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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자 양산하는 화상경마장 이전해야"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 저지 릴레이 1인시위 서른 번째 맞아

등록|2014.03.13 11:27 수정|2014.03.13 11:27

▲ 대전 서구 월평동 마사회 앞에는 주민대책위 전문학 공동집행위원장이 서른 번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강우영


"도박중독자를 양산하고 주거환경, 교육환경을 파괴하는 월평동 화상경마장은 반드시 이전해야 합니다."

지난 12일 오후 1시경 대전 서구 월평동 마사회 앞에는 '월평동 화상경마장 확장저지 주민대책위'(아래 대책위) 전문학(43) 공동집행위원장이 서른 번째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지난 2월 6일부터 시작된 1인 시위는 월평동 지역 주민자치위원회와 부녀회를 비롯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5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20일 넘게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는 전 위원장은 대전 시민을 비롯한 모든 세력들이 함께 해주기를 촉구했다.

전 위원장은 "도박 중독자를 양성하는 화상경마장 이전 문제는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독에 빠진 가장의 가정은 물론이고 마사회에 인접해 거주하는 주민들까지 많은 분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사회 확장 저지와 이전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전 시민을 비롯한 정치권, 시민단체 등 모든 세력이 함께 나서주어야 한다"며 지역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여야를 떠나 지역 정치인이 먼저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시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의 이같은 활동에 정치권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해당 지역구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대전 서구을)이 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마사회 장외발매장 확장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개정법률안은 경마장 장외발매소 설치에 있어 주거지역, 학교, 학교설립예정지의 경계 2㎞ 이내 입점을 금지토록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월평동에 위치한 마사회는 법 시행 이후 2년 안에 도심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 현재 월평동 화상경마장 인근에는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1곳이 자리 잡고 있다. 갈마초등학교와는 직선거리로 406m, 월평초등학교와는 459m 떨어져 있다.

전 위원장은 "화상경마장에서 가장 가까운 월평중학교는 불과 266m 떨어져 있다.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는다"면서 "이곳을 지나는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보고 접하는 것이 마권을 사서 대박을 노리는 어른들의 일그러진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정치권의 법안 마련에도 마사회 측은 확장 계획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사회 측은 현재 1층에서 6층까지 사용하고 있는 장외발매장을 12층까지 확장하지만 수용 인원은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화상경마장의 설치·이전·변경은 농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올 상반기로 예고한 화상경마장 확장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 위원장은 "장외발매장을 현재의 2배로 늘리는데 수용인원이 그대로라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도박중독자를 두 배로 양산하고 지역을 피폐화시키는 확장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향후 대책위와 함께 주민설명회를 비롯한 대전시민 100만 서명운동,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항의 방문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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