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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향기 넘치는 섬진강, 봄이 왔습니다

동계올림픽 끝난 지가 얼만데 벌써 봄입니다

등록|2014.03.02 15:21 수정|2014.03.02 15:21

홍매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 황주찬


봄비가 내립니다. 섬진강변을 걷습니다. 땅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참 듣기 좋습니다.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 아직 겨울잠에서 깨지 못한 나무도 있습니다. 하지만 손대면 금방이라도 꽃망울 터뜨릴 기세입니다. 은은한 매화향이 강물 따라 흐릅니다. 섬진강에 봄이 찾아 왔습니다.

지난 1일, 삼일절 아침입니다. 뜻깊은 날입니다. 저는 재빨리 일어나 아파트 창문을 열었습니다. 태극기 꽂아야합니다. 창밖에 봄비가 내립니다. 비 때문에 태극기는 못 꽂았습니다.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는 제게 아내가 섬진강 가자고 말합니다. 매화 핀 섬진강이 보고 싶답니다.

매실의 고장불과 며칠 전만 해도 동계올림픽 구경했는데 벌써 봄이랍니다. ⓒ 황주찬


섬진강섬진강에 봄 기운이 넘칩니다. ⓒ 황주찬


매화매화향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 황주찬


광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아내가 섬진강을 조용히 걷고 싶어 합니다. 큰애와 둘째는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막내 손만 살짝 잡고 집을 나섭니다. 두툼한 외투가 불편하고 어색합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사람 마음 참 간사합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동계올림픽 구경했습니다.

저는 이상화와 김연아 선수를 보며 스케이트장 한 번 들르려 했는데, 오늘 봄바람 맞으러 섬진강으로 달려갑니다. 차창에 부딪치는 빗방울이 부드럽습니다. 봄비는 소리도 다릅니다. '매화마을'이라 적힌 입간판 보며 차를 몰았더니 쉽게 섬진강에 닿습니다. 전남 광양 다압면에 차를 세웁니다.

꽃봉우리2월 22일 촬영한 섬진강변 매화나무입니다. ⓒ 황주찬


홍매섬진강에 붉은 꽃이 피었습니다. 봄기운이 섬진강에 넘쳐 흐릅니다. ⓒ 황주찬


꽃구경아내가 섬진강에 가잡니다. 매화핀 섬진강이 보고 싶습니다. ⓒ 황주찬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 때는 매화가 많이 질 듯

섬진강으로 내려가니, 붉은 꽃이 가족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홍매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매화향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니, 봄비가 꽃에 매달려 있습니다. 꽃과 비, 서로 간절히 만나기를 바랐겠죠? 서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매화나무에 꽃이 한, 두 개 피어 있었는데 오늘은 제법 많은 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광양시는 매년 매화나무 꽃필 즈음에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를 엽니다. 올해는 3월 22일부터 개최합니다. 헌데, 이 기세 대로 봄이 밀려오면 축제 때에는 예쁜 꽃이 많이 떨어져 버릴 듯합니다.

할미꽃지난주 처가집 텃밭에서 만난 할미꽃입니다. ⓒ 황주찬


새싹겨울 지나 봄이 오면 새싹이 돋습니다. ⓒ 황주찬


봄비가 내리는 섬진강입니다. ⓒ 황주찬


추측컨대, 섬진강 봄빛과 봄내음 맡으러 가려면 다음 주가 좋겠습니다. 일주일 뒤면 날씨도 포근하고 매화나무에 꽃도 잔뜩 매달려 있을 겁니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봄' 구경하려면 겨우내 늘어난 몸(?) 부지런히 움직여야합니다. 매화향기 넘실대는 섬진강, 봄기운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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