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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공화국의 완전한 독립 결정, 가능할까?

각기 다른 입장... 또 다른 불화의 뇌관

등록|2014.03.16 15:09 수정|2014.03.16 15:11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과 알려지고 있는 지식은 과연 유용한 것인가?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제국들의 역학관계와 그 내용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혹은 이해하도록 하는 기사들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지식과 인식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것은 보통의 한국인과 한국의 지식인들이 이해하고 있는 실제와 다른 우크라이나를 인식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보여지는 혹은 보게 되는 현상들 때문이다. 언론은 진보나 보수를 가리지 않고 무지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런 무지하고 모자란 태도와 달리 러시아, 우크라이나 관련 전문기자가 거의 없는 한국의 언론들은 서방언론이나 자신들의 소견들을 대중에게 일방 유통시키고 있다.

크림자치공화국의 한 도시 예빠토리야 시 광장크림 자치공화국의 작은 도시인 예빠토리야 시에서 러시아 귀속을 환영하는 친러시아 시위대가 축제를 벌이고 있다. ⓒ 김형효, 예빠토리야 시 공보국


참 신기하다. 더 신기한 사실은 언론소비자인 일반인과 지식인 대중들도 그저 여과없이 수용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것이 마치 나는 모르니까 그저 아는 척하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자는 것과 같다.

나는 적어도 2년을 현지에 살면서 <오마이뉴스>와 수원시청의 e-수원뉴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들을 전해왔다. 우크라이나의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고려인들의 특화된 이야기들을 취재해왔던 것이다. 아쉽게도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율랴티모센코와 접견의 기회도 있었다.

내가 접하는 한국의 언론들에 기사는 매우 단순하다. 그래서 오늘도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알고자 우크라이나 현지의 언론사 웹사이트들을 찾아보았다. 매우 복잡한 현지의 사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것은 매우 개인적인 이해다.

우크라이나의 고민과 러시아의 아이러니

우크라이나의 자오선(меридиан)이라는 웹싸이트를 통해 살펴본 것은 우크라이나의 고민과 러시아의 아이러니, 크림자치공화국의 현실 등등 매우 다양하고 단순한 내용들이다.

먼저 우크라이나는 기본적으로 크림을 지키고자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의 뜻대로 크림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현지 주민 일반의 의식이 그것을 바라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서방제국의 기대는 그래서 요원한 희망사항에 불과할 수 있다. 단지 침략전쟁에 의해 러시아와 한판승을 겨뤄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러시아는 아이러니하게도 얼마 전까지도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크림자치공화국 영공을 수호하고 바다를 지키는 역할을 해왔었다. 이를 부정하기 어려운 푸틴의 보이지 않는 고민을 그 누구도 바라보지 않는다. 힘의 논리로 논리적 모순을 덮어버리는 형국이다.

다음으로 크림자치공화국 사람들의 고민이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인이고 러시아인이 아니라도 정치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세력이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고령자들에 가깝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부모의 영향을 받았을 뿐 러시아에 의존하려는 강도는 약하다. 오히려 자유분방한 취향을 갖고 있고 유럽피안의 자부심을 누리기를 원한다. 정치적으로 숙성된 아름다움은 없다. 그래서 단단한 마음으로 의사결정에 동의하지도 않는다. 이와 달리 노령자와 고령자들은 이미 우크라이나 정부를 통해 연금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 그런데 그들은 정치적으로 러시아를 선호하고 옹호한다.

러시아 정부는 경제적으로 그들의 연금을 부담할 만큼 여유로운 재정 상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어렵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헌법적 질서에 의해 그들은 이미 연금을 받을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합법적인 우크라이나인이기 때문이다. 독립을 지지하고 러시아로 귀속을 원하지만 그들의 감성과 감정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연금을 포기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림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일은 성급한 일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언론 자오선의 충고다.

