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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만난 적 없지만... 난 친노다"

[스팟인터뷰] KBS 아나운서 출신 유정아 신임 노무현 시민학교장

등록|2014.03.17 19:33 수정|2014.03.17 19:33

▲ 유정아 신임 노무현 시민학교장. ⓒ 노무현 시민학교

'노무현 시민학교'에 특이한 이력의 교장 선생님이 왔다. 그는 참여정부 인사가 아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서울대학교에서 '말하기 강의'를 진행하고 관련 책도 펴냈다. 최근에 연극배우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 그는 자신을 '친노'라고 말한다.

17일 신임 노무현 시민학교장으로 선임된 유정아씨 이야기다. 유정아 교장은 참여정부 인사가 아닌 첫 번째 교장이다. 그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참여정부 초기에 여성 대변인직 제안을 받았지만, 능력이 없다는 생각에 거절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는 개인적인 인연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에 대한 존중'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관에 공감한다는 차원에서 난 친노"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무현 시민학교장이) 정치적인 색깔을 가지고 볼 수밖에 없는 자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관인 '인간에 대한 존중'을 확산시켜 외연을 확대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캠프 대변인 맡고 방송 일 끊겨.. 후회 안해"

유정아 교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때까지 승승장구했다. 1989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그는 <9시 뉴스>, <열린 음악회> 등 KBS 간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997년 프리랜서로 전환한 뒤에도 KBS·EBS·예술의전당 등에서 토론·문화예술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했다.

그는 클래식 전문 사회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다양한 TV·라디오 클래식 프로그램을 맡았고, 클래식 관련 책도 펴냈다. 2004년에는 서울대에서 말하기 강좌를 진행했다. 이후 중앙대 겸임교수를 지내는 등 '교양 말하기' 강의를 진행하고 관련 책을 펴내는 등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유 교장의 인생이 바뀐 것은 지난 2012년 대선 때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시민캠프 대변인 명함을 팠다. 그는 "이명박 정부 이후 다음 정부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저 또한 작은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생각했고, 마침 대변인 제안이 들어와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하자, 그는 피눈물을 흘렸다. 유 교장은 "패배 확정 순간에 눈물과 코피가 터졌다"면서 "회복이 되지 않아 몇 달 동안 쓰러져있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방송일이 끊겼다. 서울대 강의도 더 이상 나가지 못했다. 그는 "대변인직을 맡을 때 예상했던 일"이라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유 교장은 지난해 11월 연극배우에 도전했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에서 조재현·박철민씨 등과 호흡을 맞췄다. 그러던 중 양정철 전 노무현 시민학교장으로부터 교장직을 제안받았다. 시민교육을 문화와 예술 영역으로 확대하는 데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고민이 컸다. 하지만 극복하기로 했다. 유 교장은 "노무현 시민학교가 정치적인 색깔 때문에 불필요한 외부의 시선을 받아왔다"면서 "하지만 친노라는 것을 떳떳이 말하면서 보수의 친노 프레임을 벗어나고 외연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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