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로 작가진 교체 이후 뚜렷한 누수현상을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발상의 전환을 일깨우는 섭외력, 깨알같은 정보력, 보석 같은 음악토크 등 <라디오스타> 만의 강점이 어느새 약화된 느낌이 컸다. 더욱이 지상파에 남은 거의 유일한 토크쇼이기에 그 명성과 위력을 자만한 듯 게스트들보다 우위에 선 MC들의 모습이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라미란 효과'는 확실히 커 보였다. 당당함으로 무장한 이 여배우는 게스트들을 휘어잡을 만큼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또 풍부한 에피소드를 품었으되 김기방처럼 의욕에 넘치지도 않았다. 무수한 다작 속에서도 묵묵히 연기를 다해왔던 것처럼 토크 역시 진중함안에 무게를 심어 뒀다. 마치, 작은 분량안에서도 관객들의 눈길을 잡아끌던 '신스틸러'의 면모를 자랑하듯.

결국 <라스>가 회복해야할 강점은 게스트의 발굴과 활용일 터다. 심지어 라미란은 드라마 <짝패>에서 함께 했던 김기방, 최우식과도 활기찬 시너지를 보여줬다. 게스트가 살아야 <라스>도 산다. 의외의 수확이었던 라미란이 일깨워 준 교훈이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이제 '미란이' 미란다 커말고도 이 배우 라미란을 기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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