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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은 지금도 설국, 제설작업 마무리 단계

우수 지났으나 봄소식은 뚝, 이번 경험으로 2018년 올림픽 완벽하게 준비

등록|2014.02.23 14:21 수정|2014.02.23 14:21

▲ 강릉시는 여전히 설국이다. 교동에서 바라본 설경 ⓒ 김학섭


우수가 지나면 어느 지역보다도 먼저 봄소식이 전해질 해안도시 강릉이지만, 온통 세상은 설국으로 변해 있다. 군·관·민 협동으로 큰 도로는 제설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으나 아직도 골목길은 눈으로 뒤덮여 있다. 160cm 눈 폭탄을 맞은 강릉시는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기자는 지난 21일 강릉시를 한 바퀴 둘러보면서 자연 위력 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평창을 지나 대관령에 점점 가까이 접어들면서 산이 온통 설산으로 변해 마치 다른 세상으로 접어드는 느낌이었다. 대관령을 다 넘어 강릉시를 바라보니 산과 들은 하얀 눈으로 변해 있었다.

눈은 시내가 가까워질수록 심각하게 보였다. 도로 옆으로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눈더미를 보며 기자는 말문을 잃고 말았다. 듣던 대로 시내는 눈 세싱이며 아직도 산간 마을은 인적이 뚝 끊어진 듯 사람을 구경할 수 없다. 이 많은 눈이 언제 다 녹을까 걱정이다.

▲ 평창과 함께 강릉에서도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눈을 경험으로 완벽한 올림픽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 김학섭


▲ 이처럼 눈을 가득 실은 트럭이 시내를 누비고 있다. 큰 도로는 제설작업이 완료되어 자동차 운행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 김학섭


3월 6일이면 경칩이다. 경칩에는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도 입을 떼고 농사일을 하는 사람은 풍년을 기원하며 논밭에 퇴비를 내는 풍속이 있지만, 지금 그 논밭에는 온통 흰 눈으로 덮여 있다. 이러다 정말 이 땅에도 봄이 올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다행히 골목길을 제외한 시내 대부분의 큰 도로는 차량이 불편함 없이 다닐 만큼 제설 잡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 곳곳에는 눈을 실은 트럭이 분주하게 시내를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주민들은 군·관·민의 협동으로 눈을 치우게 되었다며 안심하고 있다.

군데군데 설해목도 눈에 보인다. 소나무가 부러져 당시 심각했던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만들어 주는 하얀 눈이 이토록 공포와 눈 쓰레기로 취급받는 현상이 씁쓸하기까지 하다.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도 보는 듯하다.

▲ 이면도로에는 아직도 이렇게 승용차들이 갇혀있다.(포남동) ⓒ 김학섭


이런 어려움 속에도 강릉에는 작은 기쁨이 있어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소치올림픽 스타 심석희(경포초등학교) 선수가 이곳 출신이기 때문이다. 금·은·동 메달 소식은 시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앞으로 2018년에는 강릉을 빛낼 선수가 될 것으로 자부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에 의하면 골목길을 제외한 큰 도로는 이제 제설 잡업이 곧 완료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제설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듯하다. 52억 원이 조금 상회할 것이라고 하니 자연재해가 얼마나 무서운 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기자는 염화칼슘이 살포된 눈이 혹시 남대천에 버려지지 않을까 우려 했으나 시 관계자는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시에서는 염화칼슘이 살포된 눈은 택지 공터에 버려지고 있어 남대천의 오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 눈폭탄의 위력을 보여주는 듯하다.(교둉) ⓒ 김학섭


강릉은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시에서는 이번 눈 폭탄을 경험으로 완벽한 올림픽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릉지방은 유별나게 여름에는 비가 많고 겨울에는 눈이 많은 지역이다. 자연재해를 완벽하게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주역 주민들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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