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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사진, 수명이 천년 입니다"

전주 한옥마을 갤러리 지숨... 포토그래퍼 황용운씨를 만나다

등록|2014.02.12 12:00 수정|2014.02.12 12:00

▲ 귀로2 - 황용운 작 ⓒ 조찬현


갯것을 담아 갯벌을 나오는 풍경,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을 한지에 담았다. 한지사진을 보는 순간 '와~ 멋지다!'라는 외마디 비명 같은 탄성을 내질렀다. 그 아름다움에 숨이 멎는 듯했다. 한지사진은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전주다운 작품이다.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한 한지사진 문화공간 갤러리 지숨(ZISU:M)이다. 이곳에서 한지사진 작품으로 영혼을 설레게 하는 포토그래퍼 황용운(56)씨를 만났다.

▲ 걸음아 - 걸음아 날 좀 살려주면 안 되겠니? 황용운 작 ⓒ 조찬현


3년여의 연구 끝에 한지에 담아낸 사진은 천 년이 지나도 그 광택과 색이 그대로 보존된다고 한다. 이 한지사진은 전주를 여행 온 여행자들에게 인기다. 그냥 평범한 사진도 한지에 인화하면 자신만의 아주 특별한 작품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곳 갤러리에는 황용운 작가의 작품 '선비의 미소' 등 1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지의 부드러운 매력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다. 열 겹으로 된 한지(십합지)의 울퉁불퉁함에 어찌 저리도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냈을까 하는 생각과 멋진 예술성에 그저 탄복할 뿐이다.

▲ 7년째 한지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황용운 작가다. ⓒ 조찬현


다음은 7년째 한지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황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 사진 참 멋집니다. 그런데 인화지가 좀 특별해 보이네요.
"한지사진은 차분해 보입니다. 부드럽고 따뜻해서 많이들 좋아하시네요. 열 겹 한지라 특별한 느낌입니다."

- 놀랍네요, 어떻게 한지에 사진을 담을 생각을 했나요.
"흙하고 연관이 있잖아요, 부드러움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잘 나왔습니다. 3년 여 연구 끝에 성공했지요."

- 한지에 담은 사진은 수명이 얼마나 될까요.
"일반 사진과 달리 한지사진은 수명이 깁니다. 천년 생명력입니다."

- '선비의 미소' 작품 설명 좀 부탁합니다.
"옛날 의식이 현대를 지배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선비정신이 이 시대를 살렸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옛것을 갖고 사는 한옥마을에 옛 의식 회복의 소망을 담은 겁니다."

▲ 그의 작품에서는 전주의 향기와 숨결이 느껴진다. ⓒ 조찬현


▲ 한지사진 문화공간 갤러리 지숨(ZISU:M)이다. ⓒ 조찬현


그의 작품에서는 전주의 향기와 숨결이 느껴진다. 작가는 말한다. '사진을 거칠고 둔탁한 한지에 인화하는 일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 이었다'고, 이어 "선명도가 약하지만 사진이 좀 더 부드럽고 따뜻한 물리적 발색이 가능해서 감격스러웠습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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