하지만 젊은 층은 절대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연금과 같은 기대를 갖거나 포기를 할 부담은 없다. 한 번 선택하기는 쉬워도 그 선택의 결과를 되돌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서방언론과 한국 언론에서 제공한 기사를 읽고 크림자치공화국의 독립과 러시아 점령에만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크림자치공화국에서 가장 러시아로의 귀속을 원하는 지역이 세바스토폴이다. 그런데 세바스토폴 사람과 크림자치공화국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 일반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과연 이번 선거가 치러지고 크림자치공화국의 완전한 독립이 결정될 수 있을까? 러시아로 귀속이 결정된다해도 일부 크림자치공화국 내에서는 다른 결과들이 나올 수도 있다.

이질적인 종족간의 문제는 또 다른 불화의 뇌관을 안게 된다. 어떤 경우에도 세바스토폴의 결정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기대와는 달라질 가능성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흑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곳이고 그곳의 주민들이 곧 흑해함대사령부를 지지하고 크림자치공화국의 무력을 대신하는 친러시아인이거나 러시아 해군 가족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긴박한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운명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는 마이단(독립광장)이라는 넓은 광장이 있다. 그들은 그곳을 중심으로 두 차례나 혁명을 성공시켰다. 그 중심에는 한 여성이 있었다. 율리야 티모센코다.

그런데 그녀는 그를 최대 라이벌로 여긴 빅토르 야누코비치에 의해 대통령 선거 패배 후 곧 감옥생활에 들어가야 했다. 그때 그녀의 어린 딸 예브게냐가 어머니의 정당과 어머니가 없는 자리에 율리야 티모센코를 대신하는 중심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 그러니 이번 우크라이나 혁명의 숨은 주역은 바로 예브게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마이단(독립광장)마이단의 시민들이 율리아 티모센코 손피켓과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 김형효, 율랴 티모센코 웹싸이트


예브게냐는 인파가 몰린 광장의 중심에 있었다. 우크라이나 독립광장이다. 우리에겐 광장이 사라졌다. 물론 미미하게 명맥을 잇고 있는 시청광장이 그나마 우리 민주주의의 숨통이 열려있다. 묵묵부답인 세력과 세력의 다툼 사이에 차벽이 있다. 며칠전, 우크라이나 서부 중심지인 르보브에서 고려인 얼숲 친구가 멋진 사진을 보내왔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서 지배할 때 폴란드 양식의 건물을 많이 지어 아직도 폴란드 양식의 건물이 많이 남아있다. 그들은 민족주의 의식이 매우 강한데 크림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매우 평온한 듯하다. 반면 내가 머물렀던 예빠토리야의 친러시아 지지세력들은 러시아 국기를 들고 즐겁게 축제를 벌이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과 러시아 지식인들

율리아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전총리는 지난 3월 6~7일 양일간 더블린에서 열린 유럽의회 회의에 참석했다. 러시아 침략을 중지하라며 이는 유럽 전체의 자유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유럽연합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지를 결의하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그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연합의 강력한 지지를 약속 받은 것이다.

이날 유럽연합회의에는 율리아 티모센코와 함께 그녀가 옥중에서 투쟁할 때 옥외투쟁을 주도했던 그녀의 딸 예브게냐도 함께 했다. 그녀의 딸 예브게냐는 이제 우크라이나에 또 다른 희망이 되고 있다. 그녀는 "나는 우리가 유럽연합회의의 정치적 가족같은 강력한 지원을 얻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의 결의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율리아 티모센코 전 총리는 이어서  "조국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우리의 정당과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 유럽 민주주의의 미래를 방해하는 데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우리에게 박탈하는 일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그녀는 베를린 샤리 테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키예프를 방문한 러시아의 정치범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와 만났다. 스위스 정부에 거주허가 신청서를 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Михаилом Ходорковским) 푸틴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에 속하는 인물이다.

13일 율리아 티모셴코와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Михаилом Ходорковским)는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크림에 러시아의 침략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율리아 티모셴코는 이 자리에서 급박한 상황 속에서 지지하는 러시아 지식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사실 우크라이나 율리아 티모센코의 입장에서 가장 반가운 지지와 지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내부 세력들이다. 그것은 서방세계의 지지와 지원과 색감, 미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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