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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작전주' 내놨다, 유권자는 투자마라"

'통합신당'에 조롱 쏟아낸 새누리당... 속타는 마음 드러내기도

등록|2014.03.03 12:00 수정|2014.03.03 13:22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의 신당 창당 합의에 대해 "민생과 정책도 없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최소한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도 없이 사익만을 위한 밀실거래 야합은 결국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남소연


간 보기 정치·화초 체질·먹통 정치·정치 바람잡이·철새정치. 민주당과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에 대한 비아냥과 조롱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새누리당이 안 위원장을 고리 삼아 6.4 지방선거의 '판'을 흔든 통합신당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가장 점잖게 입장을 밝힌 것은 황우여 당대표였다. 그는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달 내에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물어서 (통합신당) 창당이 가능할지, 이처럼 급조되는 정당이 민주당과 무엇이 다를지 지켜볼 일"이라며 "아마도 안철수의 새정치연합 팀 중 일부가 철수해 구태정치로 비난했던 민주당으로 들어가던 모습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황 대표는 "지방선거에 있어 두 당의 지지율을 합해 새누리당을 이기려는 덧셈식 정치공학적 몸부림이라면 국민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점잖은 반응은 여기까지였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안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말로만 새정치를 외쳤던 간 보기 정치·평론가 정치의 민낯이 드러났다"라며 "새정치의 말로는 기존 정당과의 야합이었다, (통합신당은) 호기롭게 새정치를 외쳤지만 인물·이념·콘텐츠 없는 '3무 정치'로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려보고자 한 결단이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여망과 기대를 송두리째 무시하고 기존 정당에 편승한 안 의원의 인기는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건 시간 문제다"며 "일부에서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 의원이) 당권과 대권을 두고 얘기가 오고 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데 사익만을 위한 밀실거래 야합은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금만 어려우면 손드는 안철수의 '화초 체질' 확인됐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안 의원 식의 새정치 사망선고가 공식 선포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김성식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이탈'을 거론하며 "새정치연합이 새정치와 동떨어진 1인 정당 체제였음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안 의원은) 17개 광역시·도에서 독자 후보를 내겠다며 야권연대를 거부하더니 호남에서 지지율이 꺾이면서 하락세로 (민주당에) 역전당하자 전정긍긍하다가 기초공천 폐지를 이유로 좌판을 접은 것"이라며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을 양보하고, 대선후보 단일화했을 때와 똑같이 조금만 어려우면 손드는 화초 체질임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봄이 돼서 그런지, 선거 때가 돼서 그런지 짝짓기와 야합이 성행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유수택 최고위원은 "혹시나 했던 새정치 드라마는 예고편으로 끝을 맺은 한 편의 정치코미디였다"라며 "(안 의원은) 무소신과 무신념을 아름다운 양보로 포장한 상습적인 '정치 바람잡이'라 불러도 이젠 할 말 없게 됐다"고 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시장 되겠다고 했다가 포기, 대통령 되겠다고 했다가 포기, 당 만든다고 했다가 포기, 이제 안 의원은 '안포기'라고 불려도 할 말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무엇보다 그는 '통합신당'을 개미투자자를 악용하는 주식시장의 작전주로 지칭하기도 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로 태어날 당을 놔두고 신당 창당이라니 이는 신당 '1+1'이고 신당떨이다"라며 "계산 빠른 정치공학 달인(안철수 의원)은 코스닥 시장에 이어 정치코스닧장에서도 엄청난 이득을 챙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상품이 나오기도 전에 신상떨이에 나선 '작전주'니 유권자는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아냥·조롱 이면의 조급함... 황우여 "경기도 후보자들 당대표로서 만나겠다"

그러나 비아냥과 조롱으로 일관하던 겉모습과 달리 통합신당 출현에 따른 지방선거 대비에 바쁜 속마음은 일부 드러났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경기도 후보군들을 오늘부터 당대표로서 만날 것"이라며 "순회경선도 가동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경기지사 출마 선언에 대비,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의 출마를 확실히 정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 의원은 그동안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뜻을 내비치다 거듭되는 당의 경기지사 출마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 중이다. 남 의원이 당의 차출 요구에 응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현재 경기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원유철·정병국 의원, 김영선 전 최고위원들을 만나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경선 구도 정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그는 "이미 공지된 '룰'을 특정인 때문에 변경하는 것은 공정성 시비를 부르고 친이·친박 논란, 심지어 박심 논란으로 번져서 당의 분열을 초래하고 본선 경쟁력을 악화시킨다"라며 "3월 10일까지 공천신청서를 제출하라는 작은 '룰'부터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14일 귀국해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겨냥한 셈이다.

'집안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각 시도당 위원장 및 당협 조직위원장 문제 해결 필요성도 대두됐다. 경기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김학용 의원과 갈등을 빚고 있는 황진하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공개 발언을 통해 "경기도당위원장 결정을 놓고 계파싸움처럼 오해가 번지고 있는데 지도부가 잘 유념해서 결판을 내달라"며 "김 의원이 (도당 중진들의 결정에) 승복 못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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