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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위조 확인' 중국 문서 도착 정말 몰랐나?

[국회 법사위] 박영선 위원장 "장관 거짓 증언"...황 장관 "잘 몰랐다"

등록|2014.02.17 16:45 수정|2014.02.17 16:45
17일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장.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박영선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 황교안 법무장관을 향해 "모른 척하고 넘어가려고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장관이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중국 공문 3건이 모두 위조됐다'는 주한 중국대사관의 사실확인서 원본이 법원에 도착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 시치미를 떼고 답변에 나섰다는 점을 질타한 것이다.

목소리 높아진 박영선 위원장 "장관이 거짓증언하고 있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관련 답변하는 황교안 장관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논란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앞서 김도읍 의원은 "법원에서 사실확인을 요청하면 보통 공문으로 보낸다"라고 운을 뗀 뒤 "그런데 관인도 없고 누가 작성했는지 알 수 없는 문서를 팩스로 보낼 수 있나?"라며 "확인되면 엄정한 처벌이 따르는 사안인데 중국대사관이 팩스 한장을 보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라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김 의원은 "제가 알기로는 중국 정부는 형사사법 공조조약이 체결돼 있더라도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범죄 증거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꺼린다"라며 "중국과 북한의 미묘한 관계, 자국민 보호 등을 감안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황 장관은 김 의원이 "좀 전에 박범계 의원이 위조됐다고 사실을 확인해줬다는 것은 (중국 대사관이) 팩스를 통해 보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하자 "어제까지는 팩스로 온 걸로 안다"라고 답변했다.

김 의원이 질의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박영선 위원장이 "김 의원이 '팩스 한장 달랑 왔다'고 표현했는데 원본이 법원에 도착해 있다"라며 "장관은 이것을 알고 있나?"라고 황 장관을 추궁했다.

이에 황 장관이 "조금 전에 들었다"라고 '실토'하자 박 위원장의 목소리 톤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장관이 솔직하지 못했다"라며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장관이 모른 척하고 넘어가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장관 "거짓증언 한 적 없어"... 새누리당 의원들 집단 퇴장

박 위원장은 "원본이 법원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장관이 밝히지 않으니까 이걸 모르는 의원들은 이것이 팩스로만 들어왔다고 얘기한다"라며 "장관이 사실대로 답변하지 않고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관이 오전 내내 사실확인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갔다"라며 "그렇게 답변하면 안된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심지어 황 장관의 답변을 "거짓 증언"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하지만 황 장관은 "거짓증언한 적 없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메모가 들어와서 알게 됐다"라며 "게다가 그 문서 내용을 모르고, 자세하게 말할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영선 위원장의 '거짓증언' 발언 등 '장관 압박'에 항의하며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자 이들은 오후 3시 40분께 집단으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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