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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쏘나타 출시 코앞에 현대차가 고개숙인 이유

사전공개행사 때 섣불리 연비 발표했다가 뒤늦게 수정... "혼란끼쳐 죄송"

등록|2014.03.17 18:45 수정|2014.03.17 18:46

▲ 오는 24일 공개될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모습. ⓒ 현대기아차


17일 현대기아차그룹이 고개를 숙였다. 오는 24일 공개되는 신형 쏘나타의 연비를 둘러싼 혼선에 대한 사과였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쏘나타 2.0 가솔린 자동변속기(A/T) 기준 공인 연비가 리터당 12.1 킬로미터로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는 지난 4일 언론에 밝혔던 내용과 사뭇 다르다. 당시 현대차 고위임원은 기자들에게 "신형 쏘나타의 연비가 리터당 12.6킬로미터 수준"이라고 발표했었다. 국내외 모든 언론들은 세계에서 처음 선보인 신형 쏘나타의 소개와 함께 연비를 비중있게 다뤘다. 결과적으로 언론들은 대량 오보를 쏟아낸 셈이 됐다. 현대차도 이날 공식적으로 "기자들에게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현대차 모든 기술력 집대성"... 잘못된 연비공개했다가 뒤늦게 수정

도대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4일 현대기아차의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는 국내외 언론 100여 명이 모였다. 현대차의 야심작인 신형 쏘나타를 언론에 미리 공개하는 자리였다. 지난해 고급세단인 제네시스 때도 그랬다. 연구소 입구부터 행사장 가는 곳곳마다 철통같은 보안이 뒤따랐다.

특히 현대차쪽은 '쏘나타' 실물 공개 뿐 아니라 실제 차량 충돌실험까지 기자들 앞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제네시스에 이어 쏘나타도 차체 구조를 단단하게 만들어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차량 설계를 맡았던 박정길 현대차 부사장은 "자동차의 기본기 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의 모든 기술력이 집대성된 차"라며 한껏 고무돼 있었다.

회사쪽은 신형에 초고장력 강판을 대거 적용하고, 안전사양을 크게 추가시켰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신형 쏘나타는 기존 모델보다 차량 무게가 45킬로그램 늘었다. 회사쪽은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차량 증가라고 했지만,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고무적인 연비 개선 효과가 1.7%... 과장연비 시인한 꼴

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는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차량 무게를 줄이고, 엔진 역시 전보다 작게 가져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자들은 자연스레 신형 쏘나타의 연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어 회사쪽 임원은 "쏘나타의 연비는 리터당 12.6킬로미터"라고 확인했다.

기존 쏘나타의 연비는 리터당 11.6킬로미터. 당시 회사쪽의 연비 발표를 그대로 믿었던 기자들은 "생각보다 연비 개선효과가 적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현대차 한 임원은 "각종 첨단 편의장치와 안전사양까지 갖추고도 이 정도의 연비를 낸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2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자신들의 연비가 과장됐다는 것을 시인해야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시 차량 증가에도 전보다 연비가 크게 향상됐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면서 "정부로부터 최종 인증되지 않은 수치가 자료에 들어갔고, 이를 잘못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현대차의 야심작 신형쏘나타의 정식 연비는 리터당 12.1킬로미터로 확정됐다. 4년 전에 나왔던 차보다 단지 리터당 0.2킬로미터 늘어난 수치다. 연비 개선효과로만 따지면 1.7% 수준이다. '고무적'이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신형 쏘나타는 오는 24일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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