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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은 코오롱 회장, 5분만에 조문 마치고 떠나

[현장] "뭐든 할 수 있는 건 다하겠다"... 정치인들 잇따라 사고현장 방문

등록|2014.02.18 15:51 수정|2014.02.18 17:21

빈소찾은 이웅열 코오롱 회장부산외대생을 비롯해 10명이 사망하고 1백여명이 부상당한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를 소유한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이 18일 오후 울산 21세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산외대생들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이희훈


코오롱 이웅열 회장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사망자들의 빈소를 찾았다. 오후 1시께 이 회장은 이번 사고 희생자인 고 김정훈, 고혜륜, 박주현, 김진솔, 강혜승, 이성은씨의 빈소가 있는 울산 21세기좋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 회장은 조문에 앞서 방문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통을 제가 같이 나눠야죠"라고 답했다. 이어 취재진들이 사고의 원인을 파악했는지를 물었지만 이 회장은 "아직 보고 받은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관리소홀이 아니었나"는 질문에도 이 회장은 "제가 말씀드리기 이른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 이 회장은 유족들에게 "뭐든지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는 짧은 말을 취재진을 통해 전했다.

이 회장의 조문은 발빠르게 이루어졌다. 이 회장은 20여명의 직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조문을 마쳤고 몇몇 문상객 및 유가족과 인사를 나누려 했지만 유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유족과 문상객들은 대부분 자리를 피했고 이 회장과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이 회장은 조문을 하는 동안 몇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5분이 넘지 않았던 조문을 마치고 현장을 나서던 이 회장에게 취재진이 거듭 질문을 던졌지만 이 회장을 둘러싼 남자 직원들은 취재진을 제지하며 발걸음을 분주히 움직였다. 이 회장은 이들에게 둘러싸여 병원 앞에 대기하던 대형 밴 자동차를 타고 신속히 현장을 떠났다.

한편 코오롱은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운영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을 50% 보유하고 있다. 이중 이웅열 회장이 2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갖고 있다.

▲ 김태환 행정안정위원장을 비롯한 13명의 국회의원들이 18일 오후 마우나리조트 사고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이있다. ⓒ 조정훈


정치권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김태환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을 비롯한 안행위 의원 13명은 오전 의사일정을 마무리하고 오후 사고현장을 찾아 소방관들과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안행위 의원들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함께 사고가 난 체육관 내부를 둘러본 뒤 사고를 당한 유족들을 위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김태환 위원장은 "엄청난 사고가 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에 사고원인을 철저히 밝혀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햇다.

김 위원장은 또 유족들에 대한 보상문제에 대해 "유족들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이를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철수 의원도 사고 현장을 찾았다. 안 의원은 오후 2시 20분께 대책본부를 찾아 상황 설명을 듣고 사고 현장을 둘러봤다. 안 의원은 현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치지 않은 학생들도 마음의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학생들을 잘 위로하고 필요하다면 정신과적 상담을 받는 조치들이 꼭 시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 사건에 대해서도 원인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노력과 책임자를 처벌하는 조치들이 시행될 텐데 그것만 가지고는 또 다른 장소에서 다른 형태로 같은 사고가 반복될 것"이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교훈을 삼아서 철저한 원인규명과 함께 그 일이 반복되지 않게 제도화하는 노력들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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