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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여객기 '납치설', 세 가지 단서는?

AP 통신 보도... 말레이시아 정부 '납치설' 무게

등록|2014.03.16 17:44 수정|2014.03.16 17:44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AP통신>이 16일 이를 뒷받침하는 세 가지 단서를 내놓았다.

첫 번째 단서는 비행기의 위치나 고도 등을 식별해 지상 레이더 기지에 전송하는 트랜스폰더(transponer)가 이륙 시작 한 시간 만에 꺼졌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종석에 앉은 사람이 다양한 장치를 동시에 꺼야 한다.

두 번째는 항공기 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 일부가 작동을 멈춘 점이다. 위성이나 초단파(VHF)를 이용해 짧은 메시지를 보내는 ACARS는 정보 시스템과 전송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정보 시스템을 멈추려면 조종석에 있는 스위치를 끄면 되지만, 전송 시스템을 멈추려면 조종석 아래에 있는 별도의 전자 장치를 조작해야 한다. 따라서 조작 방법을 알고 있는 누군가에 의해 꺼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존 고글리아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전 위원은 "정보 시스템 조작 방법은 비행기 조종사가 알고 있지만, 전송 시스템 조작 방법은 일반적으로 조종사도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실종된 여객기의 경우 정보 시스템은 작동을 꺼졌지만 전송 시스템은 멈추지 않았다. 이 때문에 트랜스폰더가 꺼진 뒤에도 ACARS 전송기가 4~5시간 동안 1시간에 한 번씩 신호를 보냈고, 국제해사위성기구(Inmarsat) 위성이 이를 포착했다.

세 번째 단서는 말레이시아군 레이더 기록에 따르면 실종 여객기가 서쪽으로 기수를 돌린 뒤 레이더망에서 벗어날 때까지 일반적인 항로(known flight route)를 따라 이동했다는 점이다.

모든 여객기는 충돌을 막기 위해 항공교통관제사가 관찰할 수 있도록 다니는 일반적인 항로가 있다. 이러한 항로는 일직선이 아니기 때문에 훈련을 받은 숙련된 사람이 운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글리아 전 위원은 실종 여객기가 허용 한도를 넘어 불규칙적으로 상승하거나 하강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트랜스폰더가 꺼진 비행기를 추적하는 것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 여객기 조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지금부터 형사 사건으로 여기고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납치설에 무게를 뒀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실종 여객기 기장인 자하리에 아흐마드 샤의 쿠알라룸푸르 자택을 전격 압수 수색하고, 승객과 승무원을 비롯한 탑승자 전원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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