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검찰 구형, 대한민국 법치주의 부관참시 행위"

[현장] 대전 각계 내란음모 사건 구형 규탄 기자회견 열어

등록|2014.02.06 17:42 수정|2014.02.06 17:42

기자회견 참석자들기자회견 참석자들 ⓒ 김병준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중형 구형은 죽어버린 대한민국 법치주의에 대한 부관참시 행위이다."

6일. 대전 검찰청 앞에 모인 한 무리의 사람들은 "2월 3일 '내란음모' 사건에 대하여 20년형의 중형을 구형한 대한민국 검찰이 74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법살인을 저지르며 죽어버린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부관참시하려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내란음모 사건에 대하여 중형을 구형한 검찰을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해 8월 말, 국정원과 보훈청, 국방부등 국가기관의 총체적 불법대선개입이 온 국민의 머리를 맴돌 때, 국정원과 검찰은 현역 국회의원이 내란음모를 획책했다며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국회의원과 당원들을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7명의 피고인들을 구속하고 "내란음모죄"로 기소했다. 국정원과 검찰은 "북과의 연계를 입증할 수 있다.", "RO라는 반국가단체인 혁명조직이 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어서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녹취록의 왜곡,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스스로가 수정된 녹취록을 제출하는 하면, 이 사건의 결정적 증인인 이아무개씨의 앞뒤가 맞지 않는 증언으로 인하여 내란음모 사건 자체의 존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되었다.

지난 3일, 검찰은 "RO와 북한의 연계성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RO가 더더욱 위험하다"는 이상한 논리로 피고인들에게 20년, 15년, 10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했다. 7인의 피고인의 구형의 총합계가 105년이나 된다.

결국 검찰이 처음 주장한 "북과의 연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RO라는 혁명조직"은 기소단계에서 이미 배제되어 그 존재유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자, 대전지역의 각계 인사들이 "정치검찰의 정치구형"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대식 대전 민중의힘 상임대표(민주노총 대전본부장)은 "이제 친구끼리의 모임, 가족끼리의 식사조차 내란음모 혐의가 될 수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며 "북과의 연계도 입증하지 못했고, RO라는 혁명조직이 있다더니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북과의 연계가 없기에 더더욱 위험하다는 말은 친구끼리의 모임이나 가족모임도 북과 전혀 연계되어 있지 않으니 내란음모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말인가!"라며 검찰의 이번 구형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이규봉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 공동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검찰의 20년 구형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검찰의 말대로 내란음모가 획책되었다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구형해야지 20년형 구형은 너무나 미약한 구형이다. 지금까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을 보면, 검찰은 어떠한 혐의도 입증해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기소를 취하하여야 할 것이지, 20년이라는 구형은 말도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구형은 정치구형이고, 검찰의 직무유기일 뿐이다."

마지막으로는 '금강회 조작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이영복 우리겨레하나되기대전충남운동본부 공동대표가 발언에 나섰다.

"저는 1981년 금강회 사건으로 47일간이나 고문당하고, 불법체포된 경험이 있다. 정권의 안위를 위하여 아무런 혐의없는 대학생들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폭행하고, 고문하여 조작한 사건이다. 지금 검찰의 모습 또한 그 때와 다르지 않다. 아무런 혐의없는 이들에게 내란음모라는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6개월 가까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RO-내란음모 사건은 실체가 없는 조작된 사건에 지나지 않음이 재판 과정을 통하여 낱낱이 드러났다"며 중형을 구형한 검찰을 거세게 비판했다. 또한 "사건 재판부가 정권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진실의 편에 서서 공정한 판결을 내려줄 것임을 절실히 기대한다"며 법원에 공정한 판결을 요청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