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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히말라야의 설산에서 고산병을 앓다

[쿰부 히말라야 칼라파타르 등정기6]

등록|2014.02.28 16:53 수정|2014.02.28 16:53
11(토) 엿새날

디보체 산장(3820m)에서 숙소를 정하다. 이곳에서 저녁 식사하고는 설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아 놓아서 세수하고 손발도 씻었다. 고산지대에서 손발이나 머리를 씻으면 고산증에 영향을 준다고 하여 하지 마라고 하였지만.
 

딩보체로 가는 계단고도가 높아지면서 점점 고산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필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회원들이 느끼다. 필자는 허리병이 있는 상태에서 그 외 여러 고산병 증상을 고행의 길로 만들었다 ⓒ 신민구


오늘은 동료가 고교생 아들과 함께 왔는데 더 이상 오를 수 없다고 하여 하산하였다. 오전에 힘들게 평지를 걸었다. 어제 후배 동료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배낭을 대신 메주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마실 물과 보온 옷 그리고 초콜릿 정도만 챙기고 배낭은 카고백에 넣었다. 대신 물과 옷은 같은 방을 배정받은 동료에게 부탁하였다.

팡보체를 지나다 보니 14좌 성좌를 완등한 엄홍길의 노력으로 세워진 학교의 푯말이 보였지만 산악회원들이 고산증세로 힘들어서 하산길에 보기로 하였다. 소마레(4010m)에서 점심을 하다.

엄홍길의 학교히말라야 14성좌를 완등한 엄홍길씨가 세운 학교. 하산할 때 우리 회원들은 갔으나 나는 고산병 등 몸상태가 여의치 않아서 혼자 하산하면서 가지 못하였다 ⓒ 신민구


오후에는 고산증이 심하였다. 딩보체에 도착해서 저녁에 감모루에 1시간 동안 들어가서 고산에 적응했다.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 고지대가 될수록 낮에는 그런대로 따뜻하나 밤에는 갈수록 추워졌다.

가모우 백이고르 가모우가 발명한 기압을 높이는 장치이다.산소 부족으로 고산증을 겪으면 이 감모루라는 장치에 1시간 정도 들어 갔다 나오면 고산증이 상당히 치유된다. 필자도 딩보체(4410m)에서 들어가다 ⓒ 신민구


어제 숙소인 디보체를 가다보니,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리스가 길가로 즐비하게 이어져 있었다. 이 꽃은 봄철인 3~4월에 주로 빨강색에 하얀색이 어우려 지면서 환상적인 트레킹을 연출한단다. 랑탕 히말라야가 있는 계곡으로 들어가면 이 국화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단다. 많은 트레커들이 이 꽃과 그 외 다양한 꽃들을 구경하면서 트레킹하기 위해서 찾아온단다.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의 길트레킹 코스에서 상당한 지역에서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 군락지가 펼쳐진다.특히 디보체 일대가 많다.3~4월 빨간색과 하얀색 그 외 꽃들이 만발하여 트레커들을 불러들인단다.트레킹 코스 중에 아름다운 이 꽃들이 만발한 곳은 랑탕계곡이다 ⓒ 신민구


야크의 짐야크무리들이 우리 회원들의 카고백을 지고 가고 있다. 야크나 소는 일년 내내 이런 힘든 일을 감내하기에 윤회사상에 의해서 가축으로 태어남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건기여서 먼지가 너무 많아서 건강을 걱정할 때도 있었다 ⓒ 신민구


짐을 지고 가는 삶이 사람이 지고 가는 짐을 보면 야크와 얼마나 다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생존을 위해서 남체 바자르 시장에서 내다 팔 상품들을 지고 가고 있다. 티벳을 포함한 소수민족은 수 천 년 동안 이런 교환행위가 밈이란 문화전달자에 의해서 전달되었으라 ⓒ 신민구


이곳 민중들은 삶을 위해서 척박한 땅에서 일군 물건들을 교환하기 위해서 수십㎏를 이고 지고 다닌다. 야크나 소들도 마찬가지여서 이곳 사람들이 윤회사상에 의해서 다음 생에 태어나면 소로 태어나지 마라고 하는 말이 이해가 된다(농경사회에서 농번기에 소는 매일 고된 노동을 감내해야만 한다).

그런데 상당수 민중들도 이런 고통을 감내하면서 자신을 삶을 영위하고 있으니 질적인 차이가 크다고 하나 매일 힘들게 일하는 모습이나 제도 등에 하층민들은 소나 다를 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힌두교나 불교에서는 전생에 많은 죄를 많이 지었다고 합리화한다. 그래서 힌두교에서는 법적으로는 폐지되었지만 일상적인 생활인 결혼이나 직업을 구하는 데는 이 카스트 제도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윤회사상은 이런 악조건을 견디는 마약같은 진통제이지만 동시에 이를 극복하려는 생각이나 실천을 가로막은 방해물이기도 하다.

롯지 위의 타르쵸타르쵸가 롯지 위로 휘날리고 있다 ⓒ 신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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