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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달인' 오바마 대통령, 망가져도 좋아

'오바마케어' 가입 독려 위해 20~30대 인기 인터넷 코미디 방송 출연

등록|2014.03.12 12:03 수정|2014.03.12 12:03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출연한 인터넷 방송 '비트윈 투 펀스' 갈무리. ⓒ 비트윈 투 펀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 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목표로 제정된 건강보험개혁법 '오바마케어'를 홍보하기 위해 인터넷 코미디 방송까지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한국시각) 미국 20~30대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방송 '비트윈 투 펀스'(Between Two Ferns)에 전격 출연해 젊은 층의 오바마케어 가입을 독려하며 화제를 모았다.

진행자 짓궂은 질문에 재치있게 응수

인기 영화 <행오버>에 출연한 배우이자 코미디언 잭 갤리피애나키스가 진행을 맡아 독설과 풍자를 던져 출연자를 당황케 하는 이 방송에서 오바마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갤리피애나키스가 "마지막 흑인 대통령이 된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오히려 "이번이 미국 대통령과의 마지막 인터뷰인데 기분이 어떠냐"고 재치있게 응수했다.

또한 "(미국 헌법상) 세 번째 대통령 임기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으냐"고 묻자 "세 번째 임기가 좋은 생각이지만 <행오버> 3편처럼 큰 재미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갤리피애나키스의 대표작인 영화 <행오버>의 3편이 앞서 1, 2편만큼 흥행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갤리피애나스키의 짓궂은 '돌직구' 질문은 계속됐다. 갤리피애나키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기념 도서관을 출생지인 케냐에 설립하는 게 어떠냐고 추천하는가 하면, 대통령을 대신해 농구스타 출신 '악동' 데니스 로드먼을 북한에 보냈느냐고 물었다. 

이어 갤리피애나키스가 "헐크 호건(프로레슬링 선수)을 시리아로 보낸다는 말이 있던데 토냐 하딩(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 복싱 선수)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비꼬자 오바마 대통령은 "로드먼은 대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소통, 진화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끊임없이 황당한 질문을 던지던 갤리피애나스키는 인터뷰 말미에 "당신은 닷컴(.com)이나 닷넷(.net)에도 접속하는가, 아니면 닷가브(.gov) 웹사이트만 가느냐"고 물으면서 오바마케어 가입 사이트(Healthcare.gov)를 홍보할 기회를 줬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젊은 미국민 대부분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휴대폰 요금만으로도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달 말까지 서명할 시간이 있다"고 덧붙이며 이날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날 방송은 마지막까지 웃음을 자아냈다. 스튜디오 배경이 갑자기 백악관 접견실로 변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누가 당신에게 여기서 방송 촬영을 허락했느냐"는 상황극을 펼쳤고, 갤리피애나키스는 "부시"라고 답했다.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 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오바마케어 가입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소통 전략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